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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0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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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후는 궁인의 도움을 받아 치장을 하다가 간밤에 상귀인이 황제의 시침을 들었다는 상궁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음. 상궁이 어찌 웃으시냐는 말에 폐하께서도 다른 사내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되니 경외심이 싹 사라지질 않겠나. 연귀비가 회임을 하여 시침을 들지 못하니 그 새를 참지 못하고 다른 후궁과 동침을 하였다? 사내란 종자들은 길거리의 시정잡배나 만인지상의 황제나 별반 다를바가 없구나. 그대만을 은애하니 어쩌니 하다가도 금세 다른 여인에게 눈을 돌리니 말이야. 연귀비가 상심이 아주 크겠군하고 대답을 함. 황후는 일전에 태후가 하사한 목련잠을 가채에 꽂으려다가 말고 귀비전에 본궁이 주는 회임 선물이라고 가져다주라고 이름. 그리고 무엇이 그리 기분이 좋은지 흥얼거리며 입술 연지를 발랐음.




강징은 황후전에 문안 인사를 하러 가야 했지만 이른 아침부터 미열이 나고 아래에 피가 비쳐서 자리 보전을 한 상태였음. 태의를 불러 진맥케 하니 아직 회임 초기인데다가 어제의 일로 충격을 받으셔서 태기가 불안정한 상태라고 말함. 바로 안태약을 지어 올릴테니 태기가 안정될때까지 계속 드시라고 했음. 그리고 절대 무리를 해서는 안된다고 신신당부를 해 알겠다고 하고 돌려보냈어. 상궁이 폐하께 아뢰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기에 괜한 걱정을 끼쳐드리기 싫으니 함구하라고 하고는 침상에 몸을 뉘였음. 상궁이 황후께는 대충 둘러대겠다고 하고 자리를 떴어. 강징이 모로 누워서 베개의 자수를 매만지다가 처소의 문이 열리는 소리에 자는척을 했지. 그런데 뒤에서 앓는 소리가 나서 일어나보니 공주가 자신이 덮고 자는 계수를 질질 끌고와서 강징에게 덮어주려고 애를 쓰고 있었음. 강징이 아린하고 품에 안아서 무엇을 하냐고 물었더니 어마마마가 추운것 같아서 계수를 덮어주려고 했대. 어미를 생각하는 마음이 참으로 기특해서 머리를 쓰다듬어주고 어미랑 같이 자자고 옆자리에 뉘였음. 이제는 아주 자연스럽게 침의안에 손을 넣어서 가슴을 만지려고 해서 못하게 하려다가 내버려두었더니 잠시후에 가슴에 얼굴을 묻고 잠이 들었음.




황후는 문안 인사를 하러 온 비빈들을 살피다가 상귀인이 보이지 않는것을 보고 의아하게 여겼음. 연귀비는 몸이 안좋아서 문안을 못든다고 하였으니 그렇다치고 상귀인은 왜 안보이는 것인지 궁금했어. 상궁에게 물었더니 지금 폐하께서 머무시는 전각의 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서 여칙을 암송하는 벌을 받는 중이라고 대답을 함. 이어서 고하기를 폐하께서 상귀인이 요사스러운 짓을 해 황실의 법도를 어지럽혔다고 몹시 대노하시어 황궁으로 돌아가면 처소에 연금하겠다고 하셨다고 함. 황후가 도대체 무슨 짓을 하였다고 하더냐 하문하였음에도 상궁이 우물쭈물하고 선뜻 대답을 하지 못함. 후궁에서 두번째로 품계가 높은 서비가 웃으면서 망측하게도 상귀인이 폐하께 술을 억지로 권해 만취하게 한 후에 연귀비인척 꾸미고 폐하를 유혹해서 시침을 들었다고 말함. 황후마마 폐하께서 얼마나 대노하셨는지 아십니까? 폐하께서는 연귀비가 아닌 후궁에겐 눈길 한번 안주시지 않습니까. 그런 폐하를 천하디 천한것이 얄팍한 수로 농락하였는데도 여칙 암송에 연금 정도로 끝난 것이 신기할 정도라고 상귀인의 운이 매우 좋았다고 할거야. 황후가 그 말을 듣고 한숨을 쉬면서 피곤하니 이만들 돌아가보라고 함.




서비와 심귀인 그리고 영상재는 행궁의 후원을 거닐다가 누가 먼저라고 할것도 없이 신세 한탄을 하기 시작했음. 자신은 스물도 안된 꽃다운 나이에 독수공방 신세를 면하지 못하는데 귀비는 벌써 슬하에 아이가 둘에 태중에 아이가 또 있으니 제 처량한 신세와 비교하면 가끔 울화가 치민다고 말이야. 서비는 자신이 폐하의 시침을 든 것이 다섯번이 채 되지 않는다며 한숨을 쉬었어. 영상재는 횟수로는 두번이나 실질적으로 시침을 든건 한번이라고 했고 심귀인 역시 초야를 치르고 계속 독수공방 신세라고 웃었음. 심귀인이 작은 목소리로 상황이 이러하니 해상재와 이답응이 대식을 한것이 어느 정도 이해가 간다고 했다가 서비가 못하는 말이 없다고 따끔하게 혼을 내는 바람에 입을 다물었음. 영상재가 기나긴 겨울 밤마다 외로움을 어찌 달랠지 걱정이라고 하니 서비가 자신의 사가에서 들인것이 있는데 그것의 신세라도 질텐가 하기에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무엇이냐고 물었음. 서비가 목소리를 낮추며 목제로 만든 남근인데 과부들이 즐겨 찾는 것이라기에 써보았다고 외로움을 달래는데 그만한게 없다고 함. 심귀인과 영상재가 목제 남근이라는 말에 망측해하다가 마마께 그런것이 있으면 구경이나 한번 하고 싶다고 함. 세 사람이서 웃고 떠들며 서비의 전각으로 향하는 길에 황제의 가마를 맞닥뜨렸는데 황제의 표정이 좋지 않아서 납작 엎드려 눈치만 살핌.




강징은 어선방에서 올린 연자죽을 먹다가 말고 입맛이 없어서 그대로 상을 물렸음. 갑자기 아랫배가 살살 아파서 침상에 누웠는데 황제가 납셨다는 말에 자리에서 일어났음. 황제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강징을 품에 안고 몸은 괜찮냐고 먹고 싶은 음식은 없냐 이것저것 질문을 했지. 평소와는 달리 묻는 말에만 겨우 대답하고 웃지도 않길래 어디가 아픈것이냐고 물어도 힘없이 고개를 저음. 황제는 간밤에 상귀인과 동침을 한 일 때문에 속이 상해서 그러는 건가 싶어서 자초지종을 설명하려다가 강징이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는 바람에 당황스러워 함. 폐하께서 후사를 얻기 위해 후궁의 여인을 품으시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어찌 신첩에게 해명을 하십니까. 그동안 신첩이 철이 없어서 비빈의 신분으로 투기를 하는 추태를 보였다고 그간의 행태를 용서해달라고 말을 꺼냄. 황제가 그 말을 듣고 버럭 화를 내면서 짐이 그대가 다른 사람들처럼 폐하라고 부르는 것을 싫어하는 것을 알면서도 일부러 그러느냐고 함. 강징이 입술을 꾹 깨물고 저에게만 베푸시는 은혜와 특혜가 지나치십니다. 폐하께서는 한 여인의 지아비이시기 전에 일국의 군주이시니 만인을 굽어 살피셔야 한다고 편애가 지나치니 원망을 사는것이 아니겠냐며  하물며 저는 정실도 아닌 첩일뿐인데 어찌하다가 황제가 무릎을 꿇는 바람에 놀라서 말문이 막힘.



강징이 폐하하고 억지로 일으켜 세우려는데 그리 부르면 계속 이러고 있겠다고 고집을 피움. 강징이 속이 상해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소리를 내어 우니까 만음하고 강징의 본래 이름을 불렀음. 강징이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리고 어찌 이러시냐고 후궁의 앞에 무릎을 꿇는 군주가 어디 있습니까 하다가 다시 일으켜 세우려고 함. 제 뜻대로 되지 않자 폐하 이러지 마세요 애원하다가 결국 아잠하고 부르면서 황제의 품에 안김. 황제가 흐느껴 우는 강징의 등을 쓸어주면서 허수아비나 다름이 없는 황제 노릇이 버겁고 힘들다고 그대의 앞에서 만큼은 일국의 황제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의 사내이고 싶다고 말함. 그러니 제발 그렇게 부르지 말라고 거의 애원을 하다시피 했음. 강징이 고개를 끄덕이고 자신처럼 나약하고 속이 좁은 여인이 황제의 비빈이 되선 안되었다고 한숨을 쉬었음. 당신께서 다른 여인과 입을 맞추는 모습과 그리 애틋하게 사랑을 나누는 모습 또한 참고 견딜수가 없었다고 어젯밤에 보았던 일에 대해 가감없이 털어놓았지. 황제가 간밤에 있었던 일은 술에 만취해서 그대인줄 알고 몸을 섞은 것이라고 해명하고는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약조함.




강징이 신첩이 투기를 한다고 미워하지 마시라니까 그대는 투기하는 것도 어여쁘다고 하면서 회임만 아니었으면 품고 싶을 정도라고 눈물에 젖은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짐. 강징이 웃으며 제 어디가 그리 어여쁘시냐고 묻는데 이 너른 이마도 이쁘고 오똑한 코도 이쁘고 가끔 미운 소리만 하는 입술도 참으로 어여쁘다고 순서대로 입을 맞춤. 황권의 기반을 확고히 하고 나면 아우에게 양위하고 번왕 노릇이나 하면서 살까? 짐은 아무래도 황제보다 공처가가 제격인듯 하다고 우스개 소리를 함. 강징이 번왕이 되면 또 다른 처첩을 들이실거냐고 물었더니 내게 부인은 그대 하나면 족하다고 함. 경인궁의 여인이 있어도 짐이 인정한 유일한 아내는 그대뿐이고 짐이 은애하는 이도 그대뿐이니 다시는 그 사실을 잊지 말라고 하기에 강징이 고개를 끄덕이고 황제의 손을 끌어다 제 배에 가져다댔음. 이 아이가 태어나면 운몽에 데려가주세요. 연화호에 연꽃이 만발한 모습을 아잠과 아이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다고 하겠지. 황제가 그러겠노라고 하자 마치 어린 자식에게 하듯이 주먹을 가져와 입을 맞춤.





그날 저녁 강징은 황제가 떠먹여주는 밥을 아무렇지 않게 받아먹었음. 황제와의 식사 자리에서 동석하는 것은 황후에게도 허락되지 않은 일이었어. 거기다가 비빈이 황제의 시중을 받는다는건 말도 안되는 일이었지. 강징이 회임을 했다고 수저를 들 힘도 없는 줄 아시냐고 몇번이나 자신이 먹겠다고 했지만 황제가 좀처럼 뜻을 꺾지 않아서 아기새마냥 입을 벌리고 음식을 받아먹음. 강징이 식사를 다 마치고 유모에게 공주를 데리고 오라고 일러 공주에게 직접 죽을 떠먹임. 공주는 강징의 무릎에 앉아서 죽을 받아먹다가 손에 쥐고 있던 유자 과육을 황제의 입에 가져다댐. 황제는 그 이후로도 공주가 주는 것을 계속 받아먹다가 장난기가 돌아 손가락 끝을 앙하고 깨물었음. 공주가 부친의 장난에 이잉하고 싫어하면서 고개를 훽 돌리는데 심통이 난 모습이 강징과 너무나 똑같아서 웃음을 터뜨림. 어미가 아기를 가져서 몸이 힘드니 아비에게 오너라하고 공주를 무릎에 앉히고 죽을 마저 떠먹였음. 강징이 다정한 모습의 부녀를 보고 환하게 웃다가 유자 과육을 연달아 입에 넣었음. 회임을 하여서 그런지 새콤한 것이 자꾸만 당겼어.





그 시각 황궁에 있는 태후는 오대산으로 출가했던 태황태후와 선제의 황귀태비가 환궁한다는 말을 듣고 분노해서 태후궁에 있는 진귀한 물건들을 모조리 깨부수고 소리를 질렀음. 아직 후궁을 완전히 장악하지도 못했는데 윗전이자 황제의 조모가 돌아오면 뒷방의 늙은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될게 분명했음. 거기다가 태황태후는 귀비의 외조모와 규방 시절부터 막역지우였고 황귀태비는 태황태후의 질녀이자 귀비와는 인척이었어. 귀비의 뒷배가 되어줄 이가 둘이나 돌아온다는 것은 분명 귀비 고것의 농간임이 틀림없었지. 어떻게 오른 태후 자리인데 윗전의 기세에 눌려서 눈치만 보고 살 수는 없었음. 태후가 황후의 아버지이자 자신의 이종 매부에게 연통을 보내자마자 황궁에 희소식이 날아들었음. 태후는 귀비의 회임 소식을 듣고 황후와 귀비를 동시에 끌어내릴 기회를 놓쳤다는 사실에 광분함.



망기강징 망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