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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03 07:09
ㄴㅈㅈ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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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국 공신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양친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강징은 열일곱 생일이 지나자마자 후궁 간택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떠남. 당금 황제는 여덟살 어린 나이에 황위에 올랐고 올해로 열여덟살이 되었는데 이번 간택이 즉위 이후 처음 여는 후궁 간택이었음. 운몽 강씨는 고소국 8대 귀족 중에 하나인데다 강징의 증조모가 선대 황제의 공주였기에 황제와는 먼친척이기도 했음. 황제와 같은 세대에 강징만큼 존귀한 신분의 여인은 흔치 않았기에 바로 비의 품계를 받고 궁에 입궁하게 됨. 궁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첫 시침을 들게 되었음. 육궁에 다른 후궁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강징보다 나이가 어렸고 출신 가문의 격도 운몽 강씨보다 낮아 강징이 먼저 시침을 들게 되었겠지.
강징은 입궁하기 전에 훈육 상궁으로부터 성교육을 따로 받기는 했지만 초야인지라 무척 긴장을 했음. 늦은 밤이 되었을때 황제가 들어와 매우 서툰 손길로 제 침의를 벗기고 몸 곳곳을 만지고 애무를 하다가 마침내 몸을 묻었을때 듣기 민망한 소리와 비명이 절로 터져나왔음. 한참후에 정사가 끝나고 황제가 많이 아팠냐고 물었을땐 괜한 걱정을 끼치기 싫어 고개를 도리질치긴 했지만 입에 담기 민망한 부위가 욱씬거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팠음. 황제는 냉혈한 성격이라고 소문난것과는 달리 퍽 다정하게 굴었지. 그는 강징의 안색을 살피고 이불을 끌어다 덮어주었음. 강징은 주군이자 낭군인 황제의 품에 안겨서 잠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 조반을 같이 들고 자신의 궁으로 돌아왔음. 황제는 진귀한 비단과 보석들을 하사했는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옥으로 만든 팔찌였음. 강징은 황제가 준 옥팔찌를 팔목에 끼고 몇번이나 만지작거리다가 환한 웃음을 지었어.
그날 이후로 황제는 강징의 침궁을 자주 찾았음. 몸을 품을때도 있었지만 주로 같이 책을 읽거나 간식을 나누어 먹기도 하고 바깥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가까운 극장에서 단둘이 공연을 보았지. 황제는 강징이 폐하하고 부를때마다 뭔가 못마땅한 얼굴이더니 어느날 갑자기 단둘이 있을때는 폐하 대신에 아잠이라는 아명을 부르라고 했음. 강징이 어찌 폐하의 아명을 함부로 부르냐고 그럴수가 없다고 했다가 서운한 기색을 비쳐서 어쩔수 없이 그리하겠다고 함. 그래서 단둘이만 있을때 아잠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황제도 강징을 품계 대신에 아징이라고 부르기 시작함. 황제의 성총을 온통 독차지하니 금방 황손을 잉태했음. 강징은 황제의 첫 아이를 회임한 공으로 연이라는 봉호를 받았음. 이제 연비 강씨가 된 강징은 다른 후궁들의 하례 인사를 받았어. 이제 장자를 낳기만 하면 귀비 혹은 황귀비로 진봉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즉 공석인 황후가 될수도 있겠지. 강징은 황후 자리까지 욕심을 내진 않았지만 황제의 장자를 낳아주고 싶었음. 그래서 매일 불당앞에 앉아서 건강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을거야.
강징은 그 다음해 겨울 황제의 첫 아이를 무사히 낳았어. 태어난 아이는 공주였지만 황제는 공주라는 소식을 듣고도 실망한 기색없이 무척 기뻐했음. 강징은 공주라는 이야기에 조금 실망을 하긴 했어도 갓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자마자 실망감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음. 은애하는 낭군을 닮은 어여쁜 아기를 보니 산고도 잊을만큼 행복했지. 강징이 낳은 공주는 황제로부터 남린이라는 이름을 받았음. 강징은 유모를 여럿 두었지만 첫아이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아이를 제 곁에 두어 보살피고 직접 젖을 물렸을거야. 황실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었지만 황제가 허락을 한 일이라 다른 사람들도 감히 뭐라고 할수가 없었음. 황제는 시간이 날때마다 강징과 공주를 보러 왔음. 두 사람은 나날이 커가는 아이의 재롱을 보며 기뻐하고 육아에 대한 고민이나 아이의 장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음. 황제와 후궁이 아닌 사가의 부부처럼 생활하니 두 사람의 사이도 더 돈독해졌겠지.
그리고 그즈음 황제는 친정을 시작했음.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직접 통치를 하기 시작한거였음. 선대 황제가 젊은 나이에 급사한 탓에 아주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어 친정을 할수가 없었거든. 강징은 황제가 만고에 길이 남을 성군이 될거라고 확신했지. 그 이듬해 늦봄 번왕 하나가 반란 일으켰음. 중앙군이 급파되어 반란이 바로 진압되긴 했어도 반란의 규모가 컸기에 궁안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음. 강징은 그저 아무 말없이 황제의 곁에서 시중을 들고 숙면에 좋은 차를 우려서 마시게 했음. 종종 황제의 집무실로 어린 공주를 데리고 와서 재롱을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니 황제의 기분도 나아지는듯 했음. 황제는 공주가 첫 생일을 맞이하면 강징을 황후로 삼겠노라고 했음. 황후라는 말에 당혹스러웠지만 황후 자리를 마다하는 후궁이 어딨겠어. 자식까지 낳은 이상 자신이 황후가 되면 제 소생의 공주도 적출 공주가 될테니 강징은 그저 웃으며 폐하의 뜻을 따르겠노라고 했음.
그 해 겨울 강징이 낳은 공주는 화정이라는 봉호를 받았어. 이전까지는 첫째 딸이라 일공주라고 불리다가 정식으로 봉호로 받고 화정공주라고 불리게 됨. 황제는 첫 생일을 맞은 공주를 위해 진귀한 보석과 비단 그리고 장난감들을 하사했음. 성대하게 탄일 축하 연회를 열었겠지. 강징은 공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황제의 허락을 받고 수도 근교에 있는 사찰에 향을 올리러 감. 사흘후에 황궁으로 돌아왔을때 놀라운 소식을 하나 듣게 되었는데 황제가 보정 대신을 맡았던 노대신의 손녀를 황후로 간택했다는 이야기였음. 강징은 태후의 뜻이라 어쩔수가 없었다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황제의 말에 속상한 마음을 겨우 감춤. 황후가 될 이는 태후의 오촌 질녀이기도 했거든.
그로부터 두달후에 황후 오씨가 성대한 대혼례를 치르고 황궁에 들어왔어. 황제의 적처인데다가 고소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의 적녀이니 육궁에서 그 누구도 황후의 지위를 넘볼수가 없었음. 강징은 공주의 양육에만 전념하기로 했음. 정궁 황후가 아니어도 황제의 첫아이를 낳은 이는 강징이었고 육궁에서 강징만큼 총애를 받는 이도 없었음. 얼마후에 황후의 탄일이 있어서 성대한 연회가 열렸음. 비빈들이 하례 인사와 함께 선물을 올렸는데 강징도 서역에서 들어온 비단과 운몽의 특산품을 선물로 준비했음. 황후는 다른 비빈들의 선물은 흔쾌히 받더니 강징의 것은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라며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함. 강징은 황후가 저를 싫어해서 일부러 트집을 잡고 그를 통해 기선제압을 하려고 하는 행동임을 알았어. 황후와 부쩍 가깝게 지내는 유귀인이 연비께서는 안목이 그리 없으셔서 어쩌냐며 강징의 선물을 비웃었음. 황후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안목이 부족해도 폐하를 잘모시기만 하면 되니 괜한 소리를 하지 말라고 말했음. 다른 후궁이 암요 안목은 없어도 방중술이 다른 이들보다 뛰어나면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하는거 아니겠냐고 강징을 쳐다보며 혀를 찼음. 강징은 제가 방중술로 황제를 현혹해 총애를 독차지한다는 뜻이냐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황후의 탄일이라 치밀어 오르는 화를 속으로 삭임.
그날 황제가 황후궁에 들었다는 말을 들은 강징은 잠투정을 하는 공주를 품에 안고 궁에 있는 뒤뜰로 산책을 나갔음. 뒤뜰에 흐드러지게 핀 월견화를 한송이 꺾어다 공주의 귀에 꽂아주었더니 앙증맞은 손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리기에 작은 주먹을 잡고 입을 맞춤. 얼마후에 자울자울 조는 모양새에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부르다가 한기가 들어 뒤를 돌았는데 황제가 서 있었음. 폐하하고 부르려다가 아잠하고 부르니 두르고 있던 피풍의를 벗어서 강징에게 둘러줌. 강징이 오늘은 황후궁에서 침수드시는거 아니었냐니까 연희궁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길래 꽃구경을 하러 왔다고 함. 월견화 구경을 하러 오셨냐니까 여기에 이리 어여쁘게 피었지 않냐고 강징의 품에 잠든 공주의 뺨을 쓰다듬고 강징의 뺨에 입을 맞춤. 강징이 웃으면서 민망한 소리를 잘도 하신다고 품에 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음. 황제가 날이 차니 안으로 들어가자고 해서 안으로 들어감. 아이는 유모에게 맡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음.
그 이후로도 황후가 걸핏하면 트집을 잡는 통에 궁 생활이 몹시 피곤했지만 황제의 총애때문인지 도넘는 짓을 하진 않았을거야. 황후궁에서 차담회를 연단 말에 갔더니 웃기게도 강징에게는 오래된 찻잎으로 우린 차를 내어줌.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하는 짓이 애들 장난 같아서 속으로 비웃는데 어째서 차를 안마시냐고 닥달을 하기에 억지로 차를 마심. 그런데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서 구역질을 하니 황후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궁녀가 급히 영견으로 입을 막아줌. 황후가 노발대발하며 아무리 차가 입에 안맞기로서니 그렇게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하는게 어딨냐고 본궁을 우습게 여기는거냐 하는데 강징과 그나마 가깝게 지내는 심귀인이 혹시 회임을 한거 아니냐고 물어봄. 강징이 그제야 아차 싶어서 월경이 끊긴지 두어달쯤 되었다고 함. 황후는 그 말을 듣고 아연실색해서 당장 태의를 부르라고 소리치고 태감에겐 경사방의 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함. 태의가 와서 진맥을 하더니 황후에게 연비께서 회임을 하신게 맞다고 함. 황제도 소식을 듣고 달려오는데 회임이라는 말에 강징의 손을 붙잡고 매우 기뻐함. 연비가 회임을 했으니 당장 귀비로 진봉하겠다는데 황후가 황자를 낳으면 그때 귀비로 진봉하시라고 만류함. 그 말을 들은 강징은 황후의 안색이 마치 목이 졸린 사람처럼 파리하게 질린것을 보고 몸이 아프니 궁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고 말함. 황제가 얼른 가마를 대령하라고 성화를 내다가 강징이 그냥 걸어가겠다니까 자신이 부축을 해주겠다고 함. 황제가 아주 소중한것을 다루는양 강징의 허리를 끌어안고 보폭을 맞춰 걷는것을 본 황후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짐.
강징은 그날부터 특별 대우를 받기 시작했어. 이번에 가진 아기가 황자일수도 있으니 먹는것과 입는것에 각별히 신경을 썼음. 사가에 있는 부모가 입궁을 해서 회임을 감축드린다고 이번에는 꼭 황자 아기씨를 출산하실 것이라고 함. 강징은 이번에는 꼭 황자를 낳고 싶어서 민가에서 아들을 낳는다는 비방까지 알아내어 행했음. 이번에는 입덧이 유독 심해서 침상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태의가 아이는 건강하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해서 안심을 함. 황후와 비빈들이 회임 축하 선물을 들고 궁에 들었을때 강징은 탕약을 들고 있었음. 황후가 탕약을 들고 있는것을 보더니 몸이 안좋냐고 물어봄. 강징이 폐하께서 내린 보약이라니까 표정이 안좋아졌음. 후궁 하나가 입덧이 심하다더니 괜찮아졌냐고 물었고 강징이 약을 먹으니 괜찮아졌다고 함. 심귀인이 입덧이 심하면 아들이라던데 이번에 황자를 낳으실것 같다니까 유귀인이 심귀인에게 회임을 한적도 없으면서 그런건 어찌 아냐고 시비를 걸었음. 황후가 강징에게 남자 형제가 있냐고 묻더니 없다는 말에 원래 딸은 어미를 닮는 법이라고 함. 그 말은 강징도 어미를 닮아 딸만 낳을거란 이야기였어. 강징이 아직 태도 안나는 배를 쓰다듬으면서 성별이 무엇인진 낳아봐야 아는것 아니겠냐고 이번에도 공주면 다음번엔 황자를 낳으면 될일이라고 함. 그러곤 황후께서 먼저 황자를 낳으셔야 하는데 신첩이 주제넘게 회임을 하여 참으로 송구하다고 함. 폐하께 황후궁에 더 자주 가시라고 말씀드리겠다고 하니 황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선 잔말말고 태교나 잘하라고 하고 밖으로 나가버림.
강징은 황후궁의 상궁이 회임이 잘되기 위한 비방을 구하러 다닌단 이야기에 코웃음을 쳤음. 황제가 초야 이후에 잘찾지도 않고 회임이 어려운 날짜만 골라서 시침을 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황제는 아직도 자신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진 대신의 손녀에게 자식을 볼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얼마후에 황후의 측근인 유귀인이 회임을 했단 이야기가 들려왔어. 유귀인의 아비가 얼마전에 서북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을 했었음. 황제가 그 공을 치하하기 위해 유귀인에게 들렸다가 유귀인의 궁에 침수를 들었단 사실은 들어 알고 있었음. 회임이라는 말에 속이 상했지만 황손이 적으니 황실의 경사였지. 강징이 태의의 처방을 받아 안태약을 보냈는데 그것을 먹은 유귀인이 하혈을 하면서 한바탕 궁이 뒤집어짐. 연비가 회임을 한 귀인을 투기를 하여 그랬다는 말이 벌써 사실인양 떠돌았음. 유귀인이 아들을 낳으면 총애를 빼앗길까 두려워 아이를 해치려고 했다고 말야.
강징은 맹세코 그런 적이 없었지만 황후의 상궁이 찾아와 궁을 온통 헤집더니 태의의 처방전을 받아온 궁인 하나를 신형사로 끌고 가 고신을 했음. 모진 고신을 못이긴 궁인이 연비께서 시켜서 한 일이라고 고했어. 강징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물증까지 있는 마당에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믿는 이가 없었겠지. 황제가 찾아와서 조사가 끝날때까지 침궁에서 근신하라고 하자 강징은 자신을 못믿으시는거냐고 울음을 터뜨림. 임부의 몸으로 어찌 회임한 사람을 해치겠냐니까 황제가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진범을 색출하기 전까진 눈속임이 필요하다고 함. 강징은 그제야 황제의 뜻을 알고 기약없는 근신에 들어감. 얼마후에 유귀인의 자작극임이 드러나서 유귀인이 답응으로 강등되고 냉궁으로 쫓겨났음. 강징은 이 일에 연루된 자신의 궁녀가 어찌되었는지 알아보았다가 그녀가 매를 맞아죽었단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음. 그리고 궁녀에 대해 알아보다가 그녀의 당숙이 황후 사가의 청지기라는 사실을 알았어. 황후의 짓임이 틀림없었지만 유귀인이 냉궁에 들어가자마자 충격으로 실성하여 진범을 알아내는것은 포기해야 했음.
강징은 황후가 태중의 아이에게도 손을 쓸까봐 전전긍긍했음. 걱정에 밤잠을 못이루다가 원명원으로 피서를 간다는 말에 꾀를 냈음. 태후가 고질병으로 앓아누운 상태라 태후는 궁에 남기로 하고 황제 내외와 비빈들 몇몇만 가기로 한 상태였음. 강징은 흠천관에게 뇌물을 주어서 태후께서 하루라도 빨리 나으시려면 나라에서 가장 고귀한 신분의 여인이 병구완을 해야 한단 말을 하게 했음. 그래서 더운 황궁에는 태후와 황후 그리고 비빈 몇만 남아있고 강징은 황제를 따라서 원명원으로 피서를 감.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건강한 황자를 낳았음. 황제는 장자가 태어난것을 크게 기뻐했고 강징의 부모에게 토지와 집을 하사하였음. 그리고 강징을 귀비로 책봉하고 황궁으로 돌아가면 책봉식을 거행하기로 함. 황제는 아이의 이름을 사윤으로 지었고 백일이 지나면 황릉에 가 제를 올리기로 했어. 황제의 첫딸과 첫아들이 모두 강징의 소생이니 강징은 남부러울것이 없었음. 아직 젊으니 아이를 더 낳을수도 있을테고 황후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강징의 소생이 황위를 이을게 분명했음.
강징은 황궁으로 돌아와 성대한 책봉식을 치르고 귀비가 되었음. 한동안은 별탈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사윤이 토사곽란을 하기 시작했음. 사윤의 음식과 약은 늘 기미를 하는데도 갑자기 탈이 난거였지. 유모 또한 탈이 나서 젖을 물리지 못하기에 알아보았더니 누가 유모의 음식에 약을 섞은거였음. 어린 자식이 아픈 모습에 강징은 거의 반쯤 이성을 잃었어. 누가 약을 탔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그것이 황후의 소행이라 짐작하고 황후궁으로 쳐들어감. 그리고 황후를 보자마자 손을 휘둘렀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후궁이 황후의 뺨을 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강징에게 뺨을 맞은건 황후와 담소를 나누던 심귀인이었음. 심귀인이 부어오른 뺨을 어루만지며 억울한듯 강징을 쳐다보았으나 강징은 아무런 말도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황후를 노려보다가 밖으로 나옴. 그런데 사윤의 유모의 음식에 약을 섞은 범인은 황후도 심귀인도 아닌 황제인 남망기였으면 좋겠다.
망기강징 망징
ㅇㅌㅈㅇ
개국 공신 가문의 막내딸로 태어나 양친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란 강징은 열일곱 생일이 지나자마자 후궁 간택에 참여하기 위해 집을 떠남. 당금 황제는 여덟살 어린 나이에 황위에 올랐고 올해로 열여덟살이 되었는데 이번 간택이 즉위 이후 처음 여는 후궁 간택이었음. 운몽 강씨는 고소국 8대 귀족 중에 하나인데다 강징의 증조모가 선대 황제의 공주였기에 황제와는 먼친척이기도 했음. 황제와 같은 세대에 강징만큼 존귀한 신분의 여인은 흔치 않았기에 바로 비의 품계를 받고 궁에 입궁하게 됨. 궁에 들어온지 얼마 안되었을때 첫 시침을 들게 되었음. 육궁에 다른 후궁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강징보다 나이가 어렸고 출신 가문의 격도 운몽 강씨보다 낮아 강징이 먼저 시침을 들게 되었겠지.
강징은 입궁하기 전에 훈육 상궁으로부터 성교육을 따로 받기는 했지만 초야인지라 무척 긴장을 했음. 늦은 밤이 되었을때 황제가 들어와 매우 서툰 손길로 제 침의를 벗기고 몸 곳곳을 만지고 애무를 하다가 마침내 몸을 묻었을때 듣기 민망한 소리와 비명이 절로 터져나왔음. 한참후에 정사가 끝나고 황제가 많이 아팠냐고 물었을땐 괜한 걱정을 끼치기 싫어 고개를 도리질치긴 했지만 입에 담기 민망한 부위가 욱씬거리고 온몸이 쑤시고 아팠음. 황제는 냉혈한 성격이라고 소문난것과는 달리 퍽 다정하게 굴었지. 그는 강징의 안색을 살피고 이불을 끌어다 덮어주었음. 강징은 주군이자 낭군인 황제의 품에 안겨서 잠에 들었고 다음날 아침 조반을 같이 들고 자신의 궁으로 돌아왔음. 황제는 진귀한 비단과 보석들을 하사했는데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옥으로 만든 팔찌였음. 강징은 황제가 준 옥팔찌를 팔목에 끼고 몇번이나 만지작거리다가 환한 웃음을 지었어.
그날 이후로 황제는 강징의 침궁을 자주 찾았음. 몸을 품을때도 있었지만 주로 같이 책을 읽거나 간식을 나누어 먹기도 하고 바깥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거나 가까운 극장에서 단둘이 공연을 보았지. 황제는 강징이 폐하하고 부를때마다 뭔가 못마땅한 얼굴이더니 어느날 갑자기 단둘이 있을때는 폐하 대신에 아잠이라는 아명을 부르라고 했음. 강징이 어찌 폐하의 아명을 함부로 부르냐고 그럴수가 없다고 했다가 서운한 기색을 비쳐서 어쩔수 없이 그리하겠다고 함. 그래서 단둘이만 있을때 아잠이라고 부르기로 하고 황제도 강징을 품계 대신에 아징이라고 부르기 시작함. 황제의 성총을 온통 독차지하니 금방 황손을 잉태했음. 강징은 황제의 첫 아이를 회임한 공으로 연이라는 봉호를 받았음. 이제 연비 강씨가 된 강징은 다른 후궁들의 하례 인사를 받았어. 이제 장자를 낳기만 하면 귀비 혹은 황귀비로 진봉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여즉 공석인 황후가 될수도 있겠지. 강징은 황후 자리까지 욕심을 내진 않았지만 황제의 장자를 낳아주고 싶었음. 그래서 매일 불당앞에 앉아서 건강한 아들을 낳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을거야.
강징은 그 다음해 겨울 황제의 첫 아이를 무사히 낳았어. 태어난 아이는 공주였지만 황제는 공주라는 소식을 듣고도 실망한 기색없이 무척 기뻐했음. 강징은 공주라는 이야기에 조금 실망을 하긴 했어도 갓태어난 아이를 품에 안자마자 실망감이 눈녹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음. 은애하는 낭군을 닮은 어여쁜 아기를 보니 산고도 잊을만큼 행복했지. 강징이 낳은 공주는 황제로부터 남린이라는 이름을 받았음. 강징은 유모를 여럿 두었지만 첫아이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서 아이를 제 곁에 두어 보살피고 직접 젖을 물렸을거야. 황실 법도에 어긋나는 일이었지만 황제가 허락을 한 일이라 다른 사람들도 감히 뭐라고 할수가 없었음. 황제는 시간이 날때마다 강징과 공주를 보러 왔음. 두 사람은 나날이 커가는 아이의 재롱을 보며 기뻐하고 육아에 대한 고민이나 아이의 장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음. 황제와 후궁이 아닌 사가의 부부처럼 생활하니 두 사람의 사이도 더 돈독해졌겠지.
그리고 그즈음 황제는 친정을 시작했음. 이제 성년이 되었으니 직접 통치를 하기 시작한거였음. 선대 황제가 젊은 나이에 급사한 탓에 아주 어린 나이에 황제가 되어 친정을 할수가 없었거든. 강징은 황제가 만고에 길이 남을 성군이 될거라고 확신했지. 그 이듬해 늦봄 번왕 하나가 반란 일으켰음. 중앙군이 급파되어 반란이 바로 진압되긴 했어도 반란의 규모가 컸기에 궁안에 흉흉한 소문이 돌았음. 강징은 그저 아무 말없이 황제의 곁에서 시중을 들고 숙면에 좋은 차를 우려서 마시게 했음. 종종 황제의 집무실로 어린 공주를 데리고 와서 재롱을 떠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니 황제의 기분도 나아지는듯 했음. 황제는 공주가 첫 생일을 맞이하면 강징을 황후로 삼겠노라고 했음. 황후라는 말에 당혹스러웠지만 황후 자리를 마다하는 후궁이 어딨겠어. 자식까지 낳은 이상 자신이 황후가 되면 제 소생의 공주도 적출 공주가 될테니 강징은 그저 웃으며 폐하의 뜻을 따르겠노라고 했음.
그 해 겨울 강징이 낳은 공주는 화정이라는 봉호를 받았어. 이전까지는 첫째 딸이라 일공주라고 불리다가 정식으로 봉호로 받고 화정공주라고 불리게 됨. 황제는 첫 생일을 맞은 공주를 위해 진귀한 보석과 비단 그리고 장난감들을 하사했음. 성대하게 탄일 축하 연회를 열었겠지. 강징은 공주의 무병장수를 기원하기 위해 황제의 허락을 받고 수도 근교에 있는 사찰에 향을 올리러 감. 사흘후에 황궁으로 돌아왔을때 놀라운 소식을 하나 듣게 되었는데 황제가 보정 대신을 맡았던 노대신의 손녀를 황후로 간택했다는 이야기였음. 강징은 태후의 뜻이라 어쩔수가 없었다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는 황제의 말에 속상한 마음을 겨우 감춤. 황후가 될 이는 태후의 오촌 질녀이기도 했거든.
그로부터 두달후에 황후 오씨가 성대한 대혼례를 치르고 황궁에 들어왔어. 황제의 적처인데다가 고소에서 손꼽히는 명문가의 적녀이니 육궁에서 그 누구도 황후의 지위를 넘볼수가 없었음. 강징은 공주의 양육에만 전념하기로 했음. 정궁 황후가 아니어도 황제의 첫아이를 낳은 이는 강징이었고 육궁에서 강징만큼 총애를 받는 이도 없었음. 얼마후에 황후의 탄일이 있어서 성대한 연회가 열렸음. 비빈들이 하례 인사와 함께 선물을 올렸는데 강징도 서역에서 들어온 비단과 운몽의 특산품을 선물로 준비했음. 황후는 다른 비빈들의 선물은 흔쾌히 받더니 강징의 것은 자신에게도 있는 것이라며 선물을 받지 않겠다고 함. 강징은 황후가 저를 싫어해서 일부러 트집을 잡고 그를 통해 기선제압을 하려고 하는 행동임을 알았어. 황후와 부쩍 가깝게 지내는 유귀인이 연비께서는 안목이 그리 없으셔서 어쩌냐며 강징의 선물을 비웃었음. 황후가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안목이 부족해도 폐하를 잘모시기만 하면 되니 괜한 소리를 하지 말라고 말했음. 다른 후궁이 암요 안목은 없어도 방중술이 다른 이들보다 뛰어나면 폐하의 총애를 독차지하는거 아니겠냐고 강징을 쳐다보며 혀를 찼음. 강징은 제가 방중술로 황제를 현혹해 총애를 독차지한다는 뜻이냐고 화를 내고 싶었지만 황후의 탄일이라 치밀어 오르는 화를 속으로 삭임.
그날 황제가 황후궁에 들었다는 말을 들은 강징은 잠투정을 하는 공주를 품에 안고 궁에 있는 뒤뜰로 산책을 나갔음. 뒤뜰에 흐드러지게 핀 월견화를 한송이 꺾어다 공주의 귀에 꽂아주었더니 앙증맞은 손으로 그것을 만지작거리기에 작은 주먹을 잡고 입을 맞춤. 얼마후에 자울자울 조는 모양새에 등을 토닥이며 자장가를 부르다가 한기가 들어 뒤를 돌았는데 황제가 서 있었음. 폐하하고 부르려다가 아잠하고 부르니 두르고 있던 피풍의를 벗어서 강징에게 둘러줌. 강징이 오늘은 황후궁에서 침수드시는거 아니었냐니까 연희궁에 아름다운 꽃이 피었다길래 꽃구경을 하러 왔다고 함. 월견화 구경을 하러 오셨냐니까 여기에 이리 어여쁘게 피었지 않냐고 강징의 품에 잠든 공주의 뺨을 쓰다듬고 강징의 뺨에 입을 맞춤. 강징이 웃으면서 민망한 소리를 잘도 하신다고 품에 안은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음. 황제가 날이 차니 안으로 들어가자고 해서 안으로 들어감. 아이는 유모에게 맡기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잠자리에 들었음.
그 이후로도 황후가 걸핏하면 트집을 잡는 통에 궁 생활이 몹시 피곤했지만 황제의 총애때문인지 도넘는 짓을 하진 않았을거야. 황후궁에서 차담회를 연단 말에 갔더니 웃기게도 강징에게는 오래된 찻잎으로 우린 차를 내어줌. 아직 나이가 어려서 그런지 하는 짓이 애들 장난 같아서 속으로 비웃는데 어째서 차를 안마시냐고 닥달을 하기에 억지로 차를 마심. 그런데 갑자기 구역질이 치밀어서 구역질을 하니 황후의 안색이 급격히 어두워지고 궁녀가 급히 영견으로 입을 막아줌. 황후가 노발대발하며 아무리 차가 입에 안맞기로서니 그렇게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하는게 어딨냐고 본궁을 우습게 여기는거냐 하는데 강징과 그나마 가깝게 지내는 심귀인이 혹시 회임을 한거 아니냐고 물어봄. 강징이 그제야 아차 싶어서 월경이 끊긴지 두어달쯤 되었다고 함. 황후는 그 말을 듣고 아연실색해서 당장 태의를 부르라고 소리치고 태감에겐 경사방의 장부를 가지고 오라고 함. 태의가 와서 진맥을 하더니 황후에게 연비께서 회임을 하신게 맞다고 함. 황제도 소식을 듣고 달려오는데 회임이라는 말에 강징의 손을 붙잡고 매우 기뻐함. 연비가 회임을 했으니 당장 귀비로 진봉하겠다는데 황후가 황자를 낳으면 그때 귀비로 진봉하시라고 만류함. 그 말을 들은 강징은 황후의 안색이 마치 목이 졸린 사람처럼 파리하게 질린것을 보고 몸이 아프니 궁에 돌아가서 쉬고 싶다고 말함. 황제가 얼른 가마를 대령하라고 성화를 내다가 강징이 그냥 걸어가겠다니까 자신이 부축을 해주겠다고 함. 황제가 아주 소중한것을 다루는양 강징의 허리를 끌어안고 보폭을 맞춰 걷는것을 본 황후의 얼굴이 기괴하게 일그러짐.
강징은 그날부터 특별 대우를 받기 시작했어. 이번에 가진 아기가 황자일수도 있으니 먹는것과 입는것에 각별히 신경을 썼음. 사가에 있는 부모가 입궁을 해서 회임을 감축드린다고 이번에는 꼭 황자 아기씨를 출산하실 것이라고 함. 강징은 이번에는 꼭 황자를 낳고 싶어서 민가에서 아들을 낳는다는 비방까지 알아내어 행했음. 이번에는 입덧이 유독 심해서 침상에 누워있는 시간이 더 많았지만 태의가 아이는 건강하니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거라고 해서 안심을 함. 황후와 비빈들이 회임 축하 선물을 들고 궁에 들었을때 강징은 탕약을 들고 있었음. 황후가 탕약을 들고 있는것을 보더니 몸이 안좋냐고 물어봄. 강징이 폐하께서 내린 보약이라니까 표정이 안좋아졌음. 후궁 하나가 입덧이 심하다더니 괜찮아졌냐고 물었고 강징이 약을 먹으니 괜찮아졌다고 함. 심귀인이 입덧이 심하면 아들이라던데 이번에 황자를 낳으실것 같다니까 유귀인이 심귀인에게 회임을 한적도 없으면서 그런건 어찌 아냐고 시비를 걸었음. 황후가 강징에게 남자 형제가 있냐고 묻더니 없다는 말에 원래 딸은 어미를 닮는 법이라고 함. 그 말은 강징도 어미를 닮아 딸만 낳을거란 이야기였어. 강징이 아직 태도 안나는 배를 쓰다듬으면서 성별이 무엇인진 낳아봐야 아는것 아니겠냐고 이번에도 공주면 다음번엔 황자를 낳으면 될일이라고 함. 그러곤 황후께서 먼저 황자를 낳으셔야 하는데 신첩이 주제넘게 회임을 하여 참으로 송구하다고 함. 폐하께 황후궁에 더 자주 가시라고 말씀드리겠다고 하니 황후의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선 잔말말고 태교나 잘하라고 하고 밖으로 나가버림.
강징은 황후궁의 상궁이 회임이 잘되기 위한 비방을 구하러 다닌단 이야기에 코웃음을 쳤음. 황제가 초야 이후에 잘찾지도 않고 회임이 어려운 날짜만 골라서 시침을 들게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 황제는 아직도 자신에 버금가는 권력을 가진 대신의 손녀에게 자식을 볼 생각이 없었으니까. 그런데 얼마후에 황후의 측근인 유귀인이 회임을 했단 이야기가 들려왔어. 유귀인의 아비가 얼마전에 서북에서 일어난 반란을 진압을 했었음. 황제가 그 공을 치하하기 위해 유귀인에게 들렸다가 유귀인의 궁에 침수를 들었단 사실은 들어 알고 있었음. 회임이라는 말에 속이 상했지만 황손이 적으니 황실의 경사였지. 강징이 태의의 처방을 받아 안태약을 보냈는데 그것을 먹은 유귀인이 하혈을 하면서 한바탕 궁이 뒤집어짐. 연비가 회임을 한 귀인을 투기를 하여 그랬다는 말이 벌써 사실인양 떠돌았음. 유귀인이 아들을 낳으면 총애를 빼앗길까 두려워 아이를 해치려고 했다고 말야.
강징은 맹세코 그런 적이 없었지만 황후의 상궁이 찾아와 궁을 온통 헤집더니 태의의 처방전을 받아온 궁인 하나를 신형사로 끌고 가 고신을 했음. 모진 고신을 못이긴 궁인이 연비께서 시켜서 한 일이라고 고했어. 강징은 자신이 한 일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물증까지 있는 마당에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믿는 이가 없었겠지. 황제가 찾아와서 조사가 끝날때까지 침궁에서 근신하라고 하자 강징은 자신을 못믿으시는거냐고 울음을 터뜨림. 임부의 몸으로 어찌 회임한 사람을 해치겠냐니까 황제가 들릴듯말듯한 목소리로 진범을 색출하기 전까진 눈속임이 필요하다고 함. 강징은 그제야 황제의 뜻을 알고 기약없는 근신에 들어감. 얼마후에 유귀인의 자작극임이 드러나서 유귀인이 답응으로 강등되고 냉궁으로 쫓겨났음. 강징은 이 일에 연루된 자신의 궁녀가 어찌되었는지 알아보았다가 그녀가 매를 맞아죽었단 이야기를 듣고 충격을 받음. 그리고 궁녀에 대해 알아보다가 그녀의 당숙이 황후 사가의 청지기라는 사실을 알았어. 황후의 짓임이 틀림없었지만 유귀인이 냉궁에 들어가자마자 충격으로 실성하여 진범을 알아내는것은 포기해야 했음.
강징은 황후가 태중의 아이에게도 손을 쓸까봐 전전긍긍했음. 걱정에 밤잠을 못이루다가 원명원으로 피서를 간다는 말에 꾀를 냈음. 태후가 고질병으로 앓아누운 상태라 태후는 궁에 남기로 하고 황제 내외와 비빈들 몇몇만 가기로 한 상태였음. 강징은 흠천관에게 뇌물을 주어서 태후께서 하루라도 빨리 나으시려면 나라에서 가장 고귀한 신분의 여인이 병구완을 해야 한단 말을 하게 했음. 그래서 더운 황궁에는 태후와 황후 그리고 비빈 몇만 남아있고 강징은 황제를 따라서 원명원으로 피서를 감. 그리고 그곳에서 아주 건강한 황자를 낳았음. 황제는 장자가 태어난것을 크게 기뻐했고 강징의 부모에게 토지와 집을 하사하였음. 그리고 강징을 귀비로 책봉하고 황궁으로 돌아가면 책봉식을 거행하기로 함. 황제는 아이의 이름을 사윤으로 지었고 백일이 지나면 황릉에 가 제를 올리기로 했어. 황제의 첫딸과 첫아들이 모두 강징의 소생이니 강징은 남부러울것이 없었음. 아직 젊으니 아이를 더 낳을수도 있을테고 황후가 아이를 낳지 못하면 강징의 소생이 황위를 이을게 분명했음.
강징은 황궁으로 돌아와 성대한 책봉식을 치르고 귀비가 되었음. 한동안은 별탈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사윤이 토사곽란을 하기 시작했음. 사윤의 음식과 약은 늘 기미를 하는데도 갑자기 탈이 난거였지. 유모 또한 탈이 나서 젖을 물리지 못하기에 알아보았더니 누가 유모의 음식에 약을 섞은거였음. 어린 자식이 아픈 모습에 강징은 거의 반쯤 이성을 잃었어. 누가 약을 탔는지 알아보기도 전에 그것이 황후의 소행이라 짐작하고 황후궁으로 쳐들어감. 그리고 황후를 보자마자 손을 휘둘렀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후궁이 황후의 뺨을 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고 강징에게 뺨을 맞은건 황후와 담소를 나누던 심귀인이었음. 심귀인이 부어오른 뺨을 어루만지며 억울한듯 강징을 쳐다보았으나 강징은 아무런 말도 않고 싸늘한 표정으로 황후를 노려보다가 밖으로 나옴. 그런데 사윤의 유모의 음식에 약을 섞은 범인은 황후도 심귀인도 아닌 황제인 남망기였으면 좋겠다.
망기강징 망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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