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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26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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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설정과 다름주의 캐붕ㅈㅇ
강징텀 온녕강징 희신강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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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녕은 강징이 탈사 당한건지 오래 고민했음.

과거의 그는 온씨들을 모두 죽이고 싶어했고, 온녕은 본디 의지가 희박한 사람인지라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 그게 옳다고 여겼었음. 깨어난 강징은 온녕이 안겨주는 아이를 품에 안고 눈물을 글썽이며 감사인사를 먼저 전함. 누이의 곁에서 조수 역할을 한지가 오래라 온녕은 저도 모르게 산모가 많이 울면 눈이 상해 평생 병이 되니 그래선 안된다고 나직하게 일러주었음. 갓 태어난 아이는 보살핌이 많이 필요하니 무엇보다 자신의 건강을 돌봐야 한다고. 
강징이 폐를 끼칠 수 없으니 일찍 일어나겠다는 말에 붙잡아야 했던건 인근 민가는 삼일 밤낮을 걸어야 나오기 때문이었겠지. 사람과 오래 왕래하지 않아 얼마간 가지고 있던 처세술도 바닥을 향했으니, 온녕은 강공자 일전에 총명하게 보았는데 어쩌다 해산일에 산중턱에 오셨습니까 하고 물었음. 거기다 아이가 세상 빛 본지 하루도 되지 않았는데 날씨도 궂고 산세가 험해 지금 길 떠나면 좋지 않다고 했음. 강씨와 온씨 사이의 일이 좋지 못했으니 불편하다면 제가 곁채에서 지내겠다고 함. 전엔 순수하고 주눅들어 보였던 온녕이 지금은 모든걸 내려놓은 듯 초탈한 얼굴을 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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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징이 유순해진 것은 온녕의 이러한 태도 때문이기도 함 
강징도 누이를 잃었고, 그도 자신을 평생 지탱해준 누이를 잃었다는 것을 그의 텅빈 시선을 보고 자각해서 
완벽한 피해자도 완벽한 가해자도 없었음 다들 삶에 휩쓸리다 보니 어딘가에 놓여있게 된 것 뿐 

강징이 모든 걸 정리한 건 아니었겠지만, 많은 일을 겪었고 아이까지 한번 잃고 나니 세상보는 눈이 좀 바뀌었겠지. 거기다 아직 맑은 정신은 아니나 제 목숨과 그것보다 더 소중한 아이 목숨까지 구해준 온녕에게 과거의 이야기를 하는 게 오히려 양심없다고 생각함. 
온녕이 잠시 앉아있다가 벌써 정오가 다되어갑니다 하더니 밥상 들여줌. 사냥으로 잡은 고기가 있어서 좀 다행이라고 생각함. 온녕이 혈색 좋은 아이를 빤히 보니까 지금 아이와 제 몸을 돌봐줄 사람이 온녕하나 밖에 없으니 자기도 모르게 무슨 문제가 있냐고 걱정스럽게 물어본 거. 이 아이를 다시 찾기 위해 저를 버리고 망친 과거의 정인을 다시 연모하는 척 했을 정도로 간절했었음. 온녕이 고개를 저으며 제가 워낙 아이를 좋아합니다 하고 말하더니 잘 드셔야 아이도 잘 먹는다고 허기 지지 않더라도 다 먹으라고 하며 방 밖으로 나섰음

이렇게 말하고 환자를 돌보고 있으니 누이의 생각이 계속해서 나는 거. 온녕의 세상은 극도로 작았고 거긴 온정 하나 뿐이었음. 주변에 사람이 없었으니 위무선의 친절이 그렇게 오랫동안 흔적으로 남을 정도로 작은 세상이었음 
누이가 하던 말을 하고 누이처럼 사람을 돌보고 있으니 기분이 나쁘지 않았음. 거기다 무슨 일을 겪었는지 유순해진 강징의 얼굴 또한 과거와 달랐고, 그에게 안긴 아이는 울지도 않고 모친의 얼굴을 맑은 눈으로 빤히 바라보고만 있었겠지. 혼란한 시절이었던지라 삶이 쉬웠던 사람 하나 없는데 지치지 않는 사람이 없을거라고 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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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남희신은 이상할 정도로 익숙한 아기를 마주했음. 운몽 종주의 침실에서 좋을대로 놀고 있는 아이의 주변엔 부드럽고 말랑말랑한 장난감들이 잔뜩 놓여있었고, 가짓수가 많진 않았지만 화려했던 침실은 어느새 아기의 놀이방으로 바뀌어 있었음. 통통하고 뽀얀 아이는 보살핌을 잘 받았는지 건강해 보였겠지. 누군가 오는 기척이 들리자, 살짝 고개를 돌린 아이가 말랑한 손바닥으로 바닥을 짚어 문쪽으로 기어갔음. 바닥 역시 두툼한 침구가 깔려 있어서 아프거나 불편해보이지 않았을거. 

문이 열리고 들어온 건 강징이었음. 그간 버석하게 지쳐 건조했던 얼굴이었으나 희신의 기억과는 다르게 부드럽게 윤기나는 얼굴엔 보기 좋게 살이 올라 있었겠지. 몸을 숙여서 아이를 들어올린 강징이 소중하게 품에 안아주니 아이는 웃으며 얼굴을 마구 부비고 가지고 돌던 작은 장난감을 강징에게 들려주었음. 
아성, 낮잠을 자는 줄 알았는데 왜 벌써 일어났어. 심심하진 않았느냐? 
그간 알던 강징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정하게 아이를 어르는 것이 퍽 익숙해보였음. 아성이 필요했던 것은 그의 품이었는지 안기자마자 투정도 없이 잠들어, 한팔에 아이를 안고서도 강징은 익숙하게 서탁으로 다가가 쌓인 서찰들을 들여다봄. 일에 매진 하여 미간을 살짝 구긴 그 사람이 희신이 아는 강징이었기도 했겠지. 다만 한번씩 잠든 아이를 바라보고 사랑스럽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며 행복해 하는 얼굴은 남희신의 기억엔 없었음

부인. 예 계십니까?
부군. 아성이 잠들었습니다. 

남희신의 심장은 이때 다시 쭉 갈라져 찢어진 것과 같았음. 문을 열고 들어온 건 남희신 그 자신이었음. 강징의 곁에 다가가 그의 허리를 받치고 잠든 아이의 보드라운 뺨을 만지면, 아이는 부친을 알아보는 건지 부친의 큰 손에 말랑한 뺨을 올려놓고 살짝 웃어보이기까지 했음. 정이 퍽 깊은 사이로 보이는 둘은 눈을 마주치고 부드럽게 웃었고 이내 희신이 강징의 머리칼 즈음에 입을 맞췄음. 안온하고 다정한 모양새였으며 부족한 것은 아무것도 없는 듯 했지. 
꿈속에서 그 자신이 얼마나 행복해보이는지 믿을 수 없었음. 강징이 사라진지 일년이 다 되어가고 있었고, 아무리 애를 써도 그를 찾아낼 수 없었을거임. 잠시 과거로 돌아간듯 곁을 내어준 강징이 고마워 그에게 수도 없는 연서를 쓰고 연서라고는 했으나 자신의 과거를 얼마나 후회하는지 들어주는 이 없는 후회를 늘어 놓아야 했음. 하지만 글로 쓰고 제 눈으로 읽으니 스스로 얼마나 간사한 짓을 했는지 직면하지 않을수 없었던 거임. 제게 마음을 주고 기다려주었고 정인의 배신에도 분노하지 않았던 강징을 바닥까지 끌어내린 건 남희신 자신이었음. 강징이 왜 광요에게 더 분노를 품지 않았는지 역시 시간이 지나고서야 이해함. 강징은 광요를 단 한번도 심장에 들여놓지 않았으니 그가 낼 수 있는 상처는 한정되어 있었음. 어려서부터 누구에게도 첫번째가 아니었던 강징이 자신에게 어떤 기대를 품고 있는지 알았음에도 외면한 남희신이 가장 원망스러웠을거니까 

아성의 얼굴이 너무 귀여웠겠지. 포동포동한 아이가 사랑하는 부인 품에서 달게 낮잠을 자고, 행복한 부인을 안고 이처럼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던거임. 한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었음 태어날 수 없었던 아이, 제가 버린 아이.. 
희신은 꿈속의 자신이 걸고 있는 옥패를 보고 얼굴이 하얗게 질림. 얼마전 실수로 깨뜨린 옥패 대신 새것을 장만했고 그게 저 옥패였음. 받은지 사흘이 지나지 않았으니 예전의 물건이 아니라는 거지. 이건 남희신이 가질 수 있었던 삶이었음. 그가 망치지만 않았다면 오늘 제 품에 있었을 사람들이었고 제것이였던 삶이었음
행복해보이는 강징을 안아보고 싶었고 근심없이 잠든 아이를 한번이라도 만져보고 싶었음 손을 대려하자 꿈은 유리에 그린 그림처럼 사방으로 깨졌음. 정갈하고 고요한 난실에서 깨어난 남희신은 자신이 망가뜨린 것이 뭔지를 다시 깨닫고 미어지는 가슴을 손으로 억지로 누름. 강징은 어쩌면 저를 기다려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거지. 가족이 간절했고 부친과 모친에게 받지 못한 정에 평생이 메말랐던 그 사람은 혹여 홀로 아이를 낳게 되더라도 그 아이와 운몽에서 작은 가정을 꾸리고 늦게나마 정신을 차린 남희신이 죄를 청하며 아이에게 부친이 되어주고 싶다고 매달렸다면 받아줬을지도..
아니 그랬을 거임. 강징이 애초에 남희신을 마음에 품은 이유가 부친에게서 영원히 받지 못한 애정 때문이었으니 남희신이 부친의 정을 운운하며 아성에게 좋은 부친이 되겠노라 약조한다면 그는 결국 이 양심없는 사내를 받아주었을거임 
삼독성수 강징은 자신에게만은 그리도 쉽게 모든걸 내어주는 사람이었는데 
그러면서도 단 하나 원하는 건 순수한 애정일 뿐이었던 사람이었는데 그것 하나를 해주지 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