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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1.02 00:47
기꺼이 크고 작은 개들을 껴안고 쓰다듬으며 엷게 웃는 걸 보는데 그 장소가 연화오라는 것에 위무선이 무너져내리는 게 ㅂㄱㅅㄷ

위무선은 오랜만에 강징이 보고 싶어서 연화오 지붕에 올라가 거기에서나마 기척 숨기고 살그머니 이동하다가 강징의 뒷모습을 보고 환희에 차 입꼬리가 올라갔는데, 그 강징이 몸을 낮추고 제 몸에 가려져 있던 강아지 두어 마리를 예뻐하고 있는 걸 보고 그대로 굳어버렸겠지

이제 강징은 두 번 다시는 나를 위해 저 개들을 연화오에서 내보내지 않겠구나!

그 생각이 머릿속을 파고든 순간 더는 견딜 수 없어진 위무선이 비틀대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켜 그대로 종적을 감춰버렸으면 좋겠다

그런데 강징의 개인 줄 알았던 그 강아지들은 사실 운몽 수사 몇몇이 연화오 밖 자기 집에서 기르던 개들이고, 금릉이 선자를 데리고 온 김에 같이 놀라고 강징이 단 며칠만 출입을 허가해 준 거였다면 좋겠다

금릉과 선자가 난릉으로 돌아가고, 따듯하고 사랑스러웠던 남의 강아지들도 떠나고, 혼자가 된 강징이 문득 연화오 지붕과 변함없이 푸른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가 역시 오늘도 오지 않았고, 아마 영원히 오지 않을 누군가의 흔적에 아직도 미련을 두는 저 자신을 질책하며 조용히 종주실로 돌아가면 좋겠다



무선강징 진정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