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중국연예
- 중화연예
https://hygall.com/511033962
view 5040
2022.12.02 19:13
정략혼 오타 띄어쓰기 맞춤법 노잼 ㅈㅇ
운몽기업 회장 내외에게는 자식이 셋 있다. 어릴 적부터 경영에 두각을 드러내어 일찌감치 후계자로 공표된 장녀 강염리와 친자식은 아니지만 천재 발명가인 장남 위무선, 그리고 막내.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남매들과 달리 운몽기업의 막내는 알려진 게 없었다. 기업 행사도 안 와, 학교도 안 다녀, 이름까지도 베일에 쌓인 그는 심지어 사교계 데뷔도 하지 않았다. 인맥이 곧 돈인 시대에 사교계를 입성하지 않는 배짱이라니. 용감한 건지, 아님 오만한 건지 모를 그의 행보는 가십을 즐기는 상류층에게 좋은 먹잇감이었기에 운몽기업 막내는 쉴새없이 물어뜯겼다. 벙어리부터 추남까지. 온갖 추문이 그를 장식하던 가운데, 난데없는 소식이 퍼졌다. 바로 그 운몽기업 막내가 고소기업 후계자와 혼인한다는 내용이었다.
고소기업 후계자가 누구인고 하면, 온몽기업 장녀와 비적할 만큼 경영 수완이 좋은 데다 건드리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뜨리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게다가 외모와 몸매까지 훌륭하니 구혼이 끊기지 않는 건 자명한 이치였다. 그런 1등 신랑감이 추문의 주인공과 혼인이라니. 별안간 상상 속의 남편을 빼앗긴 미혼들의 분노에 새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운몽기업 막내가 고소기업을 협박해 정략 혼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이 혼약을 가장 피하고 싶었던 사람은 운몽기업의 막내, 강징이었다. '사고' 이후 남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는데 결혼이라니. 살면서 단 한 번도 부모를 거스른 적 없었던 강징이 난생 처음으로 반항했다. 강염리와 위무선까지 거들었지만, 한평생 강징에게 냉정했던 아버지, 강풍면은 이번에도 강경했다. 그것도 모자라, 일침을 가했다.
"쓸모없는 것을 이렇게라도 써야지."
쓸모없는 것. 그 말이 귀로 스며들어 머리를 관통했을 때, 강징은 부모의 의도를 깨달았다. 고소기업과 쉽게 끊어지지 않을 제휴를 맺어 이익을 취하면서, 필요없는 것 처분하기. 능력을 중시하는 강풍면과 우자연에게 밖을 나갈 수도 없고, 특출난 재능도 없는 자식은 무용지물이니 정략혼에라도 써먹자는 것이었다.
강징은 반항할 의지를 잃었다. 원래도 낮은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들어가 급격히 무기력해졌다. 남매들이 부모와 대립하는 것마저 버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강징은 두 사람을 말렸다. 전혀 괜찮지 않은 모습으로 괜찮다고 했다. 강염리와 위무선은 뻔한 거짓말에 울분이 찼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무용한 날이 흘러 어느덧, 고소기업 후계자와 운몽기업 막내의 혼인식 당일이 되었다.
혼인식은 성대했다. 두 기업의 명성에 걸맞게 모든 것이 최고급이었고, 수많은 명사가 참석했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대기실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후계자로서 인사차 나간 강염리를 대신하여 대기실을 지키고 있던 위무선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오늘이 지나면 빼도박도 못해. 강징 또한 이를 모르지 않지만, 이제와서 뭘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떨리는 손으로 정장을 꽉 잡는 것 뿐.
마침내, 입장할 차례였다. 눈을 감고 있던 강징이 몸을 일으켰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식장으로 향하는 길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라 강징은 괜히 아랫입술을 꽉 물어보았다. 바뀌는 건 없었다. 이에 눌린 입술에서 퍼진 따끔함이 이 모든 게 현실임을 재차 일깨울 뿐이었다. 식장 문이 열리고, 추문의 주인공을 파헤치기 위한 하이에나 같은 시선이 강징에게로 쏠렸다. 강징은 지옥에 막 들어선 어린 양처럼 파들파들 떨며 발을 디뎠다. 아주 길게 느껴지는 버진로드의 끝에 다다랐을 때, 강징은 처음으로 남편될 사람을 보았다. 그는 위무선의 묘사대로 조각같은 얼굴에 키가 컸다. 나란히 서자 강징보다 한 마디는 더 컸다. 그 사실이 강징의 불안을 자극했다. 떨림이 손까지 번지려던 순간, 낮은 목소리가 조용히 귓가에 스며들었다.
"긴장하지 말아요. 금방 끝날 거예요."
신기하게도, 낯선 사람의 한 마디에 떨림이 가라앉았다. 강징이 그를 힐끔였다. 듣기 좋은 목소리와 달리 그는 굳은 얼굴이었다. 어찌 보면 무섭기까지 한 표정이었으나, 다시금 불안하진 않았다. 강징은 한창 뭐라뭐라 입을 놀리고 있는 주례사에게로 눈을 돌렸다. 빠르게 진행된 식은 그의 말대로 금방 끝났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그날로, 부부가 됐다.
젖은 머리카락을 털면서 나오던 남희신이 쇼파에 있는 강징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남희신이 씻기 위해 화장실을 들어간 사이 긴장이 풀렸는지, 강징은 정장도 벗지 않은 채 잠들어 있었다. 넓디 넓은 신혼집의 삭막한 거실에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숨소리가 어째서인지 남희신을 쇼파로 이끌었다. 남희신은 쇼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혼인식처럼, 역시 최고급으로 꾸며진 가구가 자신 하나에 흔들리지 않을 것을 알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남희신은 본디 무심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는지, 아님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후로 변한 건지 모르지만, 그는 일에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별달리 관심있는 것이 없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하붕붕을 몰라 비서에게 핍박 받은 적도 있으니 오죽하겠나. 그런 남희신조차 운몽기업 막내는 모를 수가 없었다. 어딜 가나 그에 대한 얘기가 따라왔기 때문이다. 남희신은 언젠가 주워들었던 추문을 더듬었다. 깡마르고 뻐드렁니에 눈이 단춧구멍 만하다고 했었나. 남희신은 강징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몸은 적당히 근육질이고, 치열은 모르겠지만, 눈은... 남희신이 식장에서 마주쳤던 눈을 떠올렸다. 크고, 눈꼬리가 약간 올라간데다, 예뻤다. 그래, 강징의 눈은 예뻤다. 불안을 띤 눈이 신경쓰여 저도 모르게 말을 걸었을 만큼.
흠. 어느새 얼굴이 가까워져 있음을 알아차린 남희신이 헛기침을 하며 일어났다. 이미 시간은 늦었고 피곤해보이니 자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하면서도 남희신은 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날이 추웠다. 비싼만큼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집이라도 겨울 추위를 완전히 막을 순 없다. 아마 여기서 잔다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지. 깨워서 들여보낸다는 가장 쉬운 선택지를 두고, 남희신은 평소라면 상상도 안 했을 방법을 택했다. 남희신이 일명 공주님 안기를 하기 위해 그의 목과 종아리 뒤로 팔을 넣은 찰나, 눈을 번쩍 뜬 강징이 소리를 질렀다.
귓가에 비명을 직격으로 맞은 남희신이 그를 내려놓자, 강징은 순식간에 멀어졌다. 남희신은 아무 의도도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본인의 몸을 팔로 감싸안은 강징에게 먹힐 리 만무했다. 남희신은 강징이 서둘러 본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멍하니 보았다. 탁,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남희신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남희신은 자신의 취향대로 밋밋한 벽지를 보다가 방금 전의 강징을 상기했다. 그를 안아들려다 실패했던 순간, 강징의 눈은 극심한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예쁘다고 평가했던 눈꼬리에 눈물도 맺혀 있었다. 뭘까. 남희신은 침대에 털썩 누우며 자문했다. 뭐가 그리도 무서웠을까. 자답은 하지 못했다. 남희신은 강징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희신강징
운몽기업 회장 내외에게는 자식이 셋 있다. 어릴 적부터 경영에 두각을 드러내어 일찌감치 후계자로 공표된 장녀 강염리와 친자식은 아니지만 천재 발명가인 장남 위무선, 그리고 막내. 화려한 수식어를 자랑하는 남매들과 달리 운몽기업의 막내는 알려진 게 없었다. 기업 행사도 안 와, 학교도 안 다녀, 이름까지도 베일에 쌓인 그는 심지어 사교계 데뷔도 하지 않았다. 인맥이 곧 돈인 시대에 사교계를 입성하지 않는 배짱이라니. 용감한 건지, 아님 오만한 건지 모를 그의 행보는 가십을 즐기는 상류층에게 좋은 먹잇감이었기에 운몽기업 막내는 쉴새없이 물어뜯겼다. 벙어리부터 추남까지. 온갖 추문이 그를 장식하던 가운데, 난데없는 소식이 퍼졌다. 바로 그 운몽기업 막내가 고소기업 후계자와 혼인한다는 내용이었다.
고소기업 후계자가 누구인고 하면, 온몽기업 장녀와 비적할 만큼 경영 수완이 좋은 데다 건드리는 종목마다 대박을 터뜨리기로 유명한 사람이다. 게다가 외모와 몸매까지 훌륭하니 구혼이 끊기지 않는 건 자명한 이치였다. 그런 1등 신랑감이 추문의 주인공과 혼인이라니. 별안간 상상 속의 남편을 빼앗긴 미혼들의 분노에 새로운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운몽기업 막내가 고소기업을 협박해 정략 혼약을 맺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이 혼약을 가장 피하고 싶었던 사람은 운몽기업의 막내, 강징이었다. '사고' 이후 남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없는데 결혼이라니. 살면서 단 한 번도 부모를 거스른 적 없었던 강징이 난생 처음으로 반항했다. 강염리와 위무선까지 거들었지만, 한평생 강징에게 냉정했던 아버지, 강풍면은 이번에도 강경했다. 그것도 모자라, 일침을 가했다.
"쓸모없는 것을 이렇게라도 써야지."
쓸모없는 것. 그 말이 귀로 스며들어 머리를 관통했을 때, 강징은 부모의 의도를 깨달았다. 고소기업과 쉽게 끊어지지 않을 제휴를 맺어 이익을 취하면서, 필요없는 것 처분하기. 능력을 중시하는 강풍면과 우자연에게 밖을 나갈 수도 없고, 특출난 재능도 없는 자식은 무용지물이니 정략혼에라도 써먹자는 것이었다.
강징은 반항할 의지를 잃었다. 원래도 낮은 자존감이 바닥을 뚫고 들어가 급격히 무기력해졌다. 남매들이 부모와 대립하는 것마저 버겁게 다가왔다. 그래서 강징은 두 사람을 말렸다. 전혀 괜찮지 않은 모습으로 괜찮다고 했다. 강염리와 위무선은 뻔한 거짓말에 울분이 찼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무용한 날이 흘러 어느덧, 고소기업 후계자와 운몽기업 막내의 혼인식 당일이 되었다.
혼인식은 성대했다. 두 기업의 명성에 걸맞게 모든 것이 최고급이었고, 수많은 명사가 참석했다. 북적거리는 분위기가 대기실까지 전해질 정도였다. 후계자로서 인사차 나간 강염리를 대신하여 대기실을 지키고 있던 위무선이 걱정스럽게 물었다. 정말 괜찮겠어? 오늘이 지나면 빼도박도 못해. 강징 또한 이를 모르지 않지만, 이제와서 뭘 할 수 있겠나. 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저 떨리는 손으로 정장을 꽉 잡는 것 뿐.
마침내, 입장할 차례였다. 눈을 감고 있던 강징이 몸을 일으켰다. 직원의 안내에 따라 식장으로 향하는 길이 마치 도살장에 끌려가는 기분이라 강징은 괜히 아랫입술을 꽉 물어보았다. 바뀌는 건 없었다. 이에 눌린 입술에서 퍼진 따끔함이 이 모든 게 현실임을 재차 일깨울 뿐이었다. 식장 문이 열리고, 추문의 주인공을 파헤치기 위한 하이에나 같은 시선이 강징에게로 쏠렸다. 강징은 지옥에 막 들어선 어린 양처럼 파들파들 떨며 발을 디뎠다. 아주 길게 느껴지는 버진로드의 끝에 다다랐을 때, 강징은 처음으로 남편될 사람을 보았다. 그는 위무선의 묘사대로 조각같은 얼굴에 키가 컸다. 나란히 서자 강징보다 한 마디는 더 컸다. 그 사실이 강징의 불안을 자극했다. 떨림이 손까지 번지려던 순간, 낮은 목소리가 조용히 귓가에 스며들었다.
"긴장하지 말아요. 금방 끝날 거예요."
신기하게도, 낯선 사람의 한 마디에 떨림이 가라앉았다. 강징이 그를 힐끔였다. 듣기 좋은 목소리와 달리 그는 굳은 얼굴이었다. 어찌 보면 무섭기까지 한 표정이었으나, 다시금 불안하진 않았다. 강징은 한창 뭐라뭐라 입을 놀리고 있는 주례사에게로 눈을 돌렸다. 빠르게 진행된 식은 그의 말대로 금방 끝났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그날로, 부부가 됐다.
젖은 머리카락을 털면서 나오던 남희신이 쇼파에 있는 강징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남희신이 씻기 위해 화장실을 들어간 사이 긴장이 풀렸는지, 강징은 정장도 벗지 않은 채 잠들어 있었다. 넓디 넓은 신혼집의 삭막한 거실에 색색거리는 숨소리가 울려퍼졌다. 그 숨소리가 어째서인지 남희신을 쇼파로 이끌었다. 남희신은 쇼파에 조심스럽게 앉았다. 혼인식처럼, 역시 최고급으로 꾸며진 가구가 자신 하나에 흔들리지 않을 것을 알지만,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남희신은 본디 무심한 사람이다. 태어날 때부터 그랬는지, 아님 어릴 적 부모를 잃은 후로 변한 건지 모르지만, 그는 일에 관련된 것을 제외하고 별달리 관심있는 것이 없었다.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하붕붕을 몰라 비서에게 핍박 받은 적도 있으니 오죽하겠나. 그런 남희신조차 운몽기업 막내는 모를 수가 없었다. 어딜 가나 그에 대한 얘기가 따라왔기 때문이다. 남희신은 언젠가 주워들었던 추문을 더듬었다. 깡마르고 뻐드렁니에 눈이 단춧구멍 만하다고 했었나. 남희신은 강징을 천천히 살펴보았다. 몸은 적당히 근육질이고, 치열은 모르겠지만, 눈은... 남희신이 식장에서 마주쳤던 눈을 떠올렸다. 크고, 눈꼬리가 약간 올라간데다, 예뻤다. 그래, 강징의 눈은 예뻤다. 불안을 띤 눈이 신경쓰여 저도 모르게 말을 걸었을 만큼.
흠. 어느새 얼굴이 가까워져 있음을 알아차린 남희신이 헛기침을 하며 일어났다. 이미 시간은 늦었고 피곤해보이니 자게 두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하면서도 남희신은 걸음을 쉽게 떼지 못했다. 날이 추웠다. 비싼만큼 날씨 영향을 덜 받는 집이라도 겨울 추위를 완전히 막을 순 없다. 아마 여기서 잔다면 감기에 걸릴지도 모르지. 깨워서 들여보낸다는 가장 쉬운 선택지를 두고, 남희신은 평소라면 상상도 안 했을 방법을 택했다. 남희신이 일명 공주님 안기를 하기 위해 그의 목과 종아리 뒤로 팔을 넣은 찰나, 눈을 번쩍 뜬 강징이 소리를 질렀다.
귓가에 비명을 직격으로 맞은 남희신이 그를 내려놓자, 강징은 순식간에 멀어졌다. 남희신은 아무 의도도 없었다고 변명하고 싶었지만, 본인의 몸을 팔로 감싸안은 강징에게 먹힐 리 만무했다. 남희신은 강징이 서둘러 본인의 방에 들어가는 것을 멍하니 보았다. 탁, 소리를 내며 문이 닫히고, 그제서야 정신을 차린 남희신이 자신의 방으로 향했다.
남희신은 자신의 취향대로 밋밋한 벽지를 보다가 방금 전의 강징을 상기했다. 그를 안아들려다 실패했던 순간, 강징의 눈은 극심한 공포로 물들어 있었다. 예쁘다고 평가했던 눈꼬리에 눈물도 맺혀 있었다. 뭘까. 남희신은 침대에 털썩 누우며 자문했다. 뭐가 그리도 무서웠을까. 자답은 하지 못했다. 남희신은 강징에 대해 아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희신강징
https://hygall.com/511033962
[Code: c99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