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 https://hygall.com/280720018


그래서 모친께 가장 많은 관심을 받느냐면 그건 아니었다. 막내를 뺀 다른 두 동생보다는 나았다. 어쨋든 나는 오년정도 연화오에서 살 수 있었다. 모친은 그때 나를 보며 희망을 품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가 다섯살이 되었을 때 멀리 가버린 부친을 포기하면서 나도 운심부지처로 보내셨다. 그곳에 가야 아비도 어미도 구할거라는 말과 연꽃 모냥이 있는 장신구와 함께 나는 운심부지처로 갔다. 토닥이며 재워주는 모친이 없는 방은 너무 크고 무서웠다. 그래서 나는 숙부와 선배와 같이 잠들었다.

그리고 숙부가 동생을 데려왔다. 사윤이라고 했다.

사윤이가 여섯살 때 동생이 한명 더 생겼다. 묵염이었다. 그제서야 나는 나와 사윤과 묵염의 모친은 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부친은 각각 다르지만 모친은 하나였고 모친은 우리와 살지 않는다. 모친은 부친들에게 실망했든 화가났든 어쨋든 부친과 결혼할 생각은 없었고 그 사이에서 태어난 우리들을 포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묵염이가 갓 걸음마를 시직했을때 모친은 결혼하셨다. 모친의 앞에 선 남자는 굉장히 무서웠다. 봉황님 아니면 강부인이라 부르라고 웃으며 말해주는 남자를 모친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 다음해에 또 동생이 생겼다. 하도 아성이라고만 불려서 애칭이 아닌 이름 그 자체가 아성인 줄 알았었다. 어쩌다 심부름차 연화오에 가면 항상 모친이 아성을 안고 있거나 강부인이 아성을 안고 있었다. 모친은 우리에게 그래도 모친으로서 내치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탁성이와 명백히 달랐다.

음식으로 비유하자면 우리는 배가 그다지 고프지 않을 때 들어온 그냥 저냥 먹는 간식이라면, 탁성이는 굶주린 배를 달래고 채우기 위해 죽부터 나오는 한 상차림이었다.

내가 스물이 되어 여기저기서 혼사가 들어올 때가 되어서야 알았던 것은 모친이 오년정도 부친에게서 아이를 못 가지도록 냉대받다 겨우 가진 아이가 나였는데, 부친은 또 다시 다른 이를 선택했다는 것. 숙부는 처음부터 지기인 위선배를 위하느라 모친을 증오했다는 것. 위선배는 모친에게 나는 이제 잊었으니 너도 잊으라 했다가 얼결에 묵염이 태어난 것.

그 전까지, 솔직히 모친을 원망 많이 했다. 제가 미우시냐 물어보고 싶고 손을 잡고 데리고 다니고 싶었다. 그 남자랑 결혼하고 이제 모친 아닌거냐고 따지고싶었다. 그러나 알면 알 수록 원망하는 마음이 줄었다. 아. 당신은 당신이 필요로 할 때 부친들에게 첫째가 아니었고, 그럼애도 잠깐이나마 나와 동생들을 첫째로 두었구나. 각인 없이 이뤄진 임신과 출산이 음인의 몸에 얼마나 부담가는지 알게된 우리는 그날로 탁성을 시기하고 모친을 원망하는 것을 그만 두었다. 그만큼 부친들과 거리가 생기긴 했지만 그것도 너무 늦게 생긴거였다.

우린 그저 찰나라도 각자가 첫째였다는 사실을 그저 감사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희신강징 망기강징 무선강징 욱봉강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