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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15:52
왕이보, 강렬하게 행동하고 가볍게 표현하다  |  표지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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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함, 틀에 얽매이지 않다로 왕이보를 표현하는 게 꽤 어울린다. 그러나 “설정한 캐릭터” 같은 기능성 단어로 왕이보를 표현하기에 오히려 상투적인 거 같다. 데뷔 초부터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고 솔직하게 말했고 지금도 여전히 “인터뷰가 너무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시끌벅적한 연예계에서 왕이보는 소리를 높여 우렁차게, 또박또박하게 하고 싶은 말을 “행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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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1시30분, 정각에 스튜디오에 도착한 왕이보. 검은색 사복에 신상 운동화, 의외로 이번에는 스케이트보드를 들고 오지 않았다. 궁금해서 묻자 "베이징에 머무는 시간이 하루밖에 안 돼 탈 시간이 없으니 가져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당시 신작 '유비'는 아직 촬영 중이었고 그는 헝디엔에서 달려왔다. 그날 촬영과 인터뷰 외에 시상식에 참석해야 했고 심야 항공편으로 베이징에서 항저우로 돌아가 다시 2시간 차를 타고 헝디엔으로 가야 했다. 비행기가 연착하지 않는다면 격일 새벽 4시에 순조롭게 침대에 누울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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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들 눈에서 텍스트로만 봐도 힘들어 할 이런 극한 스케줄에 왕이보는 이미 익숙한 모양이다. 그는 “요즘 스케줄이 널널한 편이라 꽤 편해요”라고 했다.

촬영할 때 스튜디오에 Linkin Park의 노래를 틀고 있었는데 모든 곡에 고개 흔들고 박자에 따라 정확하게 가사를 부를 수 있었다. 2000년 초반 발매한 곡인데 1997년생인 왕이보가 그당시 3~4살밖에 안 될 텐데 말이다. 사실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에서 종종 그가 만 23세 미만의 남자애라는 것을 잊게 된다……


 
【저는 꽤 털털한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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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확실히 스타덤에 올랐다. 대장위의 말로 표현하면 왕이보는 지금 초특급 인기몰이 중이다.

숫자로 설명하기가 가장 쉽다. 2019년 끝나기 전날, 왕이보는 세번째 싱글 <무감>을 발매했다. 10시간 48분만에 판매량이 1000만장을 넘었고 이는 해당 플랫폼에서 최단기간 천 만을 넘은 디지털 싱글이었고 10일만에 판매액이 4천만 위안(약 67억7천만원)을 넘겼다. 이것은 팬들이 준 선물이다. 그날이 2020년 1월 8일인데 발음상 '사랑해 사랑해 이보'와 흡사하다.

인터뷰가 1월 8일이 지난지 며칠 안 되던 날이었는데 앉자 마자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판매량을 봤는지? 왕이보도 솔직하게 답했다. “봤어요, 그런데 정말 예상치 못 했어요.”

일년을 마무리하는 이틀 전 정오에 개인 싱글을 발표한다는 건 시기상 그닥 좋지 않다. 12월 31일은 각 음악 플랫폼이 당해 차트를 발표하는 날이고 <무감>에 주어질 수 있는 스트리밍 시간이 겨우 하루 조금 남짓할 뿐이다. 하지만 왕이보는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모양, 그날에 싱글을 발매한 이유가 의외로 간단하고 쉬웠다. “호남위시 과년연창회에서 무대를 서야 하는데 본인 노래를 부르고 싶어서 새해 전에 발매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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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작사한 경력이 마냥 쉽지는 않았다고 한다. 곡을 받고 작사하고 녹음 끝나기까지 한달 조금 넘은데 일정이 매우 촉박했다. “제가 쓴 가사가 보기엔 쉬워도 곡이 먼저 나와 있는 상태라 매 구절과 박자마다 글자 수가 맞아야 하고 부를 때 입에 붙어야 해요. 그래서 우선 대강 쓰고 매일 촬영 끝난 후 다시 반복적으로 수정해야 했어요.”

왕이보는 표현의 욕구가 강한 사람은 아니다. 그가 말한 간단한 가사에는 타인에게 표출한 적이 별로 없는 느낌과 감정이 내포 돼 있다: 들뜸과 부침, 자유와 상처가 그의 경력이고 비방과 칭찬에 대한 무감(평정심), 득실을 계산하지 않는 것이 그의 결정이다.

“하지만 이 노래는 제 얘기일 뿐만 아니라 지금 힘든 상황에 처해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바치는 노래예요. 웨이보를 보니 많은 사람들이 꽤 힘들게 살고 있는데 이러한 정서에 빠지지 말고 언젠가 지나갈 거리라 믿어요” 쿨한 남자애의 쿨한 답변, 이 화제가 괜히 투정 부리는 것으로 보이기 싫은 건지  “아무튼 저는 꽤 털털한 편이에요”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그럼 사랑은? “하늘이 무너져도 사랑이 남아 있어”와 “사랑은 한순간의 감정”, 사랑에 대한 두가지 모순적인 표현 같은데? 이에 대해 전개 설명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별로 하지 않았다. 역시 왕이보의 대답은 간단명료 했다. “두 부류의 사람이에요. 저를 사랑하는 사람과 사랑하지 않은 사람요.”

디데일하지 못한 대답이지만 계속 추궁하지 않았다. 갑자기 이 질문이 너무 잔인하게 느끼졌기 때문이다. 명성을 듣고 찾아온 인기몰이와 인파가 떠난 후의 망연자실을 얼마나 많이 겪었으면 담담하게 이런 결론을 내렸을까?



【사윤과 60~70% 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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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감>에 대한 짧은 설명이 그의 웨이보에서도 볼 수 있었다. 여러분들도 좋은 마음가짐을 갖고 힘든 일을 직면할 때 다른 길로 돌아서 가고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공교롭게도 <유비>에서 맡은 사윤도 농담으로 자신을 “긍정거사”라고 칭한다. 사윤은 어떤 캐릭터인가? 활발한 개구쟁이에 말주변이 뛰어나 겉보기엔 입만 나불거리는 믿음직스럽지 않은 사람이지만 실제로 나라와 가문의 원한을 품은 성쇠를 겪은 후의 담담함을 가진 사람이다.

“수다쟁이” 성격만 봐도 왕이보 그리고 지난 사극에서 맡은 역할 남망기와 하늘땅 차이다. 대본 받고 나서 내심 괴로움을 겪지 않았냐는 질문에 상징적인 한쪽 입꼬리만 올라간 미소로 자신을 놀리듯이 “살다 보면 언젠가 갚을 날이 오는 법”이라고 했다.

“꽉 찬 한장, 한장이 다 제 대사인 거예요.” 암기에 소질 없다고 인정하는 왕이보는 “별다른 기교가 없고 미리 대사를 꿰고 매일 선생님과 맞춰보는 거죠”라고 했다. 일에 대한 언급도 항상 화려한 꾸밈없이 간단했다. <유비> 독자들은 사윤의 말주변이 보통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입을 한번 열면 천지개벽부터 얘기할 기세. “다행이 사윤의 대사들이 대부분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 기억하기 쉬운 편이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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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 씬이 확실한 도전이었고 그렇다고 액션 씬도 쉽지 않았다. 사윤은 원작에서 무공은 봉인 되었지만 절세 경공의 소유자이다. 자유롭게 오가고 흔적없이 떠난다. “와이어 씬이 정말 엄청나게 많아요. 아니면 다른 사람 몸에 타오르거나 해요. 싸울 땐 다 손으로 싸우고요.” 전부터 와이어 씬이 재미있고 쿨해서 좋아한다고 했다. “재미있다”라고 느껴지는 일이라면 말하는 속도부터 달라진다.

조금만 오래 접촉하고 그에 대해 다소 깊게 알면 차가운 겉모습 아래 가려진 열혈적인 모습과 귀여움을 발견할 수 있다. 그래서 물어봤다. 사윤이 당신 내적 성격의 외적 표현이라는 말에 동의하는지?

오랫동안 생각하다가 “60~70%정도요. 사실 사윤과 꽤 닮았어요. 가끔 짖궂은 개구쟁이처럼 친구를 놀리기도 하고 득실과 성패에 담담하고 맘에 두지 않은 편이에요. 다른 점이라면, 다른 점이라면, 음…다른 점은……”

대답을 포기하겠지 싶을 즈음 그는 나긋한 목소리로 “사윤만큼 추위를 타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거봐요, 사윤의 약삭빠른 모습, 왕이보 안에서도 볼 수 있었다.



【좋아하는 거라면 끝까지 덤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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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보는 어떤 일에 재미있다고 느껴지면 대부분 계속 하게 된다. 2017년 연기가 재미있고 캐릭터에 스며드는 게 재미있다고 했는데 지금 연기가 일적인 계획에 있어서 1순위가 되었다.

<유비> 촬영 끝난 후 바로 다른 신분으로 전환할 예정인데 아직은 자세한 정보를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차기작에서의 캐릭터는 제가 계속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에요. 지금까지 경험해본적 없는 직업군과 장면이고 접촉해 본 적이 없는 대사예요.”

해당 캐릭터를 위해 벌크업도 시작했다고 한다.

“사실 모터싸이클도 근육의 지구력, 폐활량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아요. 서킷 위에서 오래 달려야 하는데 가죽 수트도 워낙 매우 더워서 체력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엄청난 도전이에요.”

화제가 자연스럽게 모터싸이클로 넘어갔다. 2019년 1월 야하마와 계약을 했고 애정과 프로정신으로 새로운 신분을 보여줬다. 85번 레이싱 선수. 5월 진강 서킷의 패배로 시작해서 8월 주하이 서킷의 이관왕까지. 아쉬움도 있고 눈물도 있고 돌파(성공)의 즐거움도 있다. 이것이 바로 프로 스포츠의 매력이다. 모터싸이클 대회에서 보여준 모습이 또한 연예계에 대한 그의 생존 태도의 축소판, 그리고 구체적인 모습과 극도로 비슷하다. 서킷 위의 열정, 엔진의 울림, 인파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그는 귀마개를 하고 헬멧 쓰고 앞만 보고 달린다. 누구를 꼭 이기려는 생각 보다 지기 싫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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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당연히 다시 경기에 참가하고 싶죠” 오랫동안 오토바이를 타지 못한 왕이보의 눈빛이 반짝거렸다. “올해는 개조팀으로 경기를 뛸 거 같아요. 여전히 300cc로요.” 전부터 오토바이와 보드를 언급하면 왕이보의 말 수가 많아진다는 소문을 듣고 특별히 관련 기본지식을 공부하고 왔는데도 얘기 시작하자마자 개조팀이라는 개념이 필자의 지식 범위를 벗어났다. 벙찐 표정을 보고 왕이보는 최대한 쉽게 설명해줬다. “난이도상 엄청 크게 차이 나는 것은 아니고요. 참가하는 선수들이 달라질 뿐이에요. 더 빠른 선수들이 많아질 거예요.”

극치가 10점이라면 왕이보는 자신이 오토바이에서 이룬 점수가 3점, 보드는 많이 줘봤자 0.5점이라고 한다. 인터뷰가 지금까지 진행하면서 왕이보가 가장 많이 사용한 부사가 “꽤”였다. 꽤 힘들다, 꽤 재미있다, 일관성 있게 가볍게 넘어갔는데 보드를 언급하자 부사도 갑자기 과격해졌다.  
   
“보드는 정말 너무 어려워요. 너무 어려워, 세상에, 너무 어려워요…….”

하지만 어려운 것이 그를 신나게 만드는 게 분명했다. “보드 자체가 많은 동작과 조합들이 있는데 수백 수천 개가 되거든요. 또 계단에서 내려가거나 난간에서 트릭을 하는 동작들이 너무 어려워요.” 새해인사나 소원을 비는 영상에서 스케이트보드 동작만 나열한 스타를 본 적이 있나요? 왕이보가 바로 그 특이한 “고집불통(한가지에 전념한다는 뜻)”이다. 지금 도전하고 있는 동작이 Kickflip이라는데 만약 2020년 꼭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Triple Flip를 습득하는 것이라고 한다.

그는 요즘 사극 찍고 있어서 보드 연습할 시간이 없어 발전이 없다고 한다. 그는 요즘 연습하고 있는 동작들이 가장 기초적인 것이라고 한다. 그는 보드는 정말 용기가 필요한 운동이라고 한다. 그는 또 기회가 있다면 이탈리아의 Mugello 서킷에 가서 체험해 보고 싶다고 한다. 그 곳이 우상 로시의 주요 전장이라고 한다. 로시는 거기서 부상도 당해 봤고 엔진 고장 난 적도 있고 우승컵을 받기도 했다. 그곳엔 로시에게 그닥 유리하지 않은 롱 직선코스가 있지만 로시는 여전히 그 곳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났다고 한다……

왕이보도 마찬가지다, “좋아하는 거라면 끝까지 덤벼요.”



【왕이보는 _____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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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할 수 없는 건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여러 차례 유도성 질문을 던졌다. 예를 들면 기억에 남는 쉴새 없이 달렸던 스케줄, 최근 부모님을 만난 게 언제인지 등. 그러나 왕이보는 “연민을 호소”하는 덫에 뛰어들지 않았다. <천천향상> 제작진이 왕이보에게 보낸 생일축하 문구에 이런 말이 있었다. 그는 너무 일찍 커버린 아이다. 그래서 한번도 괴롭거나 힘들다고 말한 적이 없다.

호남위시 과년연창회의 <무감> 무대를 준비하는 데 얼마나 걸렸냐고 묻자 한시간 조금 넘는다고 했다. 경악하다 못해 입을 다물지 못하는 필자를 보고 그는 부끄럽게 한마디를 덧붙였다. “어려운 무대가 아니고 동작이 쉬워서 빨리 배울 수 있었어요.” 빨리 배울 수 있는 배후에는 그의 우월한 신체적 통제력과 10년 배운 춤 실력, 밤낮 가리지 않고 연습을 통해 쌓인 신체적 관성과 근육적 기억이 있다. 그리고 백스테이지에서 대기하면서도 쉬지 않고 내내 연습하는 모습…… 이러한 부분들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왕이보가 ____한 사람이다!의 빈칸을 채우라고 한다면 “교만하지 않고 꾸밈이 없다”라고 답할 것이다. 그는 매사에 노력하고 과정을 가볍게 언급한다. 교만하지도 않고 과하게 겸손하지도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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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마무리하면서 위 질문을 물어봤다. 타인에게서 어떤 단어를 듣고 싶은지? 이번에 오래 고민하지 않고 바로 답을 줬다. “노력요. 노력하는 사람.”

예상 범위내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작년 텐센트 성광대상에서 그는 수상하면서 이 단어를 두 번이나 강조했다. “계속 노력할게요. 아직 부족하다고 느껴지는데 꼭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몇초 뒤, 더 재미있는 답이 생각났는지 그 단어를 말하면서 콧바람을 내보내면서 웃었다. 그러다 마지막에 유유히 말했다. “농담이에요. 그닥 좋은 단어는 아닌 거 같아요. 에라, 맘대로 하세요…… ”

”마음대로 하세요, 님들만 좋아하면 됐어요……” 전형적인 왕이보식 대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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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오
2020.02.15 17:30
ㅇㅇ
진짜 멋진놈..
[Code: 0bb8]
2020.02.15 18:01
ㅇㅇ
모바일
이 인터뷰 진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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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18:55
ㅇㅇ
모바일
존나좋다
[Code: 718b]
2020.02.15 19:05
ㅇㅇ
모바일
진짜 알면알수록 왕이보란 사람이 좋아진다...
[Code: 2cf8]
2020.02.15 19:11
ㅇㅇ
모바일
번역추 고맙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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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5 19:25
ㅇㅇ
모바일
인간적으로 존경할 부분이 많다 교주를 떠나서..
[Code: e5a7]
2020.02.15 2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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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되게 재밌다 잡지는 한국만 저런 말투로 쓰는게 아니구나! 그리고 글을 쓰는 사람들은 속에 뭐가 많은 것 같아 글에 일일이 다 쓰진 않았지만 생각도 많이 하고 맥락이 많은것같음 인터뷰하는 사람에 대해 생각 조사 많이하고. 확실히 인터뷰이로부터 뭔가를 끌어내려면 준비 단단히 해야겠지... 인터뷰어한테 대화읙 기술 배워보고 싶다ㅋㅋㅋ
[Code: b97a]
2020.02.15 21: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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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을 행동한다라 입오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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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3.27 01: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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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질문에 몇초뒤에 말해준 답은 안 적은건가 인터뷰어가??? 뭐라고한걸까 궁금하다
[Code: 9430]
2020.05.07 1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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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반성하게 만들고 닮고싶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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