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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15 00:02
우성명헌
학교라면 특색있는 괴담 하나쯤 가지고 있으니
산왕공고도 하나 있었음
12시 되면 싸우는 동상, 진짜 책 읽는 소녀, 돌아다니는 스켈레톤 이런 진부한거 아니고 xx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이 산왕공고 유명 괴담임
진위여부는 불투명 하나 매년 한명씩 이 괴담의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학교내에 은밀히 퍼져있음. 예를 들면 2반 영수한테 들었는데 xx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7반 땡칠이가 걸렸대 이런 식으로
근데 또 2반 영수한테 물어보면 자긴 3학년 선배 누구누구한테 들었다 이런 식으로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소문이라 진위여부는 모름. 그래도 매년 희생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괴담은 재학생들 사이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긴 함.
일명 x못방의 x는 매번 괴담의 주제가 달라져서 그렇겠지. 일단 2명 이상 들어가는 걸로 소문이 났고 시키는 지령도 사실 각기 다름. 재학생들끼리 들은 괴담도 다 다르고 졸업생들이랑 맞춰봐도 걍 같은 제시어가 없음. 그리고 이명헌은 소문으로만 들어본 xx의 제시어를 두 눈으로 읽을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음
농구부 훈련 끝나고 잠깐 일지 정리할겸 기숙사 탕비실에 와있었는데 진짜 이유는 12시 땡치면 야식으로 라면 한그릇 할 생각이었음. 그래도 일지 쓰긴 해야 양심이 안 아프니까 물 끓을 동안에 펜 좀 들었는데
갑자기 뿌연 연기같은게 방에 꽉꽉 들어참. 연기의 존재를 의식했을 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하얀 벽지가 있는 널직한 방이었을 듯.
진짜 한순간에 주변 풍경도 변했음. 별다른 대응도 못해보고 멍뚱히 서 있는데(당연히 있던 책상이랑 의자는 다 사라졌을듯) 인기척에 흠칫하고 옆을 보니 누가 서 있었겠지
정우성 농구잡지 들고 서서 굳다
이명헌 살짝 놀란 얼굴만 할뿐 극한의 침착함으로 소리 지르고 싶은거 억눌렀을듯. 일단 자기 외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랐는데 막상 보니 아는 얼굴이라 소리 안 지른거임. 모르는 타인이었음 사자후 지름
정우성도 똑같이 이명헌 발견하고 놀라서 굳기->동공 떨리기-> 민첩하게 이명헌과 거리 두기->놀라서 굳은 머리로 겨우 이명헌인거 확인하기->그제야 놀람+진정 섞인 얼굴로 보기
이 루틴 밟았을듯
어쨌든 방처럼 보이는 공간에 있는거라고는 둘 뿐이었으니까 둘러보고 할것도 없었음. 방은 외부에서 태양이 있는것처럼 눈이 아프지 않게 밝았고 벽지는 화이트라 깨끗한 느낌이고 창문은 하나도 없으며 중앙에 테이블과 의자 두개가 있었음
그리고 문도 하나 있음
이명헌 정우성 둘 다 번갈아 가며 열기 위해 시도해봤을듯. 우선 문고리가 없는 형태였음.힘껏 밀거나 좁은 문틈에 손 넣어서 당겨도 꿈쩍하지 않았음
미닫이뿅?
정우성 낑낑 대다가 이명헌이 하는 말 듣고 미닫이처럼 밀어도 봤는데 안됨. 문이 아니라 돌덩이임. 둘 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다가 이윽고 문에 뭔가 글자가 나타나기 시작함
키스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정우성 읽고 이게 뭐야라는 눈빛으로 이명헌 바라봄. 이럴 때 믿을 수 있는건 선배이자 형이자 주장인 명헌이형뿐이다
한편 이명헌 없는 머리를 쥐어잡으며 절망하다
올해 11월이긴함. 하지만 하반기가 되도록 그 유명한 x못방의 괴담을 들은 기억이 없었음. 그 많고 많은 빡빡이들 중에서 내가 당첨이라니. 심지어 원플원으로 정우성이랑.
그래봐야 머 어쩌겠음. 괴담의 소문은 다들 한가지 엔딩뿐임. 결국 xx를 하고 정신 차리니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더라. 그리고 이 방의 제시어 '키스'
키스란 무엇인가. 적어도 2인 이상이 입술을 부벼야 하는 행위다. 차라리 작년 소문처럼 싸움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이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은 너무 쏘 로맨틱임. 일단 모른척 하나뿐인 테이블로 가서 앉음. 생각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뭔지 모르겠는 정우성 몇번 더 열려고 시도하더니 안되는거 알고 깔끔하게 포기하고 이명헌이 있는 테이블로 옴.
둘 다 잠시간 아무 말 없이 서로 얼굴 한번 봤다가 앗 손톱 거스러미가... 하고 뜯뜯 하고 있다가 곁눈질로 상대 살피다가....
방은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고 도망갈 구석이라고는 없었음
그냥 한번 갈기고 끝내자뿅
결국 침묵에 진 이명헌 급발진해서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말함. 정우성 네에?? 하고 자기도 모르게 이명헌 따라서 일어남
우성 한국어 알거아냐뿅. 키스 안 하면 못 나가
아니...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형이랑요??
뭔가 현실감각이 없었음. 걍 꿈같이 붕 떠있는 느낌. 갑자기 선배이자 형이랑 입술 부비부비부터 현실감각 없는데 심지어 고민하는거 같던 이명헌은 급 해보자로 결론내리고.
그러나 이명헌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음. 그래 함 대주고 끝내자는 마인드였음.
결국 이명헌의 리드와 설득과 차후 이 일은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말것을 새끼손가락과 손바닥 도장까지 찍은 후에 둘은 서로를 가까이서 마주봄. 그리고 대망의 까짓꺼 한번 시원하게~ 의 까짓꺼를 하게 되는데...
......
......
둘 다 눈 감고 제 자리에 서 있기.
다시 눈을 뜬건 '왜 안 오지'라고 생각하고 30초가 흘렀을 시점이었을 듯
둘은 나가기 위한 합의가 필요했음. 예전부터 산왕 농구부는 중요한 일에는 가위바위보 삼세판으로 승부를 봤을. 이명헌 2패.
결국 이명헌이 다가가기로 하고 눈 뜨지 말란 협박성 당부와 함께 대망의 키스가 시작됨
키가 더 큰 우성의 어깨를 잡고 고개 각도를 맞춰보니 주장이자 선배이자 형인 이명헌이 까치발을 들어야 할 판임. 상황파악 끝난 이명헌
정우성 꿇어
넵
정우성 토달지 않고 무릎 살짝(이명헌 생각임) 숙여서 각도 맞춰줌. 겨우겨우 전제조건을 맞추고 이명헌 이제부터 단 한가지만 생각하기로 함. 멈추면 ㅈ된다 뿅. 이 생각 하나뿐임
여기서 멈추면
나갔는가->x
어색해졌는가->o
이렇게 되기 때문임
이럴바엔 어색해지더라도 소정의 목표는 달성해야했음. 비장하게 어깨잡고(형 저 어깨 부러질거 같아요) 과감하게 고개 전진함. 입술에 물컹한게 닿고(여기서 더는 생각하지 못했음) 이명헌은 그대로 굳음
와 부드럽고 따뜻하고 숨소리도 들리고 기분 진짜 엄청 완전 이상뿅....
굳어버린 이명헌 이게 제 첫키스임을 상기하자 더는 어떤 진도도 뺄 수 없게 되어버림. 입술끼리는 뽀뽀로 취급하는지 방에는 어떤 이상한 변화도 없음. 눈 슬쩍 뜬 정우성 눈 앞에 난생 처음보는 당황한 표정의 이명헌을 목도하다
그러나 산왕 입학 이래 이명헌과 농구로 제일 많이 붙어있었고, 존 프레스 연습, 농구부 연습, 개인연습, 공부과외(정상적인 과외반 찍기 및 족보 반) 등등으로 이제 이명헌의 속눈썹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맞히는 경지에 오른 정우성
결국 큰 결심하고 제 어깨를 잡은 이명한 팔을 잡고 조금 더 당김. 당겨지는 순간이 입술을 떼고 말을 하려고 벌린 입을 놓치지 않고 확 끌어당겨서 다시 그대로 입 맞춤
아까 감각이 너무 이상해서 몸서리치던 이명헌은 와 산 다음에는 바다라더니....하는 생각을 멈추지 못함
입 안까지 침범해 들어온 혀에 농락당하다가 숨 막혀 죽을 뻔 했으나 인간은 원래 입이 아닌 코로 쉰다는 사실을 깨닫고 죽을 위기에서 벗어남
부드럽고 능숙하게 잘 하는 후배의 리드대로 끌려가다가 겨우 입을 뗀 건 철컥 하는 자물쇠 열리는 소리 때문이었을 듯.
와 형 저희 성공했어요
그러나 그 때쯤 이명헌은 생경한 경험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정우성이 팔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꼴사납게 주저앉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음
겨우 정신이 든 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똑바로 섰지만.
문이 열렸음에도 둘 다 바로 나가거나 하지 않음. 잠시 머뭇거리는 정우성을 두고 이명헌이 등을 먼저 밀었음
나가봐뿅
아, 그래도 되요??
갈팡질팡하는 우성을 보고 이명헌이 고개를 끄덕임
오랜만에 얼굴봐서 좋았다뿅. 거긴 낮이지?
정우성의 옷차림은 외출복 차림이었음. 우성은 잠깐 고민하다가 형 저 귀국하면 봐요 저도 오랜만에 형 봐서 좋았어요! 이런 식일줄은 몰랐지만! 하고 그새 익숙해진 인사인지 이명헌 꼬옥 안아주고 먼저 문 밖으로 나감.
홀로 남겨진 이명헌 잠시 한숨 비슷한 숨고르기를 하고 자신도 뒤따라서 문 열고 나갈듯.
새하얀 빛이 쏟아지는 착각이 들고 사방의 사물이 분간되기 시작할 쯤 고작 1,2초의 짧은 순간인데 이명헌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탕비실이었음. 식탁 위에 일지가 있고 물은 아직도 안 끓여졌을 듯.
그 해 괴담 소문은 명맥이 끊겼고 다음해부터 다시 소문이 돌았으나 이미 이명헌은 졸업을 하고 난 뒤라 소문이 뭐였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음
학교라면 특색있는 괴담 하나쯤 가지고 있으니
산왕공고도 하나 있었음
12시 되면 싸우는 동상, 진짜 책 읽는 소녀, 돌아다니는 스켈레톤 이런 진부한거 아니고 xx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이 산왕공고 유명 괴담임
진위여부는 불투명 하나 매년 한명씩 이 괴담의 희생자가 나왔다는 '소문'이 학교내에 은밀히 퍼져있음. 예를 들면 2반 영수한테 들었는데 xx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7반 땡칠이가 걸렸대 이런 식으로
근데 또 2반 영수한테 물어보면 자긴 3학년 선배 누구누구한테 들었다 이런 식으로 입에서 입으로 퍼지는 소문이라 진위여부는 모름. 그래도 매년 희생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괴담은 재학생들 사이에서 한번쯤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하긴 함.
일명 x못방의 x는 매번 괴담의 주제가 달라져서 그렇겠지. 일단 2명 이상 들어가는 걸로 소문이 났고 시키는 지령도 사실 각기 다름. 재학생들끼리 들은 괴담도 다 다르고 졸업생들이랑 맞춰봐도 걍 같은 제시어가 없음. 그리고 이명헌은 소문으로만 들어본 xx의 제시어를 두 눈으로 읽을 날이 올 거라고는 생각 못 했음
농구부 훈련 끝나고 잠깐 일지 정리할겸 기숙사 탕비실에 와있었는데 진짜 이유는 12시 땡치면 야식으로 라면 한그릇 할 생각이었음. 그래도 일지 쓰긴 해야 양심이 안 아프니까 물 끓을 동안에 펜 좀 들었는데
갑자기 뿌연 연기같은게 방에 꽉꽉 들어참. 연기의 존재를 의식했을 때 바로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하얀 벽지가 있는 널직한 방이었을 듯.
진짜 한순간에 주변 풍경도 변했음. 별다른 대응도 못해보고 멍뚱히 서 있는데(당연히 있던 책상이랑 의자는 다 사라졌을듯) 인기척에 흠칫하고 옆을 보니 누가 서 있었겠지
정우성 농구잡지 들고 서서 굳다
이명헌 살짝 놀란 얼굴만 할뿐 극한의 침착함으로 소리 지르고 싶은거 억눌렀을듯. 일단 자기 외에 사람이 있다는 것도 놀랐는데 막상 보니 아는 얼굴이라 소리 안 지른거임. 모르는 타인이었음 사자후 지름
정우성도 똑같이 이명헌 발견하고 놀라서 굳기->동공 떨리기-> 민첩하게 이명헌과 거리 두기->놀라서 굳은 머리로 겨우 이명헌인거 확인하기->그제야 놀람+진정 섞인 얼굴로 보기
이 루틴 밟았을듯
어쨌든 방처럼 보이는 공간에 있는거라고는 둘 뿐이었으니까 둘러보고 할것도 없었음. 방은 외부에서 태양이 있는것처럼 눈이 아프지 않게 밝았고 벽지는 화이트라 깨끗한 느낌이고 창문은 하나도 없으며 중앙에 테이블과 의자 두개가 있었음
그리고 문도 하나 있음
이명헌 정우성 둘 다 번갈아 가며 열기 위해 시도해봤을듯. 우선 문고리가 없는 형태였음.힘껏 밀거나 좁은 문틈에 손 넣어서 당겨도 꿈쩍하지 않았음
미닫이뿅?
정우성 낑낑 대다가 이명헌이 하는 말 듣고 미닫이처럼 밀어도 봤는데 안됨. 문이 아니라 돌덩이임. 둘 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 있다가 이윽고 문에 뭔가 글자가 나타나기 시작함
키스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
정우성 읽고 이게 뭐야라는 눈빛으로 이명헌 바라봄. 이럴 때 믿을 수 있는건 선배이자 형이자 주장인 명헌이형뿐이다
한편 이명헌 없는 머리를 쥐어잡으며 절망하다
올해 11월이긴함. 하지만 하반기가 되도록 그 유명한 x못방의 괴담을 들은 기억이 없었음. 그 많고 많은 빡빡이들 중에서 내가 당첨이라니. 심지어 원플원으로 정우성이랑.
그래봐야 머 어쩌겠음. 괴담의 소문은 다들 한가지 엔딩뿐임. 결국 xx를 하고 정신 차리니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더라. 그리고 이 방의 제시어 '키스'
키스란 무엇인가. 적어도 2인 이상이 입술을 부벼야 하는 행위다. 차라리 작년 소문처럼 싸움하지 않으면 못 나가는 방이었으면 좋겠는데 이번은 너무 쏘 로맨틱임. 일단 모른척 하나뿐인 테이블로 가서 앉음. 생각정리할 시간이 필요해.
그리고 뭔지 모르겠는 정우성 몇번 더 열려고 시도하더니 안되는거 알고 깔끔하게 포기하고 이명헌이 있는 테이블로 옴.
둘 다 잠시간 아무 말 없이 서로 얼굴 한번 봤다가 앗 손톱 거스러미가... 하고 뜯뜯 하고 있다가 곁눈질로 상대 살피다가....
방은 지나칠 정도로 조용하고 도망갈 구석이라고는 없었음
그냥 한번 갈기고 끝내자뿅
결국 침묵에 진 이명헌 급발진해서 벌떡 일어남과 동시에 말함. 정우성 네에?? 하고 자기도 모르게 이명헌 따라서 일어남
우성 한국어 알거아냐뿅. 키스 안 하면 못 나가
아니...그래도 이렇게 갑자기 형이랑요??
뭔가 현실감각이 없었음. 걍 꿈같이 붕 떠있는 느낌. 갑자기 선배이자 형이랑 입술 부비부비부터 현실감각 없는데 심지어 고민하는거 같던 이명헌은 급 해보자로 결론내리고.
그러나 이명헌은 더는 물러설 곳이 없었음. 그래 함 대주고 끝내자는 마인드였음.
결국 이명헌의 리드와 설득과 차후 이 일은 절대 외부에 발설하지 말것을 새끼손가락과 손바닥 도장까지 찍은 후에 둘은 서로를 가까이서 마주봄. 그리고 대망의 까짓꺼 한번 시원하게~ 의 까짓꺼를 하게 되는데...
......
......
둘 다 눈 감고 제 자리에 서 있기.
다시 눈을 뜬건 '왜 안 오지'라고 생각하고 30초가 흘렀을 시점이었을 듯
둘은 나가기 위한 합의가 필요했음. 예전부터 산왕 농구부는 중요한 일에는 가위바위보 삼세판으로 승부를 봤을. 이명헌 2패.
결국 이명헌이 다가가기로 하고 눈 뜨지 말란 협박성 당부와 함께 대망의 키스가 시작됨
키가 더 큰 우성의 어깨를 잡고 고개 각도를 맞춰보니 주장이자 선배이자 형인 이명헌이 까치발을 들어야 할 판임. 상황파악 끝난 이명헌
정우성 꿇어
넵
정우성 토달지 않고 무릎 살짝(이명헌 생각임) 숙여서 각도 맞춰줌. 겨우겨우 전제조건을 맞추고 이명헌 이제부터 단 한가지만 생각하기로 함. 멈추면 ㅈ된다 뿅. 이 생각 하나뿐임
여기서 멈추면
나갔는가->x
어색해졌는가->o
이렇게 되기 때문임
이럴바엔 어색해지더라도 소정의 목표는 달성해야했음. 비장하게 어깨잡고(형 저 어깨 부러질거 같아요) 과감하게 고개 전진함. 입술에 물컹한게 닿고(여기서 더는 생각하지 못했음) 이명헌은 그대로 굳음
와 부드럽고 따뜻하고 숨소리도 들리고 기분 진짜 엄청 완전 이상뿅....
굳어버린 이명헌 이게 제 첫키스임을 상기하자 더는 어떤 진도도 뺄 수 없게 되어버림. 입술끼리는 뽀뽀로 취급하는지 방에는 어떤 이상한 변화도 없음. 눈 슬쩍 뜬 정우성 눈 앞에 난생 처음보는 당황한 표정의 이명헌을 목도하다
그러나 산왕 입학 이래 이명헌과 농구로 제일 많이 붙어있었고, 존 프레스 연습, 농구부 연습, 개인연습, 공부과외(정상적인 과외반 찍기 및 족보 반) 등등으로 이제 이명헌의 속눈썹만 봐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맞히는 경지에 오른 정우성
결국 큰 결심하고 제 어깨를 잡은 이명한 팔을 잡고 조금 더 당김. 당겨지는 순간이 입술을 떼고 말을 하려고 벌린 입을 놓치지 않고 확 끌어당겨서 다시 그대로 입 맞춤
아까 감각이 너무 이상해서 몸서리치던 이명헌은 와 산 다음에는 바다라더니....하는 생각을 멈추지 못함
입 안까지 침범해 들어온 혀에 농락당하다가 숨 막혀 죽을 뻔 했으나 인간은 원래 입이 아닌 코로 쉰다는 사실을 깨닫고 죽을 위기에서 벗어남
부드럽고 능숙하게 잘 하는 후배의 리드대로 끌려가다가 겨우 입을 뗀 건 철컥 하는 자물쇠 열리는 소리 때문이었을 듯.
와 형 저희 성공했어요
그러나 그 때쯤 이명헌은 생경한 경험으로 다리에 힘이 풀려 정우성이 팔을 잡고 있지 않았다면 꼴사납게 주저앉을 지도 모르는 상황이었음
겨우 정신이 든 다음에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똑바로 섰지만.
문이 열렸음에도 둘 다 바로 나가거나 하지 않음. 잠시 머뭇거리는 정우성을 두고 이명헌이 등을 먼저 밀었음
나가봐뿅
아, 그래도 되요??
갈팡질팡하는 우성을 보고 이명헌이 고개를 끄덕임
오랜만에 얼굴봐서 좋았다뿅. 거긴 낮이지?
정우성의 옷차림은 외출복 차림이었음. 우성은 잠깐 고민하다가 형 저 귀국하면 봐요 저도 오랜만에 형 봐서 좋았어요! 이런 식일줄은 몰랐지만! 하고 그새 익숙해진 인사인지 이명헌 꼬옥 안아주고 먼저 문 밖으로 나감.
홀로 남겨진 이명헌 잠시 한숨 비슷한 숨고르기를 하고 자신도 뒤따라서 문 열고 나갈듯.
새하얀 빛이 쏟아지는 착각이 들고 사방의 사물이 분간되기 시작할 쯤 고작 1,2초의 짧은 순간인데 이명헌은 정신을 차리고 보니 탕비실이었음. 식탁 위에 일지가 있고 물은 아직도 안 끓여졌을 듯.
그 해 괴담 소문은 명맥이 끊겼고 다음해부터 다시 소문이 돌았으나 이미 이명헌은 졸업을 하고 난 뒤라 소문이 뭐였는지 확인할 길은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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