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연갤 - 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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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12 20:37
네가 내 앞에 나타났잖아.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타나서, 예쁘게 웃어서, 그래서 너 밖에 생각 못 하게 했잖아. 그러니까 나 책임지라고...
하며 냅다 송태섭 집에 쳐들어온 이혼한 정대만으로 대만태섭 너무너무너무너무 보고싶다.........
롱디라는 게 사람을 참 빨리 지치게 해서 결국 태섭이가 먼저 이별을 고했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국까지 찾아온 대만이한테 말이 통하지 않는 것보다, 타고난 피지컬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것보다, 아시안이라고 인종차별 받는 것보다 나는 선배 때문에 제일 힘들다는 말까지 하며 상처를 주고, 또 받으면서 관계의 끝은 너덜너덜하게 마무리 됐지.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음. 이 관계는 애초에 둘만 아는 관계였음. 비밀이었던 연애가 끝났지만 해는 뜨고 세상은 변함없고 일상을 시작해야했지.
아무렇지 않은 척에 이골이 난 태섭이는 평소처럼 매일을 보냈음.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헛구역질 하는 횟수가 늘고 대만이 꿈이라도 꾸면 그 날은 밤새도록 멍하니 있었지만 어떻게든 한국으로 가지 않고 버텼지. 그 때문인지 덕분인지 미국 생활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대만에 대한 감정도 조금씩 무뎌졌음. 그런데 미국까지 날아온 정대만의 청첩장을 보니까 그건 착각이었는지 가슴이 꽉 조여왔지. 청첩장만 봐도 이런 반응이었으니 결혼식은 가지 않았고 몇 년이 더 흘러서야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정대만에 대한 마음도 정리하며 한국으로 아주 들어가는 태섭이었음.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어렵냐는 그 시절 북산 농구부원들 사이에서 맞은편에 앉아 술도 마시지 않고 고요하게 타오르는 눈으로 쳐다보는 정대만의 시선을 받고도 이제 속이 울렁거리지 않았음. 선배는 안 마셔요? 말도 척척 걸어댔지. 난 차 가져와서. 그렇구나. 대꾸도 잘했음. 그러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 달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만이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태섭이를 향해 있었지. 할 말 있어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묻는 말에 대만이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가 바람 좀 쐬자. 하며 태섭이 팔을 잡아서 일으켰음. 걱정스러운 달재의 얼굴을 보고 괜찮아. 안 그래도 잠깐 바람 쐬고 오려고 했어. 라며 안심시켰지. 그렇게 덥고 왁자지껄한 술집을 나와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부는 조용한 바깥으로 나오니 마치 세상에 둘만 남은 기분이었음. 나오자고 하더니 막상 나와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대만이는 아까와 다르게 많은 감정을 얼굴에 담고 있었고 그걸 끊어내는 건 송태섭의 몫이었음.
결혼 생활은 어때요?
단 한 문장만으로 대만이의 얼굴에 금이 가는 듯 했지.
결혼식 못 가서 미안해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해요.
두 갈래. 세 갈래. 쩌저적 소리가 나는 것처럼. 하지만 태섭이는 못 본 척 했음. 우리 둘 사이는 이게 맞는 거니까.
지금이라도 축의금 보내줄까요?
...됐다.
장난스러운 말에 겨우 대답을 한 대만이의 목소리는 어쩐지 형편없이 들렸음.
행복하죠?
......
분명 행복할 거에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을테니까.
그러니 그런 표정은 이제 지워요. 나는 당신한테 지나온 시간의 흔적일 뿐이니까. 뒷말은 삼키고 정말 아무것도 걸릴 것 없이 웃는 태섭이 모습에 금이 갔던 대만이의 얼굴은 완전히 깨져버렸음. 그걸 본 태섭이는 이제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음. 다시 깔끔하게 북산고 선후배로 돌아간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왜인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더욱 환하게 웃을 수 있었지. 하지만,
너 때문에 이혼하고 왔어.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 했지. 그동안 정대만 하나만 생각하느라 누굴 곁에 둘 생각도 못 한 태섭이는, 정말 이제 정대만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내 앞에 나타났잖아.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타나서, 예쁘게 웃어서, 그래서 너 밖에 생각 못 하게 했잖아. 그러니까 나 책임지라고...
끝으로 갈 수록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가, 여전히 사랑을 말하는 일렁이는 눈이 태섭이를 속절없이 흔들었고 저절로 팔을 벌려 끌어안게 만들었지. 허리에 단단하게 둘러진 팔을 느끼며 아무래도 정대만한테 벗어나기는 그른 것 같다고, 아마도 평생 잡혀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태섭이었음.
대만이가 미국에까지 청첩장 보낸 이유는 도발의 마음이 컸음 이걸 보고도 네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 같은 느낌
결혼한 이유도 태섭이 때문에 홧김에 한..... 미안합니다....
슬램덩크
하며 냅다 송태섭 집에 쳐들어온 이혼한 정대만으로 대만태섭 너무너무너무너무 보고싶다.........
롱디라는 게 사람을 참 빨리 지치게 해서 결국 태섭이가 먼저 이별을 고했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미국까지 찾아온 대만이한테 말이 통하지 않는 것보다, 타고난 피지컬 차이를 극복할 수 없는 것보다, 아시안이라고 인종차별 받는 것보다 나는 선배 때문에 제일 힘들다는 말까지 하며 상처를 주고, 또 받으면서 관계의 끝은 너덜너덜하게 마무리 됐지. 하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음. 이 관계는 애초에 둘만 아는 관계였음. 비밀이었던 연애가 끝났지만 해는 뜨고 세상은 변함없고 일상을 시작해야했지.
아무렇지 않은 척에 이골이 난 태섭이는 평소처럼 매일을 보냈음. 속이 썩어 문드러지고 헛구역질 하는 횟수가 늘고 대만이 꿈이라도 꾸면 그 날은 밤새도록 멍하니 있었지만 어떻게든 한국으로 가지 않고 버텼지. 그 때문인지 덕분인지 미국 생활에 서서히 자리를 잡아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대만에 대한 감정도 조금씩 무뎌졌음. 그런데 미국까지 날아온 정대만의 청첩장을 보니까 그건 착각이었는지 가슴이 꽉 조여왔지. 청첩장만 봐도 이런 반응이었으니 결혼식은 가지 않았고 몇 년이 더 흘러서야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정대만에 대한 마음도 정리하며 한국으로 아주 들어가는 태섭이었음.
왜 이렇게 얼굴 보기가 어렵냐는 그 시절 북산 농구부원들 사이에서 맞은편에 앉아 술도 마시지 않고 고요하게 타오르는 눈으로 쳐다보는 정대만의 시선을 받고도 이제 속이 울렁거리지 않았음. 선배는 안 마셔요? 말도 척척 걸어댔지. 난 차 가져와서. 그렇구나. 대꾸도 잘했음. 그러고 자연스럽게 시선을 돌려 달재와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만이의 시선은 노골적으로 태섭이를 향해 있었지. 할 말 있어요? 정말 아무렇지 않게 묻는 말에 대만이는 잠깐 말문이 막혔다가 바람 좀 쐬자. 하며 태섭이 팔을 잡아서 일으켰음. 걱정스러운 달재의 얼굴을 보고 괜찮아. 안 그래도 잠깐 바람 쐬고 오려고 했어. 라며 안심시켰지. 그렇게 덥고 왁자지껄한 술집을 나와 차가운 겨울 바람이 부는 조용한 바깥으로 나오니 마치 세상에 둘만 남은 기분이었음. 나오자고 하더니 막상 나와선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대만이는 아까와 다르게 많은 감정을 얼굴에 담고 있었고 그걸 끊어내는 건 송태섭의 몫이었음.
결혼 생활은 어때요?
단 한 문장만으로 대만이의 얼굴에 금이 가는 듯 했지.
결혼식 못 가서 미안해요. 늦었지만 결혼 축하해요.
두 갈래. 세 갈래. 쩌저적 소리가 나는 것처럼. 하지만 태섭이는 못 본 척 했음. 우리 둘 사이는 이게 맞는 거니까.
지금이라도 축의금 보내줄까요?
...됐다.
장난스러운 말에 겨우 대답을 한 대만이의 목소리는 어쩐지 형편없이 들렸음.
행복하죠?
......
분명 행복할 거에요. 사랑하는 사람이랑 결혼했을테니까.
그러니 그런 표정은 이제 지워요. 나는 당신한테 지나온 시간의 흔적일 뿐이니까. 뒷말은 삼키고 정말 아무것도 걸릴 것 없이 웃는 태섭이 모습에 금이 갔던 대만이의 얼굴은 완전히 깨져버렸음. 그걸 본 태섭이는 이제 정말 끝이라고 생각했음. 다시 깔끔하게 북산고 선후배로 돌아간다고, 그렇게 생각하니 왜인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져서 더욱 환하게 웃을 수 있었지. 하지만,
너 때문에 이혼하고 왔어.
이건 정말 생각지도 못 했지. 그동안 정대만 하나만 생각하느라 누굴 곁에 둘 생각도 못 한 태섭이는, 정말 이제 정대만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네가 내 앞에 나타났잖아. 내가 원하지도 않았는데 나타나서, 예쁘게 웃어서, 그래서 너 밖에 생각 못 하게 했잖아. 그러니까 나 책임지라고...
끝으로 갈 수록 울음을 머금은 목소리가, 여전히 사랑을 말하는 일렁이는 눈이 태섭이를 속절없이 흔들었고 저절로 팔을 벌려 끌어안게 만들었지. 허리에 단단하게 둘러진 팔을 느끼며 아무래도 정대만한테 벗어나기는 그른 것 같다고, 아마도 평생 잡혀있어야 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태섭이었음.
대만이가 미국에까지 청첩장 보낸 이유는 도발의 마음이 컸음 이걸 보고도 네가 가만히 있을 수 있어? 같은 느낌
결혼한 이유도 태섭이 때문에 홧김에 한..... 미안합니다....
슬램덩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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