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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13:19
기숙사든 자취방이든 티비 놓을 형편은 안되서 라디오만 있으면 좋겠다. 왜냐면 대태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노래를 듣고 춤추는 걸 보고싶음.....

태섭이 집에 온 첫날밤, 대만이는 시차 적응하느라 잠이 오질 않았음. 몇 번 뒤척거리다가 태섭이 자는데 방해될까봐 나란히 붙어누워있던 싱글침대에서 조심스럽게 일어나겠지. 방에서 나와서 소파에 앉는데 얼마 안 있으니 태섭이도 나와서 잠이 안 와요? 하고 대만이 옆자리에 앉는 거야.

너 편하게 자라고 나왔는데 나오면 어떡하냐.
선배가 못 자는데 제가 어떻게 자요.
눈이 반은 감겼는데?
괜찮아요.
그냥 들어가서 자. 내가 불편해.
괜찮다니까요. ....나 선배랑 있고싶어요.

그 말에 결국 웃으면서 태섭이를 끌어안는 대만이었음. 미국 가더니 예쁜 말만 늘어났다면서 태섭이 머리에 여러차례 입술을 내린 건 덤이었음. 그러다 문득 라디오가 눈에 띄었고 대만이는 라디오를 가리키며 저거 되는 거냐고 물었지. 네, 종종 들어요. 틀어줄까요? 대만이가 고개를 끄덕였어.



라디오를 틀면 시간이 시간인지라 잔잔한 노래가 나왔음. 가사는 몰라도 노래가 꽤 마음에 든 대만이는 소파에서 일어나더니 태섭이 앞으로 손을 내밀었지. 뭐냐는 태섭이 눈빛에 대답 대신 한 손으로 태섭이 손을 잡아일으키고 그대로 쥔 채 다른 손으로는 태섭이 허리에 손을 얹으며 천천히 흔드는 대만이었어. 이게 무슨 자세인지 깨닫고 태섭이는 웃음을 터뜨렸음.

왜 웃어?
그냥요.
좋지 않아?
나쁘진 않네요.

대만이가 흔드는대로 따라가던 태섭이의 발이 대만이의 발등 위에 얹어졌음.

나 지금 졸려서, 선배가 좀 움직여요.
분부대로.

태섭이의 손이 대만이의 손에서 벗어나고 대만이의 허리를 끌어안자 대만이도 태섭이를 꼭 껴안아주었지. 제 품 안에 안긴 포근한 냄새와 발등 위에 얹어진 따끈한 온도가 기꺼워 대만이는 기쁜 얼굴로 태섭이를 안고 천천히 움직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