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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9 01:28
우성이 명헌과 좋은 선후배 사이라는 말 뒤에 숨어 여러 인연을 만들면서 간과한 점 한 가지는 자신이 얼마나 이명헌에 대한 마음이 컸는지였다.
시작은 시시한 얘기. 미국에 가게 되고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우성은 들뜬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파티도 나가며 인맥을 넓히지 않아도 우성은 교내의 유일한 동양인 포워드 겸 포인트가드였기 때문에 인맥 넓히기는 훨씬 수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성에게 대쉬도 받고 똥차도 만나고 벤츠도 만나가며 그야말로 온갖 차고지 같은 우성의 연애는 멀리 사는 명헌에게도 매일 유선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달마다 바뀌는 연애라니 달력 없어도 되겠다 뿅”
“놀리지 말고요~~~ 저 이번 설에 드디어 한국 가는데 한 번 얼굴 봐요.”
“가족들이나 보러가 뿅”
“가족이랑 형이랑 비슷하지 뭐 어때요”
보러 온다는 말은 좋은데 가족같은 선후배 사이. 우성의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기 때문에 모든 개좆같은 기분이 몰려오는 걸까. 명헌은 생각했다
연휴 첫날 명헌은 공항에 막 도착한 우성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짧게 고개를 까딱여 차에 태웠다. 시시콜콜한 대화 사이 우성이 머무는 호텔과 휴가일수를 듣게 되니 자주 볼 수 있는지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우성은 고맙다며 자신이 묵는 방의 여분 카드키를 건네며 언제든 놀러와도 좋다는 허락을 했다.
문제는 언제든 놀러와도 좋다에 자신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을 줄은 명헌은 몰랐다. 우성은 가족은 물론 현철과 현필까지 자유롭게 부른 그야말로 ‘사심 없는’ 초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우성의 첫 한국 방문은 명헌에게 그저그런 시시한 에피소드로 끝나버렸다.
미국으로 돌아간 우성은 전 애인 리스트 신기록 갱신 중이었으며 명헌은 그 소식을 비참한 기분으로 매일 당사자에게 새벽마다 들어야했다.
“넌 돈이 남아도냐 아껴 써라 뿅. 이제 전화 그만해.”
“그치만 형 목소리 안 들으면 그 날 시작이 개운하지가 않은데요.”
“...”
“어 왜 갑자기 조용해져요? 징크스 취급은 아니고요...”
“그런거 아니면 뭔데 뿅.”
“형 왜 갑자기 화를 내요 그냥 형 목소리 안 들으면 자꾸 생각나서 그런건데...”
“애인한테나 전화 많이 해라 뿅.”
“에이 형이 더 말 잘 통해요 근데 형...”
명헌은 자기도 모르게 욱해서 전화를 끊었다. 우성이 하는 말의 모든 게 다 아팠다. 어차피 저를 좋아해서, 보고 싶어서 목소리를 듣고 싶단 말이 아니니까 우성의 자각 없는 직설적인 문장이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느껴져 명헌은 허덕였다.
우성명헌
시작은 시시한 얘기. 미국에 가게 되고 현지인 친구들을 사귀면서 우성은 들뜬 마음을 주체할 수 없었다. 친구를 사귀기 위해 파티도 나가며 인맥을 넓히지 않아도 우성은 교내의 유일한 동양인 포워드 겸 포인트가드였기 때문에 인맥 넓히기는 훨씬 수월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이성에게 대쉬도 받고 똥차도 만나고 벤츠도 만나가며 그야말로 온갖 차고지 같은 우성의 연애는 멀리 사는 명헌에게도 매일 유선상으로 업데이트 되고 있었다.
“달마다 바뀌는 연애라니 달력 없어도 되겠다 뿅”
“놀리지 말고요~~~ 저 이번 설에 드디어 한국 가는데 한 번 얼굴 봐요.”
“가족들이나 보러가 뿅”
“가족이랑 형이랑 비슷하지 뭐 어때요”
보러 온다는 말은 좋은데 가족같은 선후배 사이. 우성의 생각은 딱 거기까지였기 때문에 모든 개좆같은 기분이 몰려오는 걸까. 명헌은 생각했다
연휴 첫날 명헌은 공항에 막 도착한 우성을 보고 아무렇지 않은 척 짧게 고개를 까딱여 차에 태웠다. 시시콜콜한 대화 사이 우성이 머무는 호텔과 휴가일수를 듣게 되니 자주 볼 수 있는지 기대가 되는 건 사실이었다. 호텔에 도착하자 우성은 고맙다며 자신이 묵는 방의 여분 카드키를 건네며 언제든 놀러와도 좋다는 허락을 했다.
문제는 언제든 놀러와도 좋다에 자신 말고도 다른 사람이 있을 줄은 명헌은 몰랐다. 우성은 가족은 물론 현철과 현필까지 자유롭게 부른 그야말로 ‘사심 없는’ 초대를 한 것이기 때문에 우성의 첫 한국 방문은 명헌에게 그저그런 시시한 에피소드로 끝나버렸다.
미국으로 돌아간 우성은 전 애인 리스트 신기록 갱신 중이었으며 명헌은 그 소식을 비참한 기분으로 매일 당사자에게 새벽마다 들어야했다.
“넌 돈이 남아도냐 아껴 써라 뿅. 이제 전화 그만해.”
“그치만 형 목소리 안 들으면 그 날 시작이 개운하지가 않은데요.”
“...”
“어 왜 갑자기 조용해져요? 징크스 취급은 아니고요...”
“그런거 아니면 뭔데 뿅.”
“형 왜 갑자기 화를 내요 그냥 형 목소리 안 들으면 자꾸 생각나서 그런건데...”
“애인한테나 전화 많이 해라 뿅.”
“에이 형이 더 말 잘 통해요 근데 형...”
명헌은 자기도 모르게 욱해서 전화를 끊었다. 우성이 하는 말의 모든 게 다 아팠다. 어차피 저를 좋아해서, 보고 싶어서 목소리를 듣고 싶단 말이 아니니까 우성의 자각 없는 직설적인 문장이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느껴져 명헌은 허덕였다.
우성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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