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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6 22:31
태섭이 알바킹이라 여기저기서 일하는데
태섭이를 좋게(?) 본 햄버거 집 사장이

망고나시 위에 앞치마 걸치고 패티 굽는 태섭이한데
혹시.... 이런 알바 생각 없냐고 물어봐서 시작한
게이클럽에서의 고고보이 아르바이트...


태섭이 꼬드길 때
그냥 춤만 추면 된다고
음식점에서 서빙하는 거라 생각하면 된다고 하면서
춤 같은 거 춰 본 적 없다고 빼는 태섭이 열심히 설득함

근데 실제로 가서 보니 생각보다 너무 어둡지도 않고
태섭이는 야외수영장 쪽에 배치되어서 덜 답답할 거 같음
막 위에서 물도 뿌려대고 옷이라곤
삼각수영복 하나밖엔 못걸치지만
실내에서 일하는 애들의 괴상망측한 차림보단
이게 낫다고 생각하는 태섭이

무엇보다 여기서 두 달 정도만 일하면
모든 알바 합쳐서 벌었던 것보다 더 많이 벌 수 있음
계약서도 딱히 수상해 보이지 않고
팁도 가게랑 나누는 거 없이 가질 수 있다는데
뭐 시작할 때는 팁같은 건 기대도 안 하는 태섭이겠지

그런데 막상 시작해 보니
맨날 만들어진 패션 근육만 보다
생활 근육으로 다져진 태섭이가
팔 한번만 들어도 꿈틀
목만 까딱거려도 꿈틀
다리만 들어도 꿈틀꿈틍
하는 걸 어렴풋한 조명 속에 보니
정신 못차리는 손님들...

태섭이 나중에는 다 담지도 못하고 그냥 떨어지면 떨어지는대로 몸에 지폐 몇장씩 붙이고 춤 출 거 같다


그런데 거기서 일하기로 한 마지막 날
평소처럼 별일(?)없이 춤추던 태섭이 귀에
낯익은 목소리가 들려와....


...ㅅ!
....ㅌ섭!!!!

야!!!!!송태섭!!!!!!!!!!!


아니 왜 한국에 있어야할 남자친구가 여기에..
당황도 잠시


잠깐 여기 게이클럽이잖아!
저 미친 애인 형아가 진짜!!

태섭이 순간 이성 잃고 춤추다 말고 손님들 사이로 뚜벅뚜벅 걸어가는데도 손님들 팬서비스인 줄 알고 막 돈 뿌려대면 어캄

정대만은 쏟아지는 지폐 중에서도 하필이면 입에 들어갈 뻔해서 에베베 퉤퉤 하며 손 앞으로 휘젓고 있고...

태섭이는 눈에 불을 켜고 정대만만 보고 걸어가
팁이고 뭐고 지금 뵈는 게 없음

그렇게 허우적대는 대만이 한 팔 낚아채고 나서야...


정대만.

하고 이름 부르는데
대만이는 대만이대로 억울함

놀래켜주려고 방학 때 몰래 왔는데
애가 동네 어딜 뒤져도 없어
신고라도 해야하나 무서운 마음에
알바한다고 했었던 가게들 무작정 찾아가서
소식 수소문하는데...

햄버거집 사장이 결국 털어놔서
일하는 곳 알아내서 잡으러 왔더니
이게 뭐야
생각보다 더 이상한 곳이었잖아

게다가 그냥 춤추는 종업원 정도가 아니라
아주 그냥 다 얘 보러 온 손님들인 거 같고..(그런거까진 아님)
애인인지 미친인지 진짜 너죽고 나죽자 심정이 되긴 했는데?

지금 팔 잡은 손에 힘들어 간 거 봐?
지금 자기가 화낼 군번이야???

그렇게 게이클럽 한복판에서 개같이 싸우고(진짜로 싸움)
결국 마지막날 급여는 못 받고 쫓겨난 태섭이...
근데 싸우는 와중에도 팁던져 주는 사람들 있었을 듯....


그렇게 한바탕 소동 있던 뒤로
태섭이네 집에와서 등돌리고 자고
다음날 일어나서도 냉전 상태인데
대만이 밥은 먹여야겠다 싶은 태섭이

그래도 번 돈이 있으니까 좀 좋은 레스토랑 데려가 주는데
갑자기 맛있는 고기 앞에두고 포크랑 나이프 든 채로 울음터뜨리는 대만이 때문에 놀라서 벌떡 일어남

씨ㅣ..잉... 너네 집 냉장고에는....암무고또 없던데...훌쪅...너 왜 나한테 이런 거 사쥬냐고.......흐어엉......

사실 그런 데에서 그런 알바하는 태섭이한테 화도 났지만
얼마나 급하면 그랬겠냐 싶어 마음이 안 좋았던 대만이


대충 급한 대로 태섭이가 조아하던 과자만 챙겨온 대만인데
냉장고를 열어보니 텅 비었어(원래도 식단하느라 뭐 잘 안 먹음)
집도 생각보다 너무 좁은 거 같고 주변 치안도 별로야...
내 초코푸들다람쥐 너무 불쌍해.......

하는 생각에 아침부터 삐진 건 안 풀렸는데 눈물 날 거 같던 대만이
결국 터지고 나니까 안 멈춰져서 주변 사람들이 다 쳐다보도록 울겠지

태섭이도 안절부절하면서 달래주고...


야아... 내가 가진 돈 다 너 주고 갈게에.... 너 마싯는 거 사머꼬 힘들지마아...


하면서 쥐어주는 게 200불이야
사실 대만이도 알바해서 온거라 넉넉하진 않음
집에서도 조금 보태주긴 했지만 어디 비행기 값이 한 두푼이냐고..

아무튼 그 200불 손에 쥔 채로 찡하기도 하면서
이 상황이 웃기고 어쩐지 만족스럽기도 해서
싱긋 웃으면서 대만이 울음 그칠 때까지 기다리는 태섭이...

그렇게 자기 때문에 괜히 나가서 돈 쓰지 말라면서
대만이가 자꾸 집에 있자고 그래서
대만이랑 집에서 피자나 시켜먹으면서
(다른 거 사준데도 대만이가 거부함)
근데 또 집에 단 둘이서만 있으니까
서로 시도 때도 없이 붙어먹기는 하고...

여행 내내 그렇게 보내는 태대인데...
태섭이 그날 이후로 꼭 성공한다고 이갈면서 보냈을 거 같음


그리고 나중에는
평소엔 자기 혼자 그런 거 관심도 없으면서
초호화 호텔 숙박에 라운지 통째로 빌리기 이런 거 하루쯤은 해줬으면 좋겠다

근데 그렇게 되어도 대만이는 변함이 없어서
자기도 있는 집 자식에 못 버는 사람도 아닌데
너 쓸데 없이 돈 쓰는 거 아니냐고
하면서도
뭐 신기한 거 나올 때마다 소년처럼 눈 반짝여서...

태섭이는 그거 보는 게 제일 즐거워서
주변풍경이고 뭐고 대만이한테만 시선 고정되어 있고

고고보이 태섭이가 보고싶었을 뿐인데 많이 왔다
아무튼 태대 영사했음 좋겠다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