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웅 친위대 중에 한명인 여자애가 매일 태웅이 경기마다 따라다니면서 캠코더로 찍다가 제일 먼저 눈치 챘으면 좋겠음.. 유독 정대만을 따라다니는 눈이라던가 자꾸 정대만 뒤에서 머뭇거리는 걸음이나 마주 안아주려다 망설이는 손이 카메라에 찍힌 거야..

근데 문제는 태웅이보다도 더 먼저 안거지.. 이걸 알게 된 여학생 A는 진짜 ‘농구선수’ 서태웅의 찐팬이라 진심으로 서태웅 선수의 사랑이 이뤄지길, 그래서 더 좋은 플레이만을 보여주길 바라는 사람이었을 것 같음.. 근데 우연히 정대만의 졸업식날 사람들 틈에 둘러쌓인 대만이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혼자 있는 서태웅을 목격하게 되고 조용히 ‘좋아하죠? 정대만 선배’ 하고 말 걸어버림..

태웅이는 처음엔 놀란 듯 눈을 크게 뜨더니 곧 ‘아..‘ 하고 나지막한 목소리를 내뱉고 고개를 숙이고 앞머리를 만지작 거림.. A는 속으로 문득 서태웅이 안쓰럽다는 생각을 했음.. 늘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는 서태웅 선수도 이럴땐 그냥 숫기없는 남학생 같구나 하고.. 그 대화는 다른 친구들의 등장으로 그냥 끝나버리고 정대만은 졸업하고 A는 여전히 서태웅의 경기를 따라다니며 더 성장한 서태웅을 지켜봤겠지.. 서태웅이 가끔 상대선수 등 뒤에 적힌 14란 글자를 보며 알 수 없는 얼굴을 하는 이유는 서태웅과 A밖에 몰랐을거야..


그리고 시간이 흘러 북산이라는 이름도 희미해진 어느날 정대만 앞으로 메일이 하나 도착 했으면. 무심코 동영상의 재생버튼을 클릭하니 다 깨지는 화질속에 산왕전 때 북산의 모습, 아니 서태웅의 모습이 담겨 있음. 그리고 정대만은 그때 처음으로 자신의 플레이에 주먹을 불끈 올리며 기뻐하고 자신의 뒤에서 머뭇거리는 서태웅의 모습을 봐..
IMG_4162.jpeg

정대만은 왠지 기분이 이상해져서 보면 안되는 걸 본 것처럼 노트북을 닫아버렸음. 그리고 생각하겠지.. 이제 곧 국대 소집 훈련인데 서태웅 얼굴 어떻게 보나하고..




이렇게 시작하는 태웅대만이 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