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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3 01:17
수인이 수인형으로 변하는 게 자유자재인 게 아니라 뭔가의 신경계 물질의 힘으로 주기적으로 out of control로 왔다 갔다 하는 거면 어떡하지
일단 주기라는 게 있긴 있는데 그 주기도 사실 수인마다 다르고 정확하게 알 수는 없는 거임
발현 주기 관리해 주는 약도 있긴 한데...
수인쪽 의약품은 아직 좀 덜 발달된 세계관이라 다들 꺼려하는 분위기고...

그래서 수인인 태섭이가 태대 결혼식 날짜 잡는데
꼭 이때 해야해요. 죽어도.
해서 제일 안전(?)한 날로 결혼식 날짜도 잡고
인간 모습으로 입을 수트도 고르고
몇 달간 주기 체크도 열심히 하면서
꼭 인간 모습으로 당당하게 형 팔짱 끼고 입장할 상상을 하는 거임...

상상만으로도 조금 울컥해서 눈 벅벅 문지른 적 있었을 듯

그렇게 다가온 대망의 결혼식 날 아침
그런데 이게 웬걸
너무 긴장한 탓인지
다른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수인형으로 변해 있는 거임

송태섭 은근 보수적이라
집은 다 준비되어 있는데
결혼식 올리고 들어가야한다고
정대만이랑 아직 살림도 안 합침

그래서 엄마랑 아라랑 사는 집에서 눈떴는데
갑자기 푸들되어 있는 상황이라 새벽부터
왕왕왕왕! 짖어서 엄마아라 다 깨우고
아라가
엄마! 큰일났어요! 태섭오빠가...!
하고 카오루상도 불러왔는데
카오루상도 당황해서
이걸 어쩌지...하고 푸들 되어 버린 아들 안고
일단 아들 남편될 정대만에게 전화해서 이 사실을 알림

수인화된 태섭이는 불안한지 자꾸 낑낑거리고 도도도도 발톱 소리내며 방안을 고민 있는 비둘ㄱ..아니 푸들처럼 막 돌아다니는데 막상 정대만은 태평하게 태섭이네 집까지 와서 한시도 가만히 못 있는 푸들태섭이 한손으로 달랑 집어 올리더니

일단 미용실 예약이나 다른 것들 취소해야 하니까 제가 데려갈게요~ 좀 있다 식장에서 뵈요~

하고 어째선지 여유롭게 웃으면서 데리고 나감...
아라랑 카오루상도 걱정은 됐지만 이렇게 된 이상 어쩔 수 없음...
본인들도 오늘의 주인공인 신랑의 가족이니 준비할 거 준비해서 식장에 가야함

그리고 혼자서는 준비 못하게된 태섭이가
대만이 손에 들려서 원래 예약했던 인간 미용실(?)은 취소하고
급한대로 애견 미용 해주는 곳에서 목욕도 하고 털도 다듬음
그러는 동안 정대만도 원래 태섭이도 같이 갈 예정이었던 미용실에서 멋지게 광내고 차려 입고 옴

그리고 미용 끝난 푸들 태섭이 데리러 온 손에 뭔가 들려 있는데
강아지용 정장인 거임...

그렇게
고대했던 결혼식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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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고 나가게 되는 송태섭...
결혼식때 울 거 같긴 했는데
이런 식으로 울고 싶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겠지

결국 신랑신랑입장~하는데
큰 보폭으로 성큼성큼 걷는 정대만 옆에서
오도도도도도 빠른 걸음으로 그 보폭 따라 잽싸게 걷는 푸들태섭....

결혼식 올리고 첫날밤
드디어 고대하던 동거하우스도 입성하는데
한번 변하고 나면 며칠은 그 상태로 지내야해서
첫날밤이고 뭐고...
그냥 정대만이 꼬옥 안아주면 안아주는대로 품안에서만 안겨 자야하는 거임

어쩐지 어딘가 기뻐 보이는 정대만 보면서 엄청 얄미워 하는데
수인형인 상태에서는 뭐라고 말도 못함
소심하게 입질이나 하며 불만을 표시함

그렇게 겨우 다시 인간태섭으로 돌아오던 날
그간의 억울함을 토로하며 결혼식에 그럴 줄은 몰랐다고 자기가 수인인 게 이렇게 싫었을 때가 없었다면서 투덜거리는데...

난 좋았는데. 거기서 내 신랑이 제일 귀엽던데? 난 너 수인형일 때 좋아. 부드럽고 좋은 냄새 나.

이러는 정대만 때문에 꿀 먹은 벙어리 상태로 얼굴 빨개지는 송태섭
그러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정대만은

어? 너 지금 귀여운 척 해? 아까까진 화내더니...

하고 볼에 뽀뽀 한번 쪽하고 자기 할일 하러 가서 역시 결혼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송태섭이겠지...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