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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21 01:03
멀쩡하게 잘 살던 이명헌
제 여동생이 결혼한다고 데려온 정우성때문에 인생 꼬이기 시작하는 게 보고 싶다

처음 뵙겠다고 태연하게 인사하는 이명헌때문에 정우성 테이블 아래로 손 꽈드득 말아쥠

아직 결혼 전이지만 그래도 예비사위 대접해주는 이명헌네 집안과 거기에 곰살맞게 녹아드는 정우성
이명헌한테도 형님, 형님 부르다가 슬쩍 형, 명헌이 형, 하고 슬금슬금 넘어오는데 거기에 칼같이 매제라고 부르며 선긋는 이명헌이 보고 싶다면

날짜 가까워질수록 예비 신부는 행복해 보이는데 예비 신랑은 점점 웃음기가 없어지고 예민해지고 저녁 식사 자리에서 멍하니 이명헌만 쳐다보는 횟수가 늘어나고

결국 비오는 밤 초인종도 누르지 않고 문 쾅쾅 두드리는 소리에 나가보면 비인지 눈물인지 흠뻑 젖은 정우성이 원망스러워서 견딜 수 없다는 듯이


- 왜 아무 말도 안 해요. 왜 그냥 있어요, 나 진짜 이대로 결혼해요? 형, 다 알잖아…
- 정우성.


재회 후 처음으로 제 이름 석자 부르는 이명헌에
정우성 숨 몰아쉬면서 하던 말 뚝 멈춤


- 다들 기대가 커.
- …
- 큰 일 앞두고 그르치지 말아야지, 우성아.


손을 뻗어 정우성 어깨를 토닥이는 이명헌. 마치 산왕시절 큰 경기에 나가기 전 저를 격려하던 모습 같았음. 하지만 그때와 다르게 차갑게 웃는 이명헌에 정우성은 뭔가 잘못된걸 느끼고 가슴이 선득함 이명헌 관심끌려고 뒷일 생각 안하고 벌이긴 했지만 점점 이상하게 꼬여가는 느낌을 받았음. 이대로면…


- 잘 부탁해, 매제.


다시 무표정으로 돌아온 이명헌 일그러진 정우성의 면전에다 문 쾅 닫음
아파트 복도에 남겨진 정우성 다시 문 두드릴 생각도 못하고 그대로 서 있었으면 좋겠다 심장이 불안하게 쿵쿵 뛰는 바람에 씨근대는 숨만 몰아쉬면서


그런데 정우성이 먼저 이명헌 떠났던 거고
이명헌의 조용한 복수극에 휘말려서 돌이킬 수 없는 데 까지 휘말린거면 좋겠다
이명헌은 딱히 정우성이랑 다시 잘 해볼 생각없고 그냥 제 눈 닿는데에 얽어놓고 싶다는 빠그러진 마음이었으면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