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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30 17:35





아버지가 농구에 관심이 많으세요.”

 

 

정우성은 시합이 끝난 후 관중석으로 뛰어가며 말했다. 살짝 부끄러운 듯이 뒷머리를 긁적거렸다. 시합 때 휘몰아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어린애가 된 모습에 신현철은 우성의 등짝을 떠밀며 어서 갔다오라고 타박을 줬다.

 

 

우성이는용?”

 

...관중석에 좀.”

 

 

현철은 잠깐 멈칫했다가 이내 아무렇지 않은 척 뒤를 가르켰다. 어색한 반응에 이명헌은 고개를 살짝 갸웃거리더니 이내 아. 하고 힘빠진 소리를 냈다.

 

 

우성이 아버지 오셨어용?”

 

어어 아버지 오셨대. 그냥 잠깐 인사만 하고 온다고 하더라.”

 

그래용. 먼저 차에 가용.”

 

 

신현철은 더 말하지않고 명헌의 어깨에 팔을 걸치고 버스를 향해 걸었다.

 

 

현철용.”

 

어야

 

굳이 신경 안써도 돼용.”

 

“...

 

모르면 됐어용.”

 

 

간단히 말하고 버스 안으로 들어가는 이명헌이었지만 신현철은 식은땀이 조금 흘렀다. 그 날의 기억은 2학년들에게는 거의 트라우마로 남아있었다. 모두가 함구하고 모르는 척 하는 기억을 정작 당사자는 아무렇지 않게 꺼냈다.

 

 

 

 

신현철이 이명헌을 처음 만났을 땐 그저 산왕의 수많은 1학년 중 하나였다. 유쾌하게 시선을 사로잡지도 않았고 키가 눈에 띄도록 크지도 않았다. 대충 인사나 하고 흘려보낼 인연인 듯 싶었으나 훈련 때 이명헌은 또래와 차원이 달랐다. 신현철은 재능이란게 이런 것이구나를 처음으로 실감했다. 같은 나이라고는 상상도 못할 만한 체력과 능력. 1학년 유일로 주전을 차지한 것을 보며 마음 속에서 질투가 스멀 올라온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질투심을 조금씩 가지던 그를 비롯한 1학년들은 모두 고개를 숙일만큼 이명헌에게 가해진 린치는 잔인했다.

 

저 애에게 과거를 상기시키지 말자.

 

버스가 덜컹거리는 산길을 한참을 달리다 멈추자 커다란 덩치의 남학생들이 곡소리를 내며 버스에서 내렸다. 신현철이 잠에 취한 정우성의 뒷덜미를 잡고 끌어내리자 왁자지껄하게 웃고 떠드는 소리가 학교를 채웠다.

 

눈가에 웃음을 띄는 이명헌을 보면서 신현철은 그제서야 조금 안심했다.

 

 

 

 

 

 

 

 

언제나 가만히 있는 법이 없는 후배는 또 그 또랑또랑한 목소리를 울렸다. 다 같이 저녁을 먹을 때였다.

 

 

근데 명헌이 형은 시합에 부모님 안오세요?”

 

 

데자뷰. 라고 느낄만큼 똑같았다.

 

 

 

명헌아, 너희 부모님은 경기 보러 안오셔?”

 

 

신현철이 떠올리기론 이명헌은 1학년 때 처음 그 질문을 받았다. 그 나이대의 남자 고등학생은 섬세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어, 동기와 선배들이 한데 섞인 라면집은 일순 조용해졌다. 질문을 던진 아이도 그럴 의도는 없었을 것이다. 명헌의 대답이 없자 어떻게든 질문을 무마하려고 애를 썼으니까.

 

 

매번 오시는게 드문거지. 바쁘신가보다.”

 

 

그나마 눈치가 빠른 동기인 낙수가 그런말을 해줘도 명헌은 다문 입을 열어 분위기를 풀려는 생각이 없었다. 순하게 생긴 인상이지만 이명헌은 친해지기 쉽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어디서 기인한지 모를 거리감 때문에 같은 동기라 해도 신현철이나 김낙수 같은 녀석들만 친하게 지내는 정도였다.

 

기껏 시킨 음식을 먹지도 않고 조용히 음식점 어느 한군데를 응시하던 이명헌은 신현철이 잔기침을 하며 허벅지를 건드리자 그제야 질문한 동기에게 초점을 맞췄다.

 

 

베시.”

 

 

이상한 말투. 매캐하고 부드러운 목소리. 조금 처진 눈꼬리와 눈썹. 무엇하나 위협적인 부분이 없는데도 그 때 1학년들은 다신 이명헌의 부모님에 대해 물어보지 않았다. 악질적으로 남의 아픈 부분을 건드리려는 생각도 없었거니와 일이분간 유지되었던 침묵이 어느 것보다 무거웠기 때문이다. 그저 다들 속으로 사정이 있겠거니 생각했을 뿐이다.

 

 

 

 

할 말 있으면 해 베시.”

 

화난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보네.”

 

화난건 아니고 그냥 당황했시. 아니 베시

 

그 말투 좀 그만둘 수 없냐?”

 

 

신현철은 일부러 과장하듯 질색하는 시늉을 했다. 신현철은 좋은 친구였다. 친해졌다고 해서 모든 비밀을 알려고 하지 않았다.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시덥지 않은 얘기나 하며 공터를 빙빙 돌면 그만이다.

 

 

 

애들도 나쁜 마음은 없었을거야. 그냥 좀 무식할 뿐이지.”

 

현철이는 생긴거랑 다르게 착해 베시.”

 

고맙다. 칭찬 맞지?”

 

 

뒤통수로 날아드는 손을 슬쩍 피하면서 이명헌은 조용히 웃었다.

 

 

그래도 어차피 다 알게될 것 같은데 베시.”

 

뭐를? 신현철이 도통 알 수 없었던 질문의 해답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나왔다.

 

 

 

 

 

 

 

 

명헌아. 넌 선배가 우습냐?”

 

아닙니다.”

 

 

1학년부터 주전을 따낸 친구는 감독님이 자리에 없을 때면 툭하면 기합을 받기 일쑤였다. 적당히 좀 하지. 1학년들은 정신없이 뛰고 연습하면서도 체육관 한 쪽 구석에서 비오듯이 땀을 흘리며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친구를 힐끗거렸다.

 

 

야 씨발 그만 좀 해라. 우리 명헌이 부모님도 없는데 너마저 이럼 불쌍하잖아.”

 

우리 명헌이 엄마 없어?”

 

몰랐네 난.

 

 

비릿하게 웃는 3학년들의 말은 체육관 모두에게 똑똑히 들렸다. 누구도 그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애써 림으로 시선을 고정한 아이들은 숨소리 하나도 내지 않았다. 신현철은 이를 악물었다.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었다.

 

평소에는 적극적으로 똥군기에 동참하던 다른 3학년들도 몇몇은 눈치를 보거나 괜히 목을 가다듬었다. 거기에 이명헌 때문에 벤치로 물러난 3학년은 더욱 야마가 돌아버린 것 같았다.

 

 

 

근데 부모님은 왜 없냐 명헌아?”

 

“...”

 

어쭈. 선배가 물어보는데 대답 안해?”

 

“...”

 

. 씨발 그래 오늘 다같이 한번 뒤져보자. 선배 말 무시하면 어떻게 되는지 보자고.”

 

 

 

 

 

 

. 하나 하면 선배를-, 둘 하면 무시하지 않는다-”

 

하나-”

 

선배를-”

 

 

-”

 

무시하지 않는다-”

 

 

하나-”

 

...

 

 

 

 

명문 공고 산왕이 고작 이딴거였어? 이딴 학교. 신현철은 경련이 나는 허벅지가 미웠다. 맨 앞에서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는 이명헌이 신경쓰여 죽을 것 같았다. 1시간이 넘게 이어진 기합에 하나 둘 다리에 경련이 일기 시작했다.

 

 

기어코 한 1학년이 허벅지에 쥐가 나서 옆으로 쓰러졌을 때, 눈앞에 있는 등이 우뚝 섰다. 땀이 비오듯이 흐르는 녀석은 여전히 차분하게 서있었다.

 

 

잘못했습니다.”

 

 

그래. 다음부턴 선배 무시하면 안된다 명헌아.”

 

 

.”

 

 

명헌아 넌 다 좋은데 눈치가 좀 없네. 선배가 굳이 두 번을 물어봐야 하겠니?”

 

 

“...”

 

 

어 그래 끝까지 해보자. 다시 하나-”

 

 

“...돌아가셨습니다. 두 분 다.”

 

 

 

신현철은 정말 뛰어나가서 선배의 면상을 후려갈기고 싶었다. 이명헌은 한번도 괴로운 목소리나 표정을 내비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었다. 같이 서있는 동기들 모두 뒷짐 진 팔에 핏줄이 서도록 주먹을 쥐고 땅바닥으로 고개를 내렸다. 아무리 분해도 나설 수 없다. 운동부는 실력만으로 되는게 아니니까. 아무리 미워도 공을 받아야 하고, 공을 넘겨줘야 한다. 오직 그걸 위해서 참는 것이다. 이명헌을 위해서도, 나설 수 없다.

 

 

 

왜에?”

 

 

드디어 끝났으리라 생각했는데, 선배는 이죽거리며 고개를 들이밀었다. 길게 늘이며 장난스럽게 묻는 말에 1학년 중 몇 명이 슬금슬금 말리려는 낌새를 보였다.

 

 

 

. 니네는 선배가 개좆으로 보이냐? 대가리 박아 새끼들아.”

 

 

 

 

명헌아 친구들이 대가리 박고 물어보시잖아. 대답해야지.”

 

 

사고로...”

 

 

이새끼야 자꾸 말이 짧다.”

 

 

두 분 다 교통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아이고 우리 명헌이 마음이 많이 아팠겠네.”

 

 

“...”

 

 

선배가 걱정해주시잖냐.”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 오늘 예절 교육 받느라 수고했다. 들어가서 푹 쉬어라.”

 

 

 

3학년 선배의 해산. 그 말이 떨어지자 마자 2, 3학년들은 우르르 기숙사로 몰려 올라갔다. 1학년들은 분주히 공을 닦고 체육관을 정리했다. 아무도 어떤 말을 꺼낼 수 없었다. 하루종일 연습하고 기합까지 받은 이명헌은 지친 기색도 보이지 않고 함께 공을 정리했다. 먼저 들어가라는 소리조차 할 수 없었다. 중학교를 졸업한지 얼마 안된 어린 아이들은 애써 친구를 외면해주며 빠르게 정리를 끝마쳤다.

 

 

 

숨 막히는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은 기숙사로 돌아갔다. 하고싶은 말이야 많았지만 할 수 있는 말은 없었기에 내일을 위해 잠이라도 빨리 자자 싶었다. 신현철은 자기 룸메이트가 기다리는 방으로 빠르게 뛰어갔다.

 

 

현철.”

 

 

보일 듯 말 듯 웃으며 그를 반겨주는 룸메이트에 신현철은 어울리지도 않는 눈물을 왈칵 쏟아냈다. 신발을 벗지도 못하고 어깨를 떨며 현철은 애써 투박하게 눈물을 닦아내려 애썼다. 명헌은 살짝 놀란 듯 말 없이 침대에 앉아있다가 곧이어 한숨을 내쉬고 그에게 다가왔다. 울지마.

 

 

감독님한테 말씀드려야 하지 않겠냐.”

 

소용없어 베시.”

 

도감독님이 무시하실 분은 아니잖아.”

 

그래도 아직 신생 감독. 3학년 다 징계 먹이고 인터하이 우승은 불가능. 베시

 

그러면 그 개자식만이라도.”

 

어차피 다 같은 놈들인데.”

 

 

신현철의 좁혀진 미간을 손가락으로 툭 치며 이명헌은 웃었다. 신현철은 눈물을 거칠게 닦아내 시뻘개진 얼굴로 명헌에게 물었다

 

 

넌 괜찮냐.”

 

 

신현철은 섬세한 사람이었다. 잘 울고 마음 약한 남동생이 있어 더 그렇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사람이 생각보다 쉽게 상처 입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굳세어 보이는 사람일수록 연약할 수 있다는 것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보여도 정말 괜찮을 사람은 없다는 것도.

 

 

명헌은 괜찮다고 했고 더 나아가 이상한 말버릇을 붙여가며 신현철을 놀렸다. 농담이 오가고 잠자리에 들었다. 현철은 눈만 감으면 잠에 드는 성격이었으나 그날은 혹시라도 옅은 울음소리가 옆 침대에서 새어나올까봐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날 밤엔 아주 작은 울음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신현철은 제 친구가 아주 깊은 상처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고작해야 1년 남짓 볼 사람에게 받은 상처는 취급도 안해줄만큼, 그 무표정한 얼굴 아래 담고 있는 아픔이 얼마일지 굳이 재보지 않기 위해 현철은 오지 않는 잠을 청했다.

 

 

 

 

 

 

 

현철아.”

 

 

 

현철... 아 일어났다 베시.”

 

 

나 늦잠 잤냐?! 지금 몇시야?”

 

“5. 아직 한참 남았베시.”

 

뭐야. 무슨 일 있냐?”

 

아침 운동. 같이 갈래 베시?”

 

 

새벽 4시경에야 겨우 잠들었던 신현철은 마다 하지 않고 벌떡 일어났다.

 

 

가자

 

 

이명헌은 슬쩍 웃었다.

 

 

아직 새벽 공기가 도는 서늘한 운동장을 몇바퀴 뛰고 이명헌이 해준 이야기는 사나이 신현철을 몇 번이고 남 앞에서 울게 만들었다.

 

 

 

 

 

 

부모님의 죽음은 교통사고가 아니었다. 차라리 그랬으면 좋았을 거라 생각했다. 사람이 죽는건 그렇게 구질구질하고 덧없다는 걸 알게된 나이는, 14살이었을 때다.

 

 

공사장에서 큰 장애를 입고 푼돈 챙겨 집에 처박힌 아버지는 흔한 존재였다. 자식을 떼어놓고 도망가는 어머니도 그렇다. 하루종일 자신의 처지를 부르짖으며 술을 마시는 아버지 또한 흔히 있는 일이었다. 술을 머리 끝까지 마신 아버지가 제 성질을 못이겨 강에 몸을 던진 것도.

 

그가 번화가 거리를 배로 쓸며 동냥해 모은 동전들이 유품으로 남았다.

 

휩쓸리는 삶 안에서 이명헌은 무표정이라는 것을 배웠다. 배우고 싶어 노력한 것은 아니었다. 예전에는 좀 더 밝게 웃었던 것 같은데, 눈물이라는 것도 흘려봤던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몇 번 하는 사이에 그는 어느새 속을 알 수 없는 아이가 되었다.

 

보육원에 들어가면서 좋아했던 농구는 자연스럽게 그만두려 했다. 차곡차곡 정리하던 짐에서 농구공을 빼려할 때 자주 그의 시합을 보러왔던 남자가 그를 입양했다. 남자는 꽤나 부유한 사람이었고 그 때 당시의 시대상에 맞게 가부장적인 인간이었다. 남자는 7살배기 아들이 하나 있었으나 운동에는 관심이 별로 없는터라 그를 입양했다고 했다. 사내라면 운동을 잘해야지. 남자는 호탕하게 웃었다.

 

새어머니는 그를 불편해했고 미워했다. 그래도 다른 방도가 없어 계속 그 집에 살았다. 고등학교 진학 전 다행히 산왕에 스카웃 제의를 받았고 집을 벗어날 수 있었다.

 

 

 

 

그 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베시

 

 

가끔씩 새아버지가 그에게 손찌검을 한 일이나 종종 새어머니가 주신 상한 음식을 끝까지 먹어치워야 했던 일까지는 신현철에겐 말하지 않았다.

 

흔하디 흔한 얘기의 나열에도 벌써 이를 악물고 눈물을 뚝뚝 떨어트리는 친구에게 미안했기 때문이다. 굳이 신현철에게 그의 시시콜콜한 가정사를 털어놓은 것은 별 다른 뜻은 없었다. 최근엔 이명헌도 좀 짜증이 났고, 가슴이 답답했다. 누군가에게 의지를 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고맙다.”

 

“...”

 

이런 얘기 해주는거 쉽지 않다는거 알아. 내가 지금 해줄 수 있는 건 별로 없지만, 나중엔 어떻게든...”

 

“2학년 되면

 

?”

 

“2학년 되면, 바꿔줄게. 베시

 

 

슬며시 올라가는 입꼬리에 신현철은 제 친구를 으스러질만큼 끌어안고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이명헌은 끝내 폭력의 묵인 아래에서 인터하이 우승을 이끌었다. 감독이 이명헌에게 쏟아지는 폭력을 몰랐을리 없다. 그것은 어떤 형태로든 눈에 띄기 마련이니까. 몸에 남은 멍자국, 시합 중에 과도한 밀침, 침울하다 못해 숨이 막히는 분위기.

 

1년 전, 이명헌을 뺀 스타팅 주전은 모두 3학년이었기 때문에 도진우 감독은 이를 외면했다. 도진우는 성과를 따내야하는 신생 감독이었다. 고작 1학년 주전 한명을 위해 모든걸 갈아엎을 수는 없었을 테니.

 

따라서 이명헌은 침묵했다. 그는 단 한번도 실수하지 않고 인터하이뿐만 아니라 모든 시합을 우승으로 유도했다. 어떤 린치가 가해지던 도감독은 묵인했고 이명헌은 그에 따랐다. 고작 17살에 그런 인내심과 실력을 가진 사람이 있을까.

 

1년후, 3학년들이 졸업하자 도감독은 1년 동안의 침묵에 대한 대가를 쥐어주었다. 이명헌은 산왕 최초로 2학년에 주장이 되었다. 그는 주전 선발에서 가장 큰 의견을 담당했고, 훈련 및 시합에서 실질적으로 팀을 움직였다.

 

약속대로 산왕에 잔인하고 불필요한 군기는 모두 사라졌다.

 

단순하게 생긴 듯 싶다가도 계략적이고 치밀하다. 권력 관계를 뒤집어 현 3학년들을 밟아놓고도 아무 희열도 죄책감도 그 무감한 얼굴 위로 떠오르지 않았다.

 

 

 

 

 

 

 

 

 

바쁘시다 뿅

 

용 아니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