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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14 23:59
은근히 놀리는 형들 앞에서 자긴 이런 거 관심없다고 아무렴 어때요 식으로 귀찮은 티 팍팍내면서 사물함이고 서랍이고 꽉꽉 들어찬 편지랑 선물들 대충 쓸어담아서 현철 선배한테 새우꺾기 당해놓고 2월에 대망의 첫 발렌타인 데이 땐 쩌렁쩌렁 고래고래 미안해!!!!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이런 거 받을 수 없어!!!!!!!! 아주 그냥 광고를 하고 다니는 상상....

귀찮아 죽겠다는 듯이 가방에 쓸어넣던 건 언제고 2월 14일 내내 혹여라도 누가 불러세워 초콜렛 건넬 기세면 굳이굳이굳이 체육관 앞으로 데려가서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 소리 꽥꽥 지르는 산왕공고 농구부 창설 이래 최고 미남 슈퍼에이스

개속보이는 작태에 산삼즈 눈살 찌푸리고 아 적당히 해라, 정우성ㅡㅡ 눈치 좀 주고 지나치는데 정작 걔가 들으라고 온갖 노력을 하고 있는 중인 그 형은 무표정으로 그렇군용...우성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서 다른 초콜렛은 안 받는 주의였군용...이러면서 인원수 맞춰 매점에서 사 온 가나초콜렛 걔만 빼고 나눠준다고...

정우성 하루 온종일 그짓거리 하면서 이명헌 주위 맴돌다 결국 와앙 눈물 터져서 왜 나만 안 줘요ㅠㅠ 나도 줘요ㅠㅠ 나빴어 무슨 주장이 이래ㅠㅠ 부원 막 차별해ㅠㅠ 나도 형 초콜렛 받고 싶다고요!!! 빽빽 화내면 시치미 뚝 떼고 하여간 금방 울어용, 안됐지만 사온 건 이미 다 나눠줬어용 하면서 정 먹고 싶으면 이런 거라도 먹으라고 자기도 받은 거라며 영 투박해보이는 수제초콜렛 하나 던져주는 이명헌

그것도 좋다고 받아서 헤실헤실 방에 들고 가다가 아니 근데 이건 어떤 새끼가 형한테 준거지??? 이런 사심 팍팍 보이는 수제를...?!?!?! 열뻗쳐서 초콜렛 던졌다가 아니다, 이게 결국 형 입이 아닌 내 입으로 들어가는 게 또 의미가 있지 흥 누군진 몰라도 쌤통이다 우적우적 약간 망한 수제 초콜릿 씹어먹곤 침대에 드러누워 하...이명헌....좋아....하고 눈물 찔끔 흘리는 정우성

하여간 둘이 천생 연분임
이명헌도 굳이...이미 완성된 초콜렛을 녹여서 다시 굳힌다고용....? 그게 무슨 의미가...?? 미분적분 실습인가용..? 하던 놈이 고3 발렌타인 데이 앞두고 처음으로 햎이버 검색창에 서툴게 파...베...초콜렛...만드는 법....재료....검색해봐놓고 현타와서 창 닫고 천장 쳐다봤을 거라고...
저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었던 그짓을 가사실습실에서 혼자 해보고 개현타와서 약간 망한 초콜릿 가방 깊숙히 집어넣어뒀다가 온세상 다 들으라는 듯 자긴 좋아하는 사람 있다고 선언하고 다니는 걔가 눈에 보일 때 마다 가방 맨 밑바닥에 깔려있는 그 망한 초콜렛 생각했을 거라고.....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