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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9 15:09
양호열한테 배송되었으면 좋겠다.

근데 둘이 헤어진지 한달 됨ㅋㅋㅋㅋㅋㅋ
아직 소식 못들은 먼 지인들이 당연히 아직도 둘이 사귀는 줄 알고..명절에 선물 보내는데 정감독의 정확한 집 주소 모르니까 그냥 양사장네 이자카야로 선물 보내버리는 거임. 

양호열 존나 사과 박스, 굴비 세트, LA 갈비 세트, 스팸 한 박스, 화과자 세트, 곶감 한박스 바리바리 들고 정대만네 집 찾아감.

솔직히 택배로 부칠 수 있는데 굳이 굳이 얼굴 보고 싶어서 대만군네 집 찾아가는 양호열...ㅋㅋㅋㅋㅋ
잘못 배송된 명절 선물 전달해준다는 핑계로 요즘 잘 사나 보려고, 나 차놓고 잘 지내는지 그 반반한 얼굴짝좀 보겠다고 여기까지 온건데 급 현타오는 양오얄이었음.

그도 그럴게 온갖 박스 주렁주렁 매달고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인지...

그냥 집 앞에 두고 갈까, 하는 순간 끼익 열리는 문.


"...어라, 야, 양호열?"

"얼굴 빛 좋네. 그간 잘 지냈나 봐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사실 정대만을 오래 봐온 양호열은 금방 눈치챌 수 있었음.
구겨진 셔츠, 턱가에 까슬까슬하게 돋아난 수염, 항상 단정하고 깔끔하게 올려서 왁스로 고정하는 스포츠 헤어였는데 까치집이라도 만든 것마냥 부스스한 머리...

명절 앞두고 정감독 꼴이 이게 뭐야, 싶어서 쯧, 하고 탄식하던 양호열 갑자기 눈에 들어온 정대만 목덜미 쪽의 무언가를 보고 셔츠께 확 잡아채겠지. 


"...당신 이거 뭐야. 이 붉은 거."

"아, 아파! 아오, 이 미친놈! 다짜고짜 찾아와서 뭐 하는거야!"

"이 자국 뭐냐고. 설마 그새 남자 만났어? 이 꼴도 그래서?"

"뭐, 뭐라는거야. 모기! 모기 물린 자국이라고 이 자식아!"


자세히 다시 보니 빨갛게 부어오른 살 정가운데에 모기가 문 자국이 정말로 있음. 순간적으로 쪽팔려져서 정대만 셔츠깃 확 놓아버리는 양호열...귓가 새빨개짐.

헤어졌으면서, 이렇게 추하게 전 애인 남자 단속이나 하고...

양호열이 뻘쭘해하는 사이 그새 모든 정보의 조합을 마친 정대만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양호열을 바라보겠지.

그러니까 지금, 너는 이걸 전부 택배로 보낼 수 있었는데 굳이 내 집 앞까지 찾아왔고. 오자마자 나 남자 만난 줄 알고 눈깔 돌고 신경쓰고 질투하고. 


"너 나 진짜 좋아하는구나."

"...시끄러워요."

"들어와. 명절인데 밥은 먹었어?"

"...요리도 못하면서."

"네가 해주면 되잖아."

"...진짜 짜증나."

"응, 알아. 나도 좋아해."



뭐 그렇게 다시 재회하는 호댐이었으면 좋겠다
얘들아 명절에도 지지고 볶는 사랑을 해라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