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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2 02:59
"정말 대단하죠? 이야~저런 순간 판단력이 언제 봐도 아주 뛰어난 선수입니다. 오늘도 폭풍같이 몰아쳐진 3점슛 덕에 승리에 한발짝 더 다가가는 플레임즈. 그리고 그 중심에는, 우리의 정대만 선수가 있습니다!"


한 손님이 틀은 TV 에서 흘러나오는 중계를 듣고 멈칫했다가,
화면 한번 보고 씁쓸한 웃음 지었다가,
그 순간 눈에 들어온 무언가에 멍하니 정신팔려 있다가,
그 자리에 다리 풀려 주저앉고 만 이자카야 사장 양호열

정대만이랑 헤어진 뒤로 TV로 마주하는 것조차 힘겨워서 아예 눈 막고 귀 막고 살았다가
우연히 정대만이 활약하는걸 TV화면으로 보게 된 양호열


저런 사람이었지.

여전히 아름답네.


예나 지금이나 역시 내 입에서 좋아한다는 말 나오게 한 사람다워.
하고 씁쓸하게 웃던 양호열...
그런 정대만의 손에서 빛나는 무언가를 확인하고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뜨겠지.

저 투박하고 두껍고 못생긴 반지는, 설마...

둘이 한창 연애할 때, 가난하고 돈 없던 고등학생 양호열이 대학생 정대만에게 알바 월급 탈탈 털어 사 주었던 커플링.

그때 당시 대학에 간 정대만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어른 남자들이 짜증나서,
좀 치기어린 마음에 대만군 손에 끼워줬던 반지였음. 이거라도 있어야 더 이상 그놈들이 대만군한테 눈독 안 들일거 같아서. 

잘 해주지도 못하고, 비싼 것도 못 사주고...
내내 마음 쓰이고 신경 쓰여서 헤어지던 그 순간까지도 속이 쓰리다 못해 헛헛했는데,


그 바보같은 반지를...

저 바보같은 사람이...


왜 아직도 끼고 있는거야, 대만군, 정대만...

눈물이 차올라서 몸을 가누지 못한 상태가 된 양호열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버리는데
알바생들이 자신을 향해 뛰어오며 "사장님! 괜찮으세요?" 하는 소리마저도 저 너머로 들리는 듯한 양호열이었음


​​​​​​목 메인 목소리로 정대만한테 전화 걸은 양호열,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여보세요? 하는 소리 듣자마자


"대만군, 흑, 나 대만군이, 지금도 좋아..."


그리고 그에 대한,
낮게 웃는 따뜻한 목소리와 함께 전해지는 정대만의 대답...


"나도, 아직도 네가 좋아."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