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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5 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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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송태섭한테 어느 시점의 정대만이든 만나게 해준다고 하면 의외로 중2 대만이 아니라 고1 대만이 고를 것 같음. 그것도 막 두 번째 부상 입고 마음이 무너진 시점의 고1 대만이..
물론 처음 만났을 때의 그 다정한 형을 다시 만나보고 싶은 마음도 없는 건 아니지만, 항상 뭐랄까.. 다쳤을 때 내가 옆에 있어줄 수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생각을 정대만 부상 이야기를 들은 열여덞 때부터 느바 들어간 지금까지 해왔단 말임. 다치고 안 다치고, 다친 게 얼마나 오래가고 하는 건 사실 운과 타고난 회복력에 달린 거니까 어쩌면 자기가 있었어도 별로 달라질 건 없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그래도라는 게 있잖아. 실제로 도움이 되면 더 좋겠지만 안 되더라도 뭐라도 해주고 싶은 마음. 그래서 실제로 고1 대만이 만나게 해주면 그냥 최선을 다해서 잘해줄 듯
일부러 무릎 얘긴 꺼내지도 않음 어디 아프냐 이런 거 물어보지도 않고 정대만(현재애인, 크블아이돌) 다리 뻗고 타라고 일부러 큰 거 사서 개조한 차에 태워서 고이 제일 좋은 호텔로 모심. 다리 불편하기도 할 거고, 롱게 때 정대만 누가 자기 보는 거 싫어서 머리 치렁치렁 기르고 뒷골목으로만 나다녔다는 거 알아서 공연히 식당이니 관광명소니 이런 데 끌고 다니지 않을 거 같음. 사실 느바송네 집이 정대만 모시기에는 최적화 돼 있긴 한데 그.... 일단 얘한테는 자기가 모르는 아저씨잖아? 냅다 집으로 끌고 가는 건 좀 무서울 것 같아서 선택한 게 호텔임.
고1댐 이제 농구는 안 한다는 걸, 아니 못 하게 됐다는 걸 부모님한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서 길거리 돌면서 제대로 자지도 먹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그걸 어떻게 알았는지 제일 좋은 호텔에서 재우고 제일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이기부터 하는 느바송임. 처음엔 체한 듯 불안한 듯 잘 못 넘기더니 배가 고프긴 고팠는지 원래 자기가 아는 정대만 양보다 많이 먹는 거 보면서 뿌듯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송태섭일 듯

또 송태섭이 아는 정대만은 처음 보는 사람이 좀 잘해준다고 냅다 기대 울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서.. 자기 있어봐야 불편하기만 할 것 같아서 밥 먹이고 호텔방에 데려다놓고는 아예 자리를 비워줄 것 같음. 아직 룸서비스 이용하는 법 모를 테니까 정대만한테 필요한 거, 좋아하는 것들 자기가 사서 올려보냄. 근데 그 '좋아하는 것들' 중에 농구 관련된 건 쏙 빠져있을 듯. 자기가 지금 당장 무릎 낫게 해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은 그런 거 봐봤자 속상하기만 할 테니까.. 자기가 농구 선수인 것도 티 안 냄. 농구 얘기 자체를 안 꺼내고 혹시라도 농구 경기장 같은 거 보이지 않게 멀리 돌아서 갔을 듯

그리고 약속한 하루가 끝날 때쯤이면 방에 들어가서 애 앉혀놓고
정대만 때문에 배워둔 재활 스포츠 마사지로 다리 살살 풀어줄 것 같다.. 정대만은 내내 무릎 쪽으로는 시선도 안 주더니 갑자기 왜 이러나 싶고 근데 뭔가 코끝이 찡하고.... 근데 중2 때부터 만인의 형아였던 애라 그 느바송 앞에서도 ㅋㅠ형아 해야되는 줄 알고 눈물 꾹 참을 듯
헤어지기 전 마지막 인사해야 하는데 그때도 재활 열심히 받아라 이런 말도 안 함.. 그때 대만이가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으리라는 걸 알아서, 할 수 있는 건 전부 했는데도 무너졌다는 걸 이제는 알아서 조금이라도 자책감 얹어주고 싶지 않아할 듯. 그냥 꼭 안아주고 "다 괜찮아질 거야. 나를 믿어."하고 보낼 것 같다
이게.. 드라마틱하게 대만이의 미래를 바꾸지는 않았고 정말 사소하게ㅋㅋ대만이가 복귀하는 걸 원작 시점보다 2주 정도 앞당긴다든지 하는 변화 정도로 끝날 거 같음. 대신 대만이는 어른이 돼서까지도 그 기억을 기묘하지만 떠올릴 때면 위안이 되는 기억으로 간직할 듯. 중1섭이한테 중2 대만이가 그랬듯이.. 다만 그게 송태섭이라는 건 모르는 채로

뭔가 싱겁지만ㅋㅅㅋ충분히 첫사랑 중2댐 선택해서 이것저것 호기심 채우고 활동적인 거 하면서 즐거운 시간 보낼 수도 있었는데, 고1 대만정작 함께 시간은 거의 보내지도 않고 정대만 편하게 쉬게 해주는데만 하루를 다 쓰는.. 정대만에게라면 원래도 뛰어난 공감능력 세심함이 200%가 되는 북산의 감성 송태섭이 보고 싶었다..

태섭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