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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2.07 02:01
인간한테 나쁜 짓 하려고 해도 아 이렇게까지는 좀.... 하고 한걸음 물러나고 인간이 어떤 일을 잘했다면 좋네요. 하고 칭찬하는 요상한 악마..... 악마계의 이단아..... 그렇다보니 다른 악마들이랑 겉돌고 친한 악마도 거의 없음. 악마가 악마 같지 않은 행동만 자꾸 하니까 위에서도 좋게 볼 리가 없지.

본업을 못하니 결국 악마로서의 능력을 뺏기고 인간으로 격하되어버림... 원래 모습보다 더 어린 모습으로(중1) 변하게 했지만 기죽지 않고 더 잘삼ㅋㅋㅋ 인간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대충 알고 있어서 적응하는데도 문제 없었음. 갑자기 생긴 어머니나 여동생은 어색하긴 했는데 지내보니 가족이라는게 그렇게 나쁘지만은 않구나를 느끼게 됨. 악마일 적엔 혼자였어서....

농구라는 것도 하게 되었는데 이게 진짜 재밌어서 열심히 하게 되고 재능도 있는지 본업보다 더 잘함ㅋㅋㅋㅋㅋ 굳이 나쁜 일 안해도 되고 좋은데? 어쩐지 상쾌하기까지 해서 기분도 좋음. 악마보단 인간이 적성(?)에 맞나 싶을 정도로 잘 사는데 태섭이 골탕 먹으라고 인간 세상에 보내놨더니 너무 잘 적응하니까 아니꼬왔던지 멋대로 태섭이를 서큐버스로 만들어버림.

큰일났네....

아침에 일어나 제 모습을 본 태섭이도 자신이 서큐버스가 된 걸 알아차렸음. 동공이 묘하게 하트인데다 홍채에 엷은 붉은빛까지 띄고 있는 걸 보고 한숨이 나오지만 일단 학교에 가기로 함. 자세히 보면 눈에 띄지 않았고 가장 중요한 농구를 해야했기에ㅋㅋㅋ

인간 세상에 온 지도 5년 반이나 흘렀음. 그 사이 별일이라면 별일이 다 있었지. 시비 걸리고 주먹질 하는 거야 악마일 적에도 마찬가지라 익숙했지만 인간남자 하나가 두번씩이나 자신을 죽이지 못해 안달난 것처럼 덤비는 건 처음이었음. 물론 태섭이도 가만 있지 않았지만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 그 남자는 태섭이가 인간세상에 오고 얼마 되지 않아 만난 첫번째 인간이었거든. 그리고 농구를 가르쳐주기도 한 인간이었지. 이름은 정대만. 두번이나 죽일듯이 팼던 그 남자는 이제 자신과 함께 농구를 하고있었음. 그리고 아무리 봐도 자신을 좋아하는 것 같음....... 아무리 전직 악마였던 태섭이도 이해할 수 없는 취향임. 기껏 줘패놓고 좋아한다는게 말이 되나 싶은데 뭐 태섭이만 모른 척하면 그만이었으니까. 게다가 서큐버스까지 된 지금은 정대만한테 신경 쓸 겨를도 없었음. 서큐버스는 꿈에서나 능력을 쓸 수 있지 현실, 그러니까 인간세상에서는 힘을 못 썼기 때문에 인간으로써 어색한 눈동자를 들키지 않으려 태섭이 나름대로 애를 씀. 다행히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고 친하게 지내는 달재마저도 몰랐는데

송태섭.... 너 그 눈 뭐냐?

정대만이 알아차려서 깜짝 놀랐겠지. 눈이 눈이지 뭐겠어요. 그렇게 얘기하며 대만이의 대답은 듣지도 않고 코트로 들어갔음. 와 저 인간 진짜 뭐지? 당황했지만 드러내지는 않고 당분간 정대만이랑 떨어져 있어야겠다 싶었음. 가끔 꿰뚫어 볼 듯한 보는 눈을 하는 그 남자에게 자칫하면 자신의 정체를 들킬 것만 같았으니까.

며칠동안 변한 눈을 들키지 않으랴 정대만을 피해다니느랴 신경을 써서 그런가 서서히 몸에 이상이 오기 시작했고 그제야 본인이 서큐버스라는 인식을 다시 했겠지. 서큐버스라면 정기를 양분으로 살아야 했는데 서큐버스가 되고 한번도 누군가의 꿈에 들어간 적이 없었거든. 어떻게든 버텨보려고 했지만 농구할 때조차 몸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걸 느끼고 결국 서큐버스로서 해야할 일을 하기로 함. 누구의 꿈에 들어갈 지는 이미 정했음. 다만 이게 맞는 선택인지는 확신할 수 없었지만 그 사람 말고는 도저히 생각나는 사람이 없었음. 빠르게 정기만 뽑고 가야겠다는 생각으로 송태섭은 정대만의 꿈 속으로 들어갔음.

꿈 속의 장소는 농구부 부실이었음. 굳이...? 싶었지만 신경쓰지 않고 소파 위에 누워있는 정대만을 향해 걸어감. 송태섭...? 대만이가 상체를 일으키려고 하자 태섭이가 얼른 다가가서 다시 눕히고 그 위로 앉았음. 앉기는 앉았는데.... 태섭이는 서큐버스가 처음이니까 뭘 어떻게 할 지 모르겠는거임. 어떤 걸 먼저 해야할지 생각하는데 갑자기 허리가 턱 붙잡히더니 순식간에 대만이 상체가 올라와서는 대만이와 태섭이 사이의 거리가 한 뼘도 되지 않을만큼 가까워졌음. 당황해서 몸을 물리려고 해도 단단히 붙잡힌 손길에 조금도 멀어지지 않았지.

놔요...

자기가 먼저 올라탔으면서 놓으라는 말을 한다는 게 어이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계속 있다간 정대만의 눈빛에 타버릴 것 같아서 견딜 수가 없었음.

니가 먼저 시작했잖아, 태섭아.

조금 더 당겨지는 거리. 더욱 더 타오르는 눈. 분명 악마는 자신인데 마치 정대만이 악마처럼 느껴졌음. 태섭이의 몸에 대만이의 손이 닿았을 땐 흠칫 놀라 크게 떨었음. 낮게 웃는 웃음소리. 어째 넌 이런 것도 귀엽냐 따위의 말을 귓가에 진득하게 흘리는 이 남자의 목소리에 등이 움찔거렸음. 하아...... 이번엔 무언갈 꾹 참는듯한 숨소리가 태섭이의 고막을 때리자 자꾸만 허리를 움직이고 싶어졌음. 태섭이가 살짝 허리를 움직이자 그 움직임에 화답하듯 대만이는 고간을 위로 쳐올렸지. 정확히 송태섭 엉덩이 아래에서 한껏 부풀어오른 부분이 닿을 수 있도록. 그것만으로 태섭이의 바지 앞섶이 쉽게 젖었고 동시에 뒤도 축축해지는 듯 했음. 서큐버스에 적응도 하기 전에 남자를 받아들일 준비를 하는 몸이 낯설다가도 순식간에 불이 붙어 얼른 받고싶어서 안달난 본능을 이기지 못하고 서툴게 입부터 맞추면 기다렸다는 듯 뜨거운 혀가 입 안을 유린하며 침범하겠지. 이 남자가 넘겨주는 침도 전부 받아들이며 정신없이 입을 맞추다가 대만이가 먼저 고개를 떨어뜨리면 빨간 태섭이 혀가 허공에서 안타깝게 움찔거리고 있었음.

니가 내 꿈으로 온 거야.

니가 먼저 시작한 거야.

대만이가 뭐라고 하든 태섭이는 다시 그 혀가 제 안으로 들어와주면 좋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혀서 고개만 끄덕이고 혀를 내밀고 있겠지. 알 수 없는 얼굴로 태섭이를 쳐다보다가 다시 입을 맞추면 허겁지겁 제 혀를 대만이 혀에 얽어버리는 태섭이었음. 입 안을 가득 채우는 혀도 기껍고 티셔츠 안으로 쑥 들어오는 손도 기껍고 계속 크기를 키우고 있는 아래도 매우 기꺼운 태섭이는 얼른 대만이가 자신을 범해주길 바라느라 대만이 눈이 노랗게 빛나는 걸 보지 못했지.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