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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9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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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주작 수인들은 혼자서도 잘해요 타입이라 너무 치대면 싫어한단 얘길 듣고 서태웅이 내가 챙기던걸 싫어했군 생각해버렸으면 좋겠다

"이건 호식이ㅡ 중식이도 돼1지바 갖다줘라"
"네 형"

오늘의 간식을 쏜 대만이 흰 봉투를 풀기 무섭게 우르르 시커먼 농구부 녀석들이 몰려들었음 정대만은 평소대로 매니져들 다음으로 먼학년 후배들이 좋아하던 것부터 나눠주고 있었는데 아마 예전 주장을 하며 막내들을 챙기던 버릇탓이었겠지 그렇게 백호, 호식이, 중식이 등 1학년들의 것들이 대부분 빠질무렵 정대만은 남은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내려다보면 잠시 고민했음
'이거 태웅이 녀석껀데 얜 어디갔나'
새하얀 피부값을 하는지 태웅이 좋아하는 하얀 우유 아이스크림은 정대만의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멀겋게 봉투를 자랑했지
평소라면 고민없이 "아 이녀석은 지꺼도 안챙기냐 서태웅 어딨어 이거 두면 백호녀석이 다 먹는다?" 하고 챙겨놨다가 시간이 조금 지나고 빼꼼 나타난 녀석에게 줬을테지만 최근 정대만은 반친구로부터 '냥수인들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좋아하고 건들이는걸 싫어한다'란 얘길 들었었음 그래서일까 이날은 그냥 두어번 서태웅 이름을 외치다 말고 2학년들에게 봉투를 내밀었지 서태웅도 아직 이란 말을 덧붙이긴 했지만 섬세하지 않은 운동부 남고딩들 사이에선 무색한 말이었을거야
잠시후 창고에서 일을 해치우고 나타난 서태웅은 텅 빈 봉투를 한번, 멀리 수건을 두르고 폼을 봐주고 있는 정대만을 한번, 마지막으로 절대 저놈 속도로는 아직까지 먹고 있을리가 없는 반쯤 없어진 우유아이스크림을 물고 있는 강백호를 한번 둘러 보다가 결국 강백호의 엉덩이를 걷어 차버리면서 싸움을 시작했을거임
한참을 그러다 뜯어말리는 선배들 속에서 떨어져 나오는데 서태웅 자기 팔에 매달려 말리고 있는 정대만을 보다가 물떡 얼굴 됐으면 좋겠다 하지만 태섭에게 혼나는게 먼저였겠지


서태웅의 기분이 좋아보이지 않았어

"너 오늘따라 좀 거칠다?"
"흥"

평소처럼 남아서 1대1을 한 정대만이 숨을 고르다 말하자 서태웅은 고개를 돌려버렸지 적극적인 사교 의지는 없을지언정 오랜 운동부 생활로 나름대로 선배들에게 깍듯한 편인 서태웅답지 않은 행동이였음 원래도 선배들 중 대만에겐 특이하게 좀 편하게 대하는 편이였지만 저러진 않았었거든 돌아간 고개에 허 하고 기가 차 하던 정대만은 잠시 머리를 긁적이다 말했어

"그ㅡ 오늘 친구한테 들었는데 말이지"
"네"
"냥주작 수인들은 건드리는걸 싫어한다고 하더라고"
"네?"
"혼자하는걸 더 좋아한다고도 하고? 그래서 생각해봤는데 내가 좀 부담스럽게 했지? 미안하다"
"허"

이번에는 서태웅의 입에서 기가 찬 소리가 내뱉어졌음 그 소리에 정대만의 시선이 서태웅에게 향했지 서태웅은 림을 한번 올려다보다 공을 한번 내려다보고는 평소보다 일찍 짐을 챙기기 시작했어

"오늘은 제가 이겼죠"
"야 아직 안 끝났잖ㅡ"
"아이스크림 사주세요 우유맛"
"엥?"

서태웅의 말에 정대만은 얼떨떨한 표정을 지었어 둘은 가끔 원온원 결과에 따라 사주기도 했는데ㅡ내기를 안걸은 평소에는 대만이가 선배라고 많이 사줌ㅡ 오늘은 저 '귀찮게 하지않기' 때문에 일부러 내기도 안 걸었었거든 하지만 먼저 훽하니 코트를 나서는 태웅에 대만도 서둘러 제 가방을 챙겼지

"냠냠얌"

서태웅은 냥수인인 탓인지 맛난걸 먹을때면 작게 계속해서 소리를 내는 버릇이 있었음 정대만은 그 서태웅같지 않은 순간을 꽤 재밌어해서 좋아했지 오늘도 하얀 아이스크림 하나를 먹으며 그러던 서태웅은 다시금 아이스크림통 앞에 섰음

"뭐야"
"하나 더 사주세요"
"오늘 왜 이래.. 그래 먹어라 먹어"

똑같은 우유 아이스크림을 들고 다시 정대만의 옆자리에 앉은 서태웅은 다시 한입을 베어물며 말했어

"친구분이ㅡ"
"응?"
"잘 모르시는거 같아요 사람 손을 탄 냥주작들은 안그러거든요"
"그래?"
"네 오늘도 선배가 안 챙겨주니까 멍청이가 제꺼까지 먹었잖아요"

멍청이ㅡ라고 말하는 순간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한번 가볍게 흔든 서태웅에 정대만은 그제서야 서태웅이 왜 2개째 먹고 있는지를 눈치챘지

"너 지금 그거 아까 못 먹었다고 먹는거냐"
"넹"
"허이고"
"그러고서 절 말리셨잖아요 멍청이가 아니라"

서태웅의 말에 대만은 잠시 생각했음 그랬던거 같기도 하고? 사실 산만한 놈 둘이서 저러면 가까운 거리에 있는 놈 아무한테나 붙어서 말리는거긴 해서 누구한테 붙었는지 기억도 나질 않았지

"저는 선배 손 타서 혼자선 잘 못해요 그러니까 선배는 제편이여야 해요"
"???"
"털도 빗겨주고 배도 만졌으니까 책임지세요"

서태웅의 이어지는 말에 정대만은 입을 벌어졌어 이게 무슨.. 길고양이가 손타버렸단 소리를 저 서태웅이 하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내 대만의 손을 끌어 제 뺨에 갖다댄 서태웅이 반짝거리는 얼굴로 "해주실거죠?" 라고 말한 순간 태웅의 얼굴에 꽤나 약했던 대만은 연상의 본능까지 살아나버려서 그저 고개만 끄덕일수밖에 없었지 이날이 정대만이 제대로 코가 꿰인 날이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