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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26 03:03
받고 추가로 기분 좋으신 교장선생님이 20 더 준다는 물밑 소식을 전해듣게되는 이명헌



어느날 도감독이 은밀히 불러서 이명헌에게 선생님들 사이에서만 퍼진 이야기를 말해줌. 즉 인기상 상금 70만원. 1등상은 100만원인걸 감안하면 결코 적지 않은 액수임. 거기다 1등상은 경쟁자가 많지만 투표로 결정되는 인기상은 비교적 노리기가 쉽다는 뜻임

3학년 선배들은 체면이 있어서.....명헌아 모든건 너의 운용능력에 맡기마


사실 저번 농구부 회식 두번으로 농구부 회비 거덜났음. 하지만 자라나는 청소년 농구부는 급식만으론 늘 배가 고프다

이 장기자랑.... 제가 꼭 성공시키겠어영....용!

그렇게 도감독의 간절한 부탁을 받고 장기자랑에 참가할 용병을 물색하는 이명헌.

3학년 선배들은 대학도 있고 고참으로 체면도 있으니 열외임. 남은건 같은 2학년과 1학년인데..... 마침 현철,성구,낙수,동오를 불러다 장기자랑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원온원 하자고 찾아온 1학년 정우성 그대로 붙잡혀 선발대에 합류하다


남고생이 탈 수 있는 장기자랑 종목 뭐가 있을까용. 후보는 많았음. 신현철의 차력쇼, 낙수는 집게를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정우성을 1on1으로 이겨라........


하나같이 인기 없을거 같은데요

정우성 맞말하지마라

후보2번 하면 난 빠진다


.......잠깐만용. 좋은 생각이 떠올랐어용.

바로 걸그룹 아이도루 춤 추기!



이명헌의 굿아이디어 덕분에 그날 장기자랑 용병팀은 첫번째 해체위기에 직면하게 되지만 생각해봐라 빡빡이들이 걸그룹 춤 추면 얼마나 웃기겠냐 같은 필사의 설득으로 다들 마음엔 안 드는데 종목은 결정남

사실 다들 귀여운 춤을 춰야한다는게 싫은거지 춤 자체에는 별 생각이 없었음. 아 몸 쓰는거 잘한다고요, 명색이 운동부라고~~~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대충 인기차트 쫙 탐색하고 곡 하나 고르고 춤 연습에 돌입함





그리고 조져지는건 산왕농구부였다


헉....헉 너...너무 힘들어용 어려워용

신나고 발랄한 노래로 골랐더니 박자랑 비트 졸라빠름. 그걸 스텝 밟으면서 따라가기도 벅차 죽겠는데 상체는 쉬지않고 포인트 안무 춰야함. 게다가 6명의 대인원 안무라 각자 자리 찾아가는것도 일임. 이게.....바로 걸그룹 아이도루?!

난생 처음으로 몸 쓰는 종목에서 패배를 맛본 여섯명

다들 쓰라린 패배감에 뭐라 말도 못하고 ........ 침묵하다가 그 날은 해산함

그런데 그 날 뒤로 자꾸만 생각남. 그 때 좀 더 몸을 썼더라면..... 그 비트에서 턴을 돌았어야.... 그러다가 결국 훈련 끝나고 샤워하다가 자꾸만 귓가에 맴도는 노래를 흥얼거린걸 시작으로 다시 한번 장기자랑 용병대가 자발적으로 모였을듯


애들아.......난 깨달았다용. 우리가 너무 만만하게 보고 있었다는걸

초짜주제에 노래가 쉬워보인다는 이유로 우린 모르고 있었던거예용. 이건 전쟁이란걸. 백조는 쉬지않고 발을 젓고 있다랑.....같은거라는걸용!

사실 다들 같은 마음임. 그러자 처음의 얕보던 마음을 내려두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산왕즈.


영상을 쉬지않고 멈춰가며 대형부터 가다듬기 시작함. 어 낙수야 니가 여기서 뒤로 빠져야한다. ㅇㅇ . 성구 좀 더 확실하게 돌아용. 대형 다 무너지잖아! 다시 해 다시!

이러면서 차분하게 안무부터 따기 시작함. 그렇게 동선부터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하니까 좀 더 디테일한게 들어오겠지. 손을 써야하는 포인트라던가 스텝이라던가.

그 때부터 재미를 붙여가며 맹연습에 돌입하는 산왕즈

절대 선배님들(?)의 얼굴에 먹칠하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춤에 매진함



매일 훈련 끝나고 모여서 춤만 한시간씩 추기 시작함
그러다 보니까 슬슬 박자 타는 방법도 알겠고 어디서 힘을 줘야하는지 어느 부분에서 빼야하는지 슬슬 감이 오기 시작함

매니저한테 캠코더도 빌려서 난생 처음 세팅하고 춤추는 영상도 녹화해서 자발적 비평 시간도 가짐




이게 뭐지 정우성?

.........

이렇게 설렁설렁 추다니. 우성아 7년 연습하고 집에 갈래?

현철이형.....

햐..... 이렇게 하면 선배님들이 뭐가 되겠어

(저 산왕 입학한지 1년도 안 됐는데요....)

좀 더 잘하자?



영상 찍어가며 다듬은 춤실력 슬슬 테가 나기 시작하겠지. 대형도 안무도 헷갈리지 않고 각자 고유의 춤선이 나타날 때까지 연습함. 처음의 개그노선으로 가겠다는 생각은 버린지 오래임. 걸그룹 아이도루 춤은 보이지 않는 전쟁이란 말이다. 니들이 뭘 알아. 게다가 우리가(내가) 이렇게 힘들게 추는데 웃어? 이 생각일듯


대회 나갈 때처럼 진지한 얼굴로 칼각 맞추고 귀여운 포인트 안무하는 6명.....

슬슬 뇌도 아이도루로 물들기 시작함


최동오. 이 후렴에서 평소처럼 하던 귀여운 브이는 어디갔죵?

그건!!!! 너무.... 창피해서....

뭐? 하 최동오 얼굴값하네

!!!!! 그게 무슨 소리야?

맞아용. 동오 마치 처음엔 예명쓰고 데뷔했다가 나중에 배우로 노선 틀고 이름도 최동오로 쓸거같은 느낌이 있죵

그....그게 뭔 느낌인데???

아 최동오 그렇게 안 봤는데


이러면서 기강 빡세게 잡을듯. 결국 최동오 후렴에서 열심히 브이함




그렇게 대망의 장기자랑 대회 당일


순서는 마지막에서 세번째라는 애매한 위치. 게다가 앞에는 산왕 축구부의 끝내주는 축구공으로 하는 인간물개쇼임. 이명헌의 진지한 얼굴로 모여봐용 하는 말에 긴장한 상태로 둥글게 보이는 산왕즈

우리 지금까지 잘 해왔어용. 앞에 인간물개쇼는 잊어버려용. 우리는 지금 무대를 찢으러 가는거예용. 선배님들도 하늘에서 우릴 도와줄거예용

잘 할 수 있지?
화이팅 한번 하고 들어가자.

손바닥 다 같이 모으고, 심호흡 한번 하고


70만원!!!!!

고기무한뷔페!!!




그렇게 산왕즈는 무대를 찢어버림
여섯 빡빡이의 무표정 춤을 보고 있자니


잘 해.
칼각이야. 박자를 가지고 놀아
워후 무대를 뒤집어 놓으셨다

끝나고 우레와 같은 환호성을 들으면서 다들 힘들어서 땀범벅인 얼굴로 서로 눈빛 맞추더니 얼싸안을듯









.......야 산왕 농구부원 백명아니냐

거의 백명이지

그럼 걔들이 한표씩만 해도 인기상은 따놓은거 아냐?

.....그렇지



그렇게 인기상의 비밀은 조용히 묻힌 채
70만원으로 회식 거하게 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