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떡하냐

우리나라 금메달 및 각종 우승의 주역 전)느바정... 역대 가장 열정적으로 애들 가르치는 유소년 농구교실 감독님 돼서 광철한테 배운것처럼 애들이라도 안봐주고 꼼꼼하게 가르치는데

비라도 오면 여기저기 몸이 아파서 수업 취소하거나 또 맨날 취소할 수 없으니 한번씩은 경기영상 틀어주거나 공만 주고 애들 놀게 하는 정감독...

애들한테 인기 많아서 처음엔 감독니임 같이 농구해요오 팔뚝이며 다리에 매달리던 애들인데 어쩌다 정우성이 쉬는시간에 이명헌이랑 통화하다가 앓는소리하는거 들은 애가 얘들아 감독님 아프대애.. 해서 떼 안씀...

하루는 공 던져주는데 애들이 순순히 자기들끼리 편갈라 농구해서 너네 웬일이냐고 정우성이 놀라면 한 애가 쭈삣쭈삣 눈치보다가 감독님 아프지 마세요옥 하고 급발진으로 울어서 울음바다됨 정우성 같이 눈물 글썽해서는 고맙다고 괜찮다고 애들 안아주다가 감독님 이렇게 튼튼한데 무슨 소리냐고 막 목마태워줌

근데 다음날 허리아파 앓아눕는 정우성.... 일찌감치 선수은퇴하고 코치하는 이명헌이 하루종일 관절 여기저기 찜질해주고 마사지해줌.... 정우성 비싼 이코치님께서 은퇴한 선수 마사지나 하고 계시다고 흐흐 웃으면 어차피 이러려고 일찍 은퇴했다고 받아치는 이명헌... 한명이라도 관절이 성해야지, 하더니 애들이 아무리 예뻐도 몸 좀 아끼라고 무뚝뚝하게 잔소리하는데 속상한거 다 느껴져서 마사지하던 손 떼고 꼭 껴안는 정우성....

- 형. 왜 또 속상해.
- 왜긴. 너 아프니까--
- 우리, 입양할까?
- ....
- 나 꽤 오래 생각했어요. 형이 유소년교실 권했을 때부터. 형은?
- 우성아.
- 한번 알아봤는데 농구도 좋아하고 형 좋아하는 애가 있어. 나보다 형이 더 농구를 잘한다고 평가해서 샘은 나지만... 만나볼래요?

그렇게 찾아간 복지시설에서 일곱살배기 조그마한 여자애가 이명헌 왔다는 소식에 농구공 껴안고 뛰쳐나와서 이명헌 쳐다보는데 무슨 잃어버린 부모자식간마냥 눈빛이 똑같아서. 말도 없이 꼭 껴안더니 둘이 나란히 정우성 쳐다보는 모습이 너무 사랑스러워서 정우성 잔뜩 행복하게 웃었으면 좋겠다

- 준서야, 명헌주장님보단 좀 못해도 아저씨도 농구는 한가닥 하는데. 한 번만 안아주면 안 돼?
- ....알아요.
- 알아?
- 레이커스 9번.....
- 정말이네? 아저씨 너무 기쁜데?

그러면 수줍어서 우물쭈물 서있는 애한테 가서 다짜고짜 목마태우는 정우성... 이명헌 저러다 또 아플까봐 뒤에서 눈 찡그리면서 걱정하는데 애가 까르르 웃으면서 너무 좋아하는거 보니까 같이 웃음이 나는 건 어떻게 할 수가 없겠지

뭐 그렇게 해서 한가족이 된 세사람... 비오는날이면 말 안해도 쪼르르 찜질기 들고 오는 딸한테 고사리손으로 어이구어이구 하면서 마사지도 받고 그러다가 누운채로 비행기도 태우고 몸으로 막 놀아주는 아빠1 정우성.... 놀다 지쳐 잠든 애 안아다 방에 재우는 아빠2 이명헌... 그렇게 행쇼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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