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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7 07:47
근데 이제 그 자취집이 대학가 원룸 빌라 이런 거 아니고 한적한 동네 구석에 있는 낡은 단독 주택임.
여기에 북산왕 얹으면 논1스탑 + 응1답해라 시리즈에 대1추나무 사랑 널렸네 한 스푼 탄 것 같은 무근본이지만 중독성 오지는 대장편윾쾌감동시트콤 뚝딱이지 않겠냐고 ㅇㅇ



집은 큰 방 하나 작은 방 세 칸에 강백호 하나 들어가면 꽉 차는 미세 옥탑방까지 딸린 그시절 갬성의 2층짜리 아담한 단독주택인데 대학에서 한참 떨어진 이웃 동네 귀퉁이에 있고 연식도 오래 돼서 비교적 싼 값에 구했겠지. 계약한 건 동댐뿅 1학년 2학기 개강 앞둔 여름방학 때였는데 1학기 때 기숙사 같은 층 살던 댐뿅이 맨날 밖에서 술 처먹고 통금 못 지켜서 나란히 기숙사 뻰찌 먹고 근처 친구 자취집 전전하거나 역전 싸구려 모텔방에 낑겨자는 게 습관 되니까 야 이럴 거면 걍 같이 방을 하나 구하자 해서 부동산 돌기 시작했는데 운명처럼 그 집 발견하곤 장거리 통학 빡세서 나도 2학기 부턴 기숙사 들어갈까 하고 있던 동오까지 꼬셔서 셋이 3띵 해서 살기 시작한 거일 듯.

일단 마당에서 반층 계단 올라와서 현관문 열면 아찔한 대추색 몰딩에 기하학 무늬 유리 낀 미닫이 문 보이고 바닥에 농구화3 조깅화3 쓰레빠3 +정체불명의 고무신1 짝 안 맞게 널려 있어서 기본 발 디딜 틈 없을 듯. 이게 뭐꼬 싶어서 신발장 열어보면 쓰는 건지 버리는 걸 까먹은 건지 모르겠는 털 다 빠진 빗자루랑 이 나간 쓰레받이랑 산왕공고 교표 허옇게 찍힌 묵직한 공구함 하나 있고 정작 신발은 한 켤레도 안 들어가 있어서 자리 졸라 널널함. 1층 거실은 체육인 3덩치들 아침 저녁으로 스트레칭 해야한다면서 휑하게 아무 것도 안 놓고 바닥에 완충용으로 아기들 놀이방에 놓는 알록달록한 퍼즐블럭 깔아놨는데 실상은 하루 걸러 하루 신문지 깔아놓고 퍼져서 술판 벌이는 데 유용하겠지. 물론 숙취 땜에 헛물 올리면서도 n년 반복된 루틴이 어디 가진 않아서 아침 저녁 스트레칭도 대체로 안 빼먹고 하긴 함. 주방엔 식탁 6인용짜리랑 대용량 냉장고가 두 개 나란히 있어서 작지 않은 옛날 주방인데도 존나 꽉 참. 냉장고랑 싱크대 사이에 엉덩이 걸리지 않도록 까치발 들고 옆으로 게걸음 해야 간신히 통과할 수 있는 공간 있고 거기 쪽문 하나 나있는데 열어보면 낮은 담벼락 너머로 옆집 화장실 창문 보이는 간이 베란다임. 운동부 아들 바라지에 도 튼 엄마들이 갖다 놓은 작은 장독 세 네개 옹기종기 모여있고 동네 고양이들 자주 지나가는 길이라 애들이 이 나간 사기 그릇 하나 놓고 생각날 때마다 참치나 고등어 통조림 같은 거 까놓을 듯.

1층 큰 방은 공용 공간으로 한 쪽 벽면 큰 장에 동댐뿅 계절 옷 계절 이불 섞여서 들어가 있고 그 맞은편 한 면은 챔1프 연재 만화들 주르륵 꽂힌 책장 있고 장롱과 책장 사이 큰 창문 밑에는 TV랑 365일 절전모드 상태의 패1미콤 연결돼 있음. 경기 영상 녹화 따고 분석해야 하니까 그 밑에 골1드스타 비디오 플레이어도 있을 것 같다. 근데 낮에 TV 보거나 게임 하려면 역광이라 화면 잘 안 보이는 게 함정임. 방문 옆 구석에는 대충 둘둘 말아놓은 이불 어디 안 가고 거의 맨날 다른 모양으로 접혀있는데 대인원 모여서 술 먹을 때 일찍 꽐라된 놈들 치워놓거나 귀여운 미성년 후배들 놀러오면 재우는 손님방 용도도 겸하기 때문에 그럼. 그러고 이제 남은 1층 작은 방은 무릎 안 좋은 상늙은이 정대만 방이고 2층 올라가면 마주보고 붙은 작은 방 두 개가 각각 이명헌 최동오 방.

밖으로 나가면 주인 할아버지가 지금보다 젊을 때 울퉁불퉁 수작업으로 발라놓은 시멘트 깔린 작은 마당에 자전거 두 대 엉켜 서있는데 동댐 통학용이고 뿅은 기본 구보 통학하면서 운동부라는 녀석들이 멀쩡한 두 다리 놔두고 아주 군기가 빠졌어요 뿅쯧 이지랄 하지만 전날 술 먹고 알람 못 듣는 날이 대다수라 일주일에 두세번은 학교 후문 떡볶이집 분식 세트나 포장마차 곱창 세 접시 달고 둘 중 아무나 걸리는 놈 허리춤 붙들고 자전거 짐받이에 앉아서 ㄱㄱ..ㅃ 이러고 있음. 정대만이 무릎 어쩌고 하면서 궁시렁거리면 지가 정댐 뒤에 달고 밟기도 함. 대문 바로 옆에는 뿅이 산왕 시절에 자주 다니던 중국집 개업 화분 울창하게 서있고(가게 이전한단 말 들은 뿅이 울면서 면치고 있는데 화분 처치 곤란이란 사장님 푸념 듣고 지가 수거해다 산왕 라커룸에 놓고 키우던 거) 그 옆으로 난 계단 올라가면 옥상으로 이어지는데 한 쪽 귀퉁이에 옥탑방, 그 옆에 이전 세입자가 두고 간 고추&방토 모종 말라 죽어있는 스티로폼 화단 세 개(나중에 댐이 보름마다 열리는 옆동네 토요일장 구경 갔다가 장기 두는 어르신들한테 붙잡혀서 막걸리 걸치고 아주머니들한테 고추모종 방토모종 오이모종 골고루 얻어와서 동이 여기다 옮겨 심어주고 뿅이 사랑으로 길러줌), 옥탑방 문 앞에는 네 귀퉁이 못으로 퍽퍽 박아서 노란 장판 고정 시켜놓은 낮은 나무 평상 있고 그 옆에 조따 큰 빨래 건조대 두 개랑 허공에는 옥상 전체를 대각선으로 지르는 전기줄 세 가닥으로 꼬아 만든 빨랫줄 있음. 옥상에 널리는 빨래는 주로 이불 같은 큰 빨래랑 동뿅 거고 댐은 옥상 올라가기 싫으니까 현관 옆 난간 틈에 간신히 꾸겨 넣은 중형 건조대에다 쫌쫌따리 넒.

암튼 이렇다보니 덩치3 모여 사는데도 남아도는 공간에 옆집 뒷집 다 연세 지긋한 노부부만 살아서 소음 이슈도 없어서 애들 한 두 번 불러다 놀고 나면 아지트 되는 거 존나 순식간일 듯.

아무래도 북산1:산왕2의 비율이다보니 첨엔 산왕 놈들의 점거율이 높았는데 자취집 근처에서 하루 묵어갈 일 있었던 채치수 권준호 한 번씩 와서 자고 가는가 싶더니 선배들 졸업시키고 매일매일 강백호 서태웅한테 거름망 없이 시달리는 송태섭이 하소연 하러 찾아오고 대학생 된 얼간이는 아닌 선배랑 왕옹왕 하겠다고 찾아온 서태웅과 그에 질 수 없어 따라 붙은 강백호 등등 쪽수가 아니라 횟수로 점거율 높여가는 북산 놈들. 그러다보면 어느새 북산왕 (구)3학년들 섞여서 술먹는 날도 생길 듯. 근데 외박과 음주에 자유로운 성인인 거 아직 구3년들 뿐이면 술자리 비율은 산왕 주도가 압도적일테니까 시나브로 그들에게 젖어든 정대만이 묘하게 명예산왕짓 하고 있으면 술 들어가서 더 열받은 채치수가 빨간고릴라 상태로 북산OB에서 영구제명되고 싶냐고 사자후 지르는데 과거에 같은 4번 달고 붙었던 현 정대만의 팀메이트 이명헌이 스윽 웃으면서

그럼 우리가 주워가면 되겠군용. 만만쓰 이리 오세용. 3점슛 자판기 얻을 득 음 딜리셔쓰 뿅.

이지랄해서 존나 킹받은 웃는 얼굴의 권준호가 이명헌 맥주잔에 몰래 고춧가루 탄 고량주 들이부어서 이명헌 다음날 학교 못 감. (다시는 북산의 얼간이를 넘보지 마라 -by.권준호-) 그리고 농구부 아니어도 영걸이들이랑 백호군단도 종종 놀러 올 것 같다.

여차저차 반 년 호록 지나고 월세로 들어왔던 동댐뿅 주인 할아버지랑 딜해서 보증금 올리고 전세로 바꾸겠지. 이제 송태섭 정우성 외 (구)2학년들 성인 되고 공교롭게도 두 놈 다 미국행 탔지만 귀국 때마다 꼬박꼬박 형들하고 연락해서 만날 거고 1차 2차 3차는 밖에서 때려도 결국엔 동댐뿅 집 와서 단체로 묵고 가는 게 기본 루틴 됨. 산왕은 선수층 존나 넓으니까 대만이가 모르는 애들도 동뿅 본다고 찾아오는데 세계관 최강 MSG인 댐도 자연스레 섞여서 얘기 나누다보면 당연히 북산14번 작두탔던 그 날 얘기 나오고 그러면 또 아 이거 안 되겠네 농구 한 판 ㄱ? 해서(트라우마 완치 안 된 최동오는 심판 봄) 정댐 명예산왕력 올라가고 북산에서도 의외로 달재가 꼬박꼬박 대만이 살펴보러 찾아오는데 애가 예의도 바르고 하니까 동뿅도 예뻐해주고 그렇게 또 시간 지나 북산 천재 콤비까지 졸업해서 성인 된 무렵엔 지들끼리는 부정해도 동댐뿅 하우스 왔다갔다 하며 자연스레 안면 트고 말 섞은 북산왕 놈들 사이 경계가 이미 모호해져 있을 거임. 물론 밥 값 내기 같은 걸로 농구 대결이라도 붙으면 그때는 또 칼같이 북산vs산왕으로 갈려서 대전쟁 발발하긴 하는데(무슨 한 달에 한 번 꼴임) 까놓고 보면 이상한놈 잘생긴놈 얄미운놈 얌전한놈 평범한놈은 골고루 있어도 나쁜놈은 없어서 겉으로는 츤데레짓 하면서도 사실 니후배 내후배 니선배 내선배 할 거 없이 입시도 봐주고 시합때 친구들 끌고 응원 가서 기도 살려주고 방학 때 평범하게 같이 섞여서 놀이동산이나 계곡같은 데 놀러도 다니고 하는 거.

그렇게 동댐뿅 하우스는 3년 넘게 북산왕 애들을 먹이고 재우고 비바람을 막아주었고, 북산왕 놈들도 여름 폭풍 때 천장에서 물 새는 거 옥상 올라가서 시멘트 바르고 망가진 천장이랑 벽에 새로 도배도 하고, 겨울엔 수도관 얼어서 터질 거 같으면 각자 안 입는 옷가지 헌 이불 쫌쫌따리 모아와서 수도관 단열재 위에 덧대놓기도 하면서 동댐뿅 하우스를 우리 모두의 집으로 가꿔 줬음. 집에 모여 노는데 가끔 주인 할아버지 오시면 말동무 한참 해드리기도 했고, 옥상에서 쓰레빠 멀리 날리기 대결 이딴 거 했다가 뒷집 옥상까지 날아가는 바람에 가위바위보로 옆집 다녀오기 같은 얼간이짓도 했고, 누구 대학 붙거나 대회에서 상 타거나 프로 데뷔 하거나 그런 행사 있으면 다같이 모여서 축하 파티를 빙자한 맨날 벌여도 모자란 술판도 벌였고, 또 경조사에도 시꺼먼 양복 차려입고 우르르 몰려 갔다가 당연하다는듯이 또 우르르 동댐뿅네 모여서 다닥다닥 붙어 자기도 했고.

당연하지만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렀고 동댐뿅 3학년 중반부터 하나씩 구단 정해지고 대학까지 졸업해버리고 나니까 어쩔 수 없이 집 비는 날이 늘어나게 되겠지. 초반엔 내놓을 생각도 못하고 당연하게 계약 연장하곤 아예 모두의 집처럼 오픈해놓고 살았는데 동댐뿅 뿐 아니라 다른 애들도 사회 진출하기 시작했으니 집이 점점 조용하고 초라해지는 건 불가항력이었음. 마당에 나란히 세워둔 자전거는 안 탄지도 한참 되고 비도 많이 맞아서 핸들이랑 안장에 물때 끼고 체인이랑 바퀴살에도 녹이 끼고, 여름에 맥주 까면서 누워서 별 보던 옥상 위의 평상은 못 박아 씌워둔 노란 장판 진작에 찢어져서 나뭇살 다 드러났고, 옥탑방 문 열어보면 벽면에 물 샌 자국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곰팡내도 나기 시작함. 그쯤되니 놀러오던 후배들한테라도 물려주려 해보지만 여의치 않고 그렇다고 맡아서 살 사람도 없는데 계속 이렇게 방치해두다가 귀곡 산장처럼 되면 그게 더 가슴 아프려나 싶어서 어렵사리 그제라도 집을 내놓기로 결정하는 동댐뿅. 그들의 결정을 전해 들은 사람들 백이면 백 그 집에 한 번이라도 다녀갔거나 그 집에서 일어난 좌충우돌 라이프를 듣고 지낸 사람들이라서 하나같이 아쉬워하고 안타까워하고 감수성 넘치는 몇몇은 눈물까지 짬. 백날 그래봐야 흐르는 시간은 야속한 법이고 인력으로 어쩔 도리 없는 일이라 다음 세입자가 나타나기 전까지 각자 시간 내서 들러서 추.팔 하고 그러다 마주치는 애들끼리 오랜만에 인사도 하고 가겠지.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부동산에서 다음 세입자 찾아서 곧 계약하게 됐다는 연락이 왔음. 낡은 집이라 그래도 시간 좀 걸릴 줄 알았더니 너무 금방이어서 철렁했는데 심지어 월세도 전세도 아니고 집을 아예 사버리겠다고 했다는 거. 오래된 집 누가 살까 싶어 팔 생각도 못했던 주인 할아버지도 연세가 연세인지라 듣자마자 ㅇㅋ 했다고. 훈련하다 전화 받고 서로 연락 돌린 동댐뿅 그 뒤로 며칠 동안 기분 울적하게 지내는데 그 새 집주인이란 사람 알고 보니 미국 사는 정우성일 듯.

명색의 느바정인데 형들 제2의 청춘이 집약된 소중한 집을 떠나보내게 됐단 소식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있었겠음? 맨날 코트에만 짱 박혀서 돈 쓸 데도 없겠다 변두리 허름한 주택 하나 사는 거 동네 문방구 플렉스 하는 수준은 된 정우성 리모델링 업체 끼고 외관 크게 훼손하지 않는 정도로 상한 곳 수선하게 한 다음 이참에 아예 전속 관리인까지 붙여서 보름 단위로 관리까지 맡겨버림. 당연히 다들 대감동 먹었고 특히 산왕 놈들 우리 느바정이가 닉값을 제대로 하는구나 형들이 애지중지 기른 보람이 있다(근데 우리한테 먼저 좀 알려주지 그랬냐) 하면서 눈물 훔치고 있으니까 어깨가 천장까지 솟은 우성이 하하하핫 이 집은 이제 누가 뭐래도 산왕 겁니다! 하면서 동네방네 해대서 북산 놈들 집 안 잃은 건 다행이지만 존나 킹받음. 그니까 그거 들은 느바송 또 가만 있을 수 있음? 바로 작업 들어가서 그 집 일대 땅부지를 통째로 사버린 다음 저기요 주택 명의 강제 이전 당하고 싶지 않으면 좋게좋게 공동 소유인 걸로 합의 봅시다 해가지고 크흐 역시 남자중의 남자 미야기 송씨 송태섭 영원한 북산의 주장! 하면서 눈물의 주접 떨던 북산 놈들 거 졸업장 없는 정우성 씨는 엄밀히 따지자면 찐 산왕 동문도 아니잖습니까 하는 선 넘는 발언 해서 간만에 대전쟁-개싸움- 발발하고 nn번째 (북)산(왕)최(후의)날 찍음.

그 뒤로 곰팡이 슨 벽지 뜯어내고 새로 해서 말끔해진 집안 벽면에 쫌쫌따리 사진 한 장씩 붙을 거 같은데, 봄에 꽃놀이 한답시고 옥상 한 가운데다 손바닥 만한 벚꽃 분재 하나 사다놓고 그 주위 빙 두른 딱뚝콱 덩치들이 깡소주로 건배하는 모습, 여름에 얼굴에 수박씨 서너개씩 붙이고 물 채운 아동용 풀장 안에서 핑크 튜브랑 물고기 모양 선구리 장착하고 아앙? 표정에 짝짝이 눈썹 하고 있는 모습, 가을엔 단풍잎 주워 물고 바바리 코트에 주머니 꽂고 먼 산 바라보는 것까진 영화배우 폼 미쳤는데 배경이 이제 페인트칠 다 벗겨진 초록색 철대문인 모습(사진엔 짤렸지만 흰 셔츠+바바리 안에 하의는 빤쓰 밖에 안 입어서 실제로는 영락 없는 동네 개변태 놈이었음), 겨울엔 볼따구며 코끝 뻘개가지고 못난이 삼형제 인형처럼 나란히 쪼그려 앉아 머리에 빨강 노랑 초록 털비니 하나씩 새초롬히 얹고 각자 만든 눈사람인지 눈덩어리인지 하는 거 들고 있는 모습, 이외 내기에서 져가지고 상대팀 고교 유니폼 입고 상대팀 놈들 사이에서 개썩은 얼굴로 화이팅 포즈 취하고 있는 어떤 놈 모습, 거실 어린이용 매트 위에서 얼굴 전면에 빼곡하게 낙서당한 채로(스케치 도구 당연히 유성매직임) 입이랑 콧구멍 만개해서 뻗어 자고 있는 어떤 놈 모습, 고딩 때부터 n년간 짝사랑한 애한테 프로포즈 받고 눈물 콧물 쏙 빼며 통곡하는 어떤 놈 모습, 최초로 자녀 득해서 머리에 금줄 왕관 쓰고 ‘축 애비됨’ 카드 한 손에 들고 브이 하는 어떤 놈 모습, 얼굴에 세월의 흔적 묻은 안센세&도감독님 모습…… 이렇게 시간 지나면서 거실 벽 세 면은 거뜬히 채울 정도로 늘어날 것 같음.

그쯤되면 그 집 이미 동댐뿅 하우스가 아니라 북산왕 역사 박물관인 수준이라 여기저기서 개미친놈 소리 들으며 대활약중인 ‘그’ 북산왕 놈들 과거사 취재하러 매스컴에서도 방문 의뢰 넣겠지. 그놈들 중심엔 여전히 농구판 휘어잡고 사는 놈들이 있고 더이상 직접 코트에 서지는 않지만 농구랑 가까운 곳에 사는 놈들도 있고 이제 농구랑은 완전히 동떨어진 세상에 살면서 가끔씩 그 주변 사람들한테 나 사실 과거에 진심으로 농구 했었다 하면 예?? 님이요??? 소리 들으면서 사는 놈들도 있는 거. 하나 남은 공통점이 있다면 희한하게 한 놈 한 놈 죄다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점임.




무튼 하고 보니 뇌절이 시발 존나 1절 2절 3절 4절인데;;;;; 동댐뿅이 쏘아올린 낡은 집이 북산왕 놈들의 제3의 청춘, 제4의 청춘, 더 나아가서는 그 2세들까지 함께 하는 그들의 소중하고 영원한 아지트가 되는 거 보고 싶다.


슬램덩크 논CP 북산 산왕 남우영 남우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