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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23:18
명헌이 불러서 이것저것 물어보려는데 애 누가 봐도 긴장한 상태로 열중 셔 하고 대답하고 말도 길게 안 해 예. 아니면 아니오

교무실 좁아서 애 앉힐 자리가 없어가지고 세워놨더니만 생각보다 얘기가 길어지고 상담실에 다른 쌤 다 쓰시고 나오는 거 보고 명헌아 우리 저 안에서 얘기하자 하고 일어나는데
명헌이 눈알만 도르륵 굴리고 어..예..예 하고 더 긴장 한 모습 되는 거

얘가 왜 이러지...
들어가 있어 하고 냉장고에서 음료수나 두 개 챙겨서 들어가는데 명헌이 각 잡고 앉아있다가 도감독 들어오니까 벌떡 일어나는

어휴 뭘 그렇게 일어나 이거 먹어 비타 오백 하나
건네주고 다시 이야기 시작하는데
그래서 뭐 선배들이 때린 건... 얘기 끝나기도 전에
아니요 그런 거 없습니다.

거짓말하지 말고 감독님한테 말해줘야지
거짓말 아닙니다

쓰읍

도감독 짐짓 엄한 소리 내자 당황한 티 안 내려고 애쓰는데 어른 눈엔 다 보이겠지
도감독 옷매무새나 정리하려고 팔 들고 어깨 한번 돌리는데 그러자 이명헌 눈 꼭 감고 턱에 힘 꽉 주는데

명헌아?
도감독도 운동부 오래 한 사람이라...

눈 떠 명헌아 턱에 힘 풀고 이런 건 누가 가르쳐 줬어
... 이 꽉 안물면 혀 깨물어용...

도감독 눈 앞이 캄캄

명헌아 잘 들어 맞으면서 운동하는 거 당연한 거 아니야 선생님은 그런 거 젤 싫어해
명헌이가 잘 도와줘야 명헌이도 그 밑에 후배도 운동 더 재밌게 잘 할 수 있는 거야 응?

...



명헌아 오늘 선생님한테 시간 내줘서 고맙고
오늘 석식 맛있는 거 나오니? 아니면 저녁 먹으러 나갈래?

... 새싹비빔밥...

그거 좋아해?

아니용...

그럼 나가자
도감독 푸하하 웃으면서 명헌이 데리고 나가면서 차키 챙겨 들겠지

도감독 의도 알고 이러쿵저러쿵 더 자세한 얘기 해주고 밥 냠냠 먹고 지갑 탈탈 털리고

도감독 지휘아래 다시 모인 산왕의 제군들
분명 훈련은 빡센데 쓸데없는 군기는 안 잡아서 신난 2학년들이랑 뭔가 불만인 3학년들

애들 농구 잘 하고 있는데 괜히 시비 걸어서 집합시키고 다시 지옥의 앞으로 굴러 뒤로 굴러 대가리 박아 야 빠따 가져와

한참 구르고 있는데 체육관 꽉 잠긴 문 덜컹 거리더니
어...어...?
문짝 뿌시고 들어온 감...독님...?

전체 기상

기상!!!!!!! 한 번도 들은 적 없는 큰 고함치시며 애들 다 일으키고 앞에 서서
지금 뭐 하는 짓이지?
오늘부터 저 문 잠그는 건 금지다

1.2학년들 내보내고 3학년들만 남겨서
니들은 이런게 재밌니? 왜 니들은 맞고 자라서 쟤들 편하게 운동하니까 고까워? 그 시간에 농구를 더 해 주전 자리 뺏기기 싫으면

그 와중에도 애들한테 손 안 대고 팩폭으로 다스리는 도감독

그 사태 이후로 한 번은 2학년 중심으로 팀 꾸려서 지역 경기 압승 한번 하고 3학년들도 이제 눈치 살살 보면서 기겠지

왕 우리 이제 안 맞아용~~~~
쓸데없는데 체력 안 빼고 그 시간에 농구해서 승승장구하는 산왕 농구부 되시렸다

선생님

수염 만져봐도 돼용?

그래라ㅋㅋㅋㅋㅋㅋ


슬램덩크
산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