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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5 06:08
영수랑 대협이 안 사귀는 것 치곤 좀 사이가 미묘했음. 어깨에 기댈 수 있고 손깍지도 낄 수 있고 가끔 뽀뽀도 할 수 있는 친구 사이. 대부분은 대협이가 별거없다는 듯 시도하고 영수는 알 듯 모를 듯 조금 찌푸리며 받아줄 뿐이지만.

그런 생활 끝에 어느 날 윤대협, 영수야아~하고 쪽쪽거리다가 덥고 불편한지 참새처럼 고개를 파드득 떠는 영수 얼굴에 햇살 부서져 내리는 게 너무너무 예뻐 보여서 사귀자고 할 마음 먹음.차일 거라는 생각은 1도 없었음 안영수가 윤대협 좋아하는 거야 조금만 눈치가 있으면 알 수 있는 사실이었어서.

근데 차였으면 좋겠다.

영수야 우리 이제 사귈까?

차일 이유가 없는 멘트 분위기 얼굴이었는데.....영수가 부끄럽고 자존심 상해서 거절한 거라고 생각한 윤대협 몇 번 더 흥냐흥냐 고백하는데 돌아오는 대답 전부 칼같은 아니.싫어. 임.

결국 진짜 거절이구나,하지만 왜? 싶었던 윤대협 영수한테 영수는 어떤 남자가 좋은 거냐고 물어보는데 영수 아무렇지 않은 듯 떠보는 윤대협 잘생긴 얼굴 뜯어보다가

자기 감정에 발 빼지 않는 사람. 알면서 저 좋을 대로 휘두르지 않는 사람. 아니면 말고,하는 식 말고...제대로 부딪혀 올 줄 아는 사람.

하고 탁탁 털고 일어나 먼저 가버림.
남겨진 윤대협만 영수 마음 자기가 안다는 거 영수도 알고 있었구나 하고 쉽지 않아 보이는 미래에 하하...곤란하네...하고 털썩 주저앉아 구름 떠가는 하늘이나 쳐다봄


한참 뒤에 결국 그 윤대협이 이따가 뒤뜰로 나와달라고 불러서,꽃집 사장님 추천 받아 고른 꽃다발 내밀면서

영수 군,좋아합니다. 사귀어 주세요.

하고 답지 않게 부끄러워하면서도 제대로 말했을 때에서야
좋아요.잘 부탁합니다. 하고 받아들여 주는 거 보고싶다



그리고 아침에 잘 생긴 학생이 머쓱하게 고백용 꽃다발은 무슨 꽃이 좋냐고 묻는 거 성심성의껏 같이 골라주고 예쁘게 묶어주고 응원까지 해줬던 꽃집 사장님, 그날 오후에 그 꽃다발 다른 남학생이 소중하게 안고 지나가는 거 보고 직업만족도 하늘 뚫겠지ㅋㅋㅋㅋㅋㅋ


항상 유들유들 넘어가는 윤대협도 물론 좋아하지만 스스로의 기준이 올곧은 영수가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