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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01 14:56


송태섭 어릴 때부터 은퇴할 때까지 쭉 치열하게 살아왔을 거 같지
아빠 떠나고 의지했던 준섭이까지 떠나고...
아슬아슬한 상태에서 농구하나 잡고 버텼는데,
대만이랑 그 일이 있고 난 뒤엔 어찌저찌 회복은 되었지만 이제부턴 정신차린 정대만 대학 보내야 하니까 윈터컵에 기력 쏟을 거야

그 다음엔 본인의 장래 문제,
집안이 넉넉하지 못하니 최대한 장학금을 받거나 지원받을 수 있는 곳으로 가야하니까 IH고 윈터컵이고 성적 잘 내려고 노력하겠지

그 다음은?
미국으로 떠나서 말도 잘 안통하는 나라의 2M는 기본인 놈들을 상대로 싸워야 했지

운이든 실력이든 뭐든 미국에서 선수 계약을 했을 땐 '지금까지 내가 이걸 위해서' 생각했지만,
선수인 만큼 학생 때보다 더 열심히, 이제는 품위 유지까지 해야한다며 그동안엔 신경안 썼던 부분까지 정신을 팔아야 했지
그러다보니 몸에 치열하게 사는 게 습관이 되었을 거 같다

늘어지는 시간 절대 용납못하고 뭐든 바쁘게 자신을 굴리는 데 익숙해진 송태섭이 은퇴해서
코치밟고 감독 준비하는 정대만하고 살면서 점점 말랑해지는 게 보고싶음

대만이는 너도 이제 나이도 있고 굳이 선수 때처럼 몸 유지할 필요 없지 않냐면서 태섭이 달래보는데
송태섭 예의 그 사람들이 좋아하는 능글맞은 얼굴로 "지금 이 몸 좋아하는 건 형이니까 유지하는 건데요"소리나 할듯

그게 사실이긴 한데 치열하게 선수생활 한 만큼 이제 조금 느긋해졌으면 한단 말이지...
그래도 습관이 되어버린지라 치열하게 움직이는 거 버리지 못하는 태섭인데
어느날은 대만이 식탁 치우고 설거지 끝내고 뒤를 돌아서 태섭이 부름

커피 마실거지?

그런데 대답 없어서 거실 쪽으로 터벅터벅 걸어가보니까 소파에 누워서 TV 켜둔 채로 자고 있는 송태섭이 있는 거임
태섭이 낮잠을 자더라도 정말 잠깐, 눈 붙이듯 자는 정도이고,
대만이가 식탁 정리랑 설거지 하는 동안엔 화장실 청소를 한다거나 쓰레기를 버리러 간다거나...
그것도 아니면 없는 일을 만들어서 하는 편인데 소파에 완전히 누워서 깊이 푹 잠들어 있는 거임

이게 좀 어이 없긴한데 대만이 잠들어버린 태섭이 보고 만족했으면 좋겠다
얘가 드디어 이 생활에 편안함을 느끼는구나. 내 옆에선 이래도 된다고 생각하는 거구나...
그게 너무 만족스러워서 바닥에 앉아서 잠든 태섭이 얼굴 바라보면서 손 조물조물 만져보겠지

여전히 딱딱하고 굳은살 박혀있지만 그래도 지금은 힘이 빠져서 만질맛이 있을 거야
대만이도 내 거 내가 만지는데 뭐 하는 생각으로 만지고 있고
말랑한 송태섭을 내가 만들었다 하는 뿌듯함도 있고

응...어. 아...?

손 만지는 거에 태섭이 느릿하게 눈깜빡이면서 일어나려고 하면 대만이가 일어나지 말라고 자기 몸으로 태섭이 덮칠 거임
그럼 태섭이 아직 잠 덜깨서 섹시한 목소리로 "뭐야...유혹하는 거예요?" 하면서도
대만이 등이나 허리 토닥토닥 하는데 정대만은 "아니. 더 자라고" 킥킥거리며 대답하겠지

너 낮잠자는 거 처음봐
체육관에서 낮잠자는 거 많이 봤으면서 무슨

그게 자는 거냐. 뻗은 거지
하긴 

그렇게 킥킥거리다 대만이가 태섭이 뺨이랑 갈매기 눈썹 엄지로 쓰다듬으면서
"가끔 이렇게 낮잠자는 것도 좋지?" 물으면 태섭이도 이쯤엔 자기 깜빡 잠든 거 보고 기뻐하는 대만이 알고 있어서 "그러게요" 대답해줄 거다
하지만 그래도 장난기는 남아 있어서 엉덩이 그러쥐면서 "먼저 내 위에 올라타는 정대만도 보고 낮잠이 좋긴하네요" 받아치는 건 잊지 않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