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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30 02:17
꽃다발 사들고 가는 순정양키 양호열 보고 싶다..

그리고 섬세함이라고는 쥐뿔도 없는 정대만이지만 그런 호열이한테 스며드는 것도...



막 커다란 꽃다발 말고 소소한 걸로.
가끔은 곱게 포장한 한 송이일 때도 있고..

정대만 처음에 꽃다발 받았을 때는 운동하는 애들 사이에만 있어서 이런 건 쥐약이라서 괜히


"아, 양호열 뭐냐~! 무슨 꽃다발이야~ 내가 여자냐?!"


하며 호열이 어깨 퍽퍽 치는데 호열이가 잔잔하게 웃으며


"원래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꽃을 선물하고 싶어지는 거예요."


하는 거지.

그러면 정대만 얼굴 시뻘개져서는


"아니.. 뭐.. 어.. 그러냐..."


하고 땅만 보다가 향기 맡는 척 할듯.

꽃다발이야 뭐 졸업할 때 그럴 때나 받았고 한 번도 의미를 부여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보관해야될지도 모름

그래서 그냥 책상 위에 올려뒀는데 샤워하기 전에 향기맡고, 샤워한 후에는 괜히 꽃잎을 툭툭 건드려보고, 자기 전에 잠 들기 직전의 엄마를 깨워 이거 어떻게 보관하냐고 호들갑 떨겠지

엄마한테 등짝 한 대 맞고는 책상에 엎드려서 유리컵에 담긴 꽃 계속 쳐다볼 것 같음...

그리고 다음날 하교길에 꽃병 하나 사들고 갈듯

그렇게 대만이가 호열이한테 꽃 받는 횟수가 점점 늘어나고, 꽃 관리에도 익숙해졌을 무렵,

어느날 문득 데이트 하러 가는 길에 꽃집을 지나가는데 새하얀 백합이 너무 눈에 띄었으면 좋겠다

자기도 모르게 꽃집 들어가서 이거 포장해달라고 하겠지

그리고 등 뒤에 숨긴 채로 호열이한테 쭈뼛쭈뼛 다가가서는


"야, 호열아.. 있잖아.."


하며 말을 꺼내는데 왠지 부끄러워서 선뜻 말을 못하겠음

호열이 얘는 대체 이렇게 창피한 걸 어떻게 그렇게 자주 했지 싶기도 함

호열이는 대만이가 할말이 있는 것 같은데 자꾸 머뭇거리니까 점점 안 좋은 생각이 들기 시작함


"대만군.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런 건 아니고.."


혹시 대만군이 헤어지려고 하는 건가.

왜지.

그런 내색은 없었는데.

뭐가 문제였을까.

그럼..

난 이제 어떡하지...


삽질하는 호열이..ㅠ

호열이 심정도 모르고 질질 끌던 정대만은 드디어 마음을 먹고는 눈 딱 감고 뒤에 숨긴 꽃다발을 내밂


"오, 오다가 니 생각 나서 샀어!!!"


자기가 생각해도 참 멋대가리 없다 싶었음

근데 호열이가 아무 말이 없네..?

혹시 백합을 안 좋아하나 싶어 슬쩍 눈을 떠봄


그리고..

꽃을 받아들고
정대만과 눈을 맞추며
사귄 이레로 가장 환하게 웃으며


"소중히 간직할게요, 대만군."


이라고 말하는 호열이를 볼 수 있었음...

정대만은 그제서야 깨달았겠지.


아. 호열이도 이런 얼굴을 보려고 꽃을 사온 거구나.



호댐 호열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