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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9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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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아~"

송준. 다시 태어난 준섭이의 새 이름이야. 송준섭의 '준'에서 따온 이름이었지.
준섭이는 멍하니 천장에 달린 모빌을 보다가 저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린 방향으로 시선을 옮겼어.

아기침대 밖으로 저를 보고있는... 그러니까 전생으로 따지면 제수씨, 환생한 지금으로 따지면 저를 낳아준 엄마인... 태섭이의 배우자인 정대만이 싱글벙글 웃고있어.

"역시 우리 준이 천재인가봐. 태어난지 얼마 안됐는데 벌써 자기 이름 알아. 어떡하지, 태섭아? 내가 천재를 낳았어."
"그냥 소리가 들리니 본 거겠죠."
"야, 너는 아빠가 돼서는 왜이리 시니컬하냐?"

대만이가 입을 부리처럼 삐죽이며 투덜거려. 동생 부부의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웃겨서 준섭이가 슬쩍 미소 지었어. 아기가 빵싯 거리는 걸 봤는지 대만이는 다시 호들갑을 떨기 시작해.

"야, 태섭아. 준이 웃는 거 봤냐? 어떡해. 너무 귀여워. 이렇게 귀여워도 돼냐? 아무래도 내가 인류 역사 중 귀여움 부분에 한 건 한 거 같다. 노벨 귀여움 상은 없냐?"
"아ㅋㅋㅋ 진짜 형 미치겠다ㅋㅋㅋ 그래요, 그렇다고 해요ㅋㅋ"

태섭이가 웃으면서 꿀 떨어질 것 같은 눈으로 제 반려자를 보고있어. 준섭이는 안심했어. 태섭이 잘 지냈구나. 마지막으로 봤던 태섭이는 화가 나있었고 제게 실망과 원망을 하고있었잖아. 저가 죽고난 뒤 태섭이도 엄마와 아라도 어떻게 지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사진 찍어야지~ 어머니랑 아라한테 보내줘야지. 두 사람 다 분명 좋아할 거야."
"장모님, 장인어른한테도요. 두 분 섭섭해 한다구요."
"야, 우리 엄마아빠한테는 네가 보내야지. 그래야 공평한 거야."

준섭이의 새로운 엄마인 대만이가 지금까지 태섭이의, 또 엄마와 아라의 기쁨이 되어줬을 거란 거지. 준섭이는 제 새로운 엄마에게 고마워서 빵싯 웃었어.

"준이 웃는 것 좀 봐. 모델인가? 카메라에 어쩜 이렇게 반응하지? 연예인 시켜야하나?"
"첫 자식한테는 별 걸 다 기대한다던데, 형 보니까 그 말이 맞는 것 같네요. 준이는 그냥 형이 쉬지 않고 말하니 웃길 뿐이야."

태섭이도 말은 그렇게 하면서 카메라 셔터 누르는 것은 멈추지 않았어. 열심히 사진 찍고 있었지.

"흥, 두고봐라. 우리 준이는 뭘 해도 잘할 거야. 너랑 내 아들이니까."

사진 찍던 폰을 내려놓고 대만이가 아기침대에서 준섭이를 안아 품에 품었어. 처음에는 어설퍼서 불편했는데, 이제는 제법 편해졌어. 늘씬하고 탄탄한 품에 안긴 준섭이는 대만이의 토닥거림을 느끼며 생각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