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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2 18:14
느바에서 몸 부서져라 뛰고 깔끔하게 국내 복귀한 태섭이 옆집에 대만이 있었음 좋겠다. 난 우연이 좋으니까 고등학교때 썸인지 뭔지 아님 그냥 단순 호감이었는지 애매한 감정 있다가 태섭이 미국가면서 흐지부지 되었는데 북산 회식때 알아버린거지. 저 지금 xx동 살아요. 어? 나돈데? 어디살아? xx오피스텔..야 나도!! 어 진짜요? 몇혼데? 1407호요, 야 나 1406호야!!!!

태섭이 집구했어도 본가에서 좀 지냈고 대만인 전지훈련 나가느라 한달을 같은 곳에서 살았어도 서로 옆집인지 몰랐던 대태. 둘이 나란히 집에 가는데 진짜네싶어서 웃었겠지.

그 이후로 대만이 샴푸빌리고, 태섭이랑 넷플릭스 아이디 공유하고, 태섭이 대만이네 집에 있는 제습기 빌려왔음. 서로 물건 공유, 생활 공유하겠지. 구단이 가까워서 대만의 차로 출퇴근도 종종 같이 하고 술 만취하면 옆집이 송태섭/정대만이래 하면서 데리러도 가는 공인된 끈끈한 사이였으면 좋겠다.

태섭아 나 죽겠다... 하 죽여 말어 진짜, 죽이나 먹어요. 대만이 숙취로 고생하면 송태섭표 죽으로 해장하는 일상이었음. 같이 방에서 영화도 보고 농구도 보고 술도 마시고. 서로 집 거리낌 없이 왔다갔다했을듯. 비밀번호도 공유하고 심심할때 베란다에서 뭐 던지면서 놀고 둘다 베란다에 간이 테이블 비치해서 하늘보면서 술먹고.

뭐가 그리 재밌는지 항상 붙어있고 대만은 태섭 데리고 여기저기 다니고 태섭은 대만이 세심하게 챙겨서 양 구단이 부부라고 부르는거 보고싶다. 태섭아 네남편네팀 오늘 어디랑 경기냐? 아 @@인데 오늘 대만선배 컨디션 좋아서 이길것 같아요. 라는 대화나 정대만 니 와이프왔다. 저 와이프 아닌데요? 죄송합니다. 제수씨. 태섭아 20분만! 바로 씻고 갈게. 서로 팀사람들이랑도 장난도 잘치고 준오피셜인 상태임.

서로 터치도 많고 스스럼없으나 선은 넘지 않을 둘일듯. 대만은 아직 남자가 연애대상이라고 (아직) 생각하지 않았고 태섭은 남자를 만나는 봤는데 연애가 오래가지 않는 스타일이라 대만이랑 오래오래 함께 있고 싶어 의식적으로 조심할듯. 아직 깨닫지 못한 대만과 대만이가 소중해 연애로 가지 않는 송태섭.

그렇게 1년정도 살았는데 눈치없는 구단 관계자들이 각각 소개팅 시켜주려고 난리일듯. 대만은 은근 선자리 권유가 많이 들어오는데 생각없다고 쳐내면서 태섭 귀에 안들어가게 했을듯. 태섭이 이런 이야기 들으면 괜히 거리감 만들것 같은 촉이 들어서 쉬쉬했을듯. 그러나 이런 이야기가 태섭 귀에 안들어갈리 없었겠지. 정대만한테 관심있는 재벌딸/연예인/모델 등이 있으니 이야기좀 해달라고 태섭에게 청탁 들어오고 태섭은 시달리다 대만에게 넌지시 말했음

...누가 선배 좋아한다던데...
어?
만나고 싶어하는데...어떻게 생각해요?

평소처럼 대만 집에서 술 홀짝홀짝 대다가 태섭이 말을 건냈지. 대만은 어떤 새끼가 태섭이한테 저런 이야기 했는지 짜증났음. 아무도 우리 사이에 끼어들지마, 지금 행복하다고!

태섭아 그런 이야기 무시해. 정 안되면 정대만 고자라고 해!
선배는 말을 해도 꼭...
그것보다, 농구나 보자.

농구채널에서는 우성의 팀이 나오고 있었음. 아, 우성이다. PG를 적응한 우성은 NBA 최고의 동양인 선수였음. 우성과 같이 미국생활 했을때 서로 많이 기댔고 친했었지. 굳이 대만에게 말하진 않았지만 태섭과 우성은 패팅과 키스까진 했고 우성이라는 존재를 소중하게 생각한 태섭이 친구로 지내자고 멈췄겠지.

다음달에 시즌 끝나면 한달동안 귀국한데요.
그래? 이명헌 최동오랑 "같이" 볼까? 난 별로 안친한데 쟤네가 정우성 이야기 가끔 해서 나도 익숙해져버렸네.
한 2주 저희집에서 머물 것 같은데 같이 친해지면 되겠네요.
어??
아 백호도 한번 불러야겠다. 은근 우성이한테 치댔다니까요 백호가..

고향에 가기 전 친구 선배들과 만나는데 호텔생활은 싫다며 징징대는 우성을 제집에 받아주기로 했던 태섭이었음. 서로 바쁠거고 조금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고하면 옆집 대만을 부르자싶어서 승낙했음. 절대 우성의 부탁과 눈물에 약해서 승낙한게 아니었음.

대만은 기분이 좋지 않았지. 뭐? 정우성이 송태섭 집에? 왜? 돈도 많이 버는데 호텔가면 되는데? 태섭의 집은 큰 퀸사이즈 침대가 있는 방이 있었음.대만과 태섭은 방에서 같이 술을 마셔도 잠은 각각의 집에서 잤음. 대만이 몇번 자고가라고 했지만 태섭은 쓱 피해서 자기 집에 갔고 대만이 태섭의 집에서 자려고 하면 태섭은 발로 뻥뻥 차며 쫒아냈지. 태섭은 프라이버시가 강하고 마음을 소수에게만 열어서 찾아오는 사람도 많지 않았고 자고 간 사람도 대만이 알기론 한명도 없었음. 그 공간에 우성이 들어오는게 불쾌해졌지. 거실에 쇼파가 있긴 하지만 2주동안 그 쇼파에서 재울까? 힘들다고 침대에서 자겠다고 하면 어떡해? 안그렇게 생겨서 정에 약한데 같이 잘 수도..대만은 상상하고 싶지도 않았지.

...그러니까 태웅이랑 백호가 우성이한테 졌는데..
태섭아, 정우성 꼭 너네집에서 재워야해?
예?
나 싫다...
불편하게 안 할게요. 시끄럽게 하면 내가 단속할 거니까..
시끄럽거나 그런거 신경안써. 걔는 왜 너네집에서 잔대? 왜 사람 불평하게 만드는거냐?
우성이가 볼 사람들도 여기에 많아요 선배.. 외로움도 타고.. 제 친구인데 절 잘 따르기도 하구요. 나쁜 애는 진짜 아니고 좀 해맑긴한데 좋은 애에요. 저도 불편하면 안 데려왔을 거에요.

신경질적인 대만의 말에 열심히 우성을 감싸주는 태섭에게 대만은 섭섭한 마음이 들었음. 알아, 친한거 아는데! 가끔 태섭이 우성과 화상전화를 하는 소리를 집에서 듣곤 했었음. 애교 있는 목소리를 달래주고 상냥하게 들어주던 태섭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아까웠음. 태섭의 품은 깊고 좁아서 그 품에 들어가게 되었을때 안정감과 애정의 정도가 다른데 그 안에 이미 제일 깊숙하게 들어간 대만은 자꾸만 더 태섭에게 들어오려던 우성을 보면 기분이 말로 설명할 수 없었지.

선배, 우리 영화나 보죠? 저번에 선배가 보고싶다던 영화 넷플릭스에서 나왔는데...

이상한 분위기가 되지 않도록 말을 돌리는 태섭에게 대만은 맞춰줬지. 분명 보고싶었던 영화였는데 집중이 되지 않았음. 대만은 맥주를 마시면서 힐끔 힐끔 태섭을 봤음. 내가 송태섭의 1순위인데..만약이라도 그 순위가 밀리면 화가 날 것 같음.

태섭아..
...왜요?
...자고 가라..
...싫어요. 갑자기 왜 그래요.
서방님 두고 어디가..
서방님은 무슨, 자꾸 장난칠래요? 우리팀 애들도 입에 붙어서 귀찮아 죽겠어요.
...자고 가아아아-

대만은 몸을 낮춰서 태섭의 무릎에 머리를 대었음. 해주면 안돼? 내부탁 정말 안들어줄거야? 초롱초롱한 맑은 눈으로 애교있게 밑에서부터 태섭을 쳐다보다는데 송태섭 왈 "정대만 필살기"를 쓰고 있었음. 진짜 미안해서 사고치거나, 진심으로 부탁할 때를 제외하곤 자주 쓰지 않지만 그때마다 넘어가는 송태섭도 제정신이라 하기엔..

알았어요. 알았어. 당신 진짜 귀찮게하네.
여보야 내가 귀찮아? 더 귀찮게 군다! 나 삐진다?
알았어요. 나 거실에서 잘거니까 이불 줘요.
왜 거실에서 자? 나 너따라서 침대 샀어. 침대에서 같이 자자.
...선배 우리가 아무리 장난으로 부부라고 들어도 진짜 부부는 아닌거 알죠? 싫어요.
왜 싫어? 옛날에 우리 합숙했을때 옆에서 많이 잤잖아.
하..진짜...

정대만의 막무가내 주장에 태섭은 그동안 많이 휘둘렸음. 자기를 닮아 귀엽다며 브로콜리 인형을 태섭의 가방에 매단다던지(대만도 브로콜리가 귀엽다며 달았음) 크리스마스땐 강아지 파자마를 입고 대만의 집에서 트리를 꾸몄고, 아라가 좋아하는 배우의 팬미팅 티켓팅을 가장 그 지역에서 유명한 피씨방까지 태섭을 데려가 성공하고, 태섭의 엄마 생일땐 같이 생일상을 차리자며 요리연습을 했던. 바보같지만 함께 있을 때 즐거운 선배. 그 선좀 지키자는건데 태섭은 대만이 참 도움이 안된다 느꼈음.

차라리 빨리 잠이나 자는게 좋겠다 싶은 태섭이 남은 술을 벌컥벌컥 마셨고 대만은 그 옆에서 살살 마셔 태섭아, 자 아 해봐. 자 아! 안주 먹어야 속 안상해- 안주따위, 매일을 정대만에게 휘둘리는 제 자신이 처량해져 태섭은 물처럼 술을 마셨음. 대만은 머리가 어질어질해지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는 태섭을 안아다 침대로 데려갔지. 술냄새. 그리고 송태섭 냄새. 태섭은 땀을 많이 흘리는 편이었는데 대만은 어쩐지 태섭에게 항상 찝찝하고 꿉꿉한 냄새가 아니라 바다향이 났었음. 평생 같이 있고 싶다. 대만의 자기도 모르게 나온 말에 태섭은 스르르 눈을 떴음

내가 얼마나 참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선배는 내가 선배랑 평생가려고 고생하는 거 하나도 몰라. 진짜 당신 그만해. 사람 그만 좀 흔들어....

다음날 눈을 뜬 태섭은 어떻게 대만의 침대에 누워 잠을 잤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지.



대만태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