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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2 13:39
태섭이랑 대만이 그동안 많은 오해가 있었지만 어찌저찌 첫사랑 그 형과 이상하게 신경쓰이던 짝짝이 눈썹 버프로 결국 이어지겠지. 그렇게 어떻게 사귀고 나서 처음으로 데이트 약속 잡는거지. 대만이 내일 시내에서 보자는 태섭이 말에 어디 농구화 좀 봐달라고 그러냐? 했다가


- 선배. 우리 사귀고 있는거 맞죠? 데이트 할거니까 예쁘게 입고 와요.


이래서 대만이 덜컥 긴장해버림. 물론 태섭이도 있는 힘껏 강한 척 했지만 얘도 ㅈ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겠지ㅋㅋㅋ 그전에도 수없이 같이 갔던 시내지만 이번엔 무려 데이트인걸ㅠㅠ 태섭이 떨려죽음ㅜㅜ

아무튼 주말이라면 도무지 이 시간에 일어날 수 없는 시간에 일어나 준비하는데 누가 봐도 힘준 티 팍팍 남ㅋㅋㅋ 원래 깔롱쟁이라 평소에도 사복 잘 입고 다니는데 오늘은 더 꾸민 티 날듯. 마지막으로 선글라스까지 끼고 거울에 비쳐보면 아라 일어나서 빤히 보다가


- 작은 오빠 데이트 가지? 근데 그 썬글라스는 좀 오버인듯.


하고 사귄다 말도 안했는데 알아볼 만큼 신경쓸거 같음. 그리고 먼저 약속 장소 나와서 기다리면서 유리에 비친 자기 모습 끝까지 신경쓰고 있을때 저기서 정대만 걸어오겠지. 근데 얘도 누가 봐도 나 데이트 해요 하는 옷이라 태섭이 좀 두근거릴거 같다. 이 형 자기랑 마찬가지로 맨날 북산고 저지나 입고 다니고 아1디다스 츄리닝 바지에 아1식스 농구화 신는것만 보다가 자켓에 셔츠, 구두까지 신은거 보고 진짜 신경써줬구나 싶어 말도 잘 안나오는 송태섭.

원래 그게 대만이 사복차림이긴 한데 사실 대만이도 평소보다 신경쓴 건 맞아서 괜히 민망해진 정대만. 송태섭 보니까 얘 평소 헤어나 피어싱 보고 남자치고도 잘 꾸미는 편이라 생각은 했지만 대놓고 깔롱쟁이로 입고 온거 보니까 괜히 더 의식되고 자기랑 데이트할 생각에 이렇게 신경써서 온거라 생각하니 막 심장 두근거리고 근질거리고 그럴듯ㅋㅋㅋ

그렇게 뻘쭘히 둘 다 왔어요? 어 언제 왔냐. 이러고 눈도 잘 못 마주치다가 태섭이가 먼저


- 그럼 밥부터 먹으러 갈까요? 예약해둔 곳 있는데. 거기라면 선배 입맛에도 잘 맞을 거예요.


하겠지. 송태섭 그래도 첫 데이트라고 주변 사람들 인맥 총동원해서 고급 레스토랑 예약했을거 같다고ㅋㅋㅋ 아무래도 처음인데 프라이빗한 곳에서 좋은 인상 남겨주고 싶어서. 게다가 정대만 이 인간 아무거나 잘 먹는거 같아도 은근히 입짧고 입맛 까다로워서 얼마 먹지 않는거 잘 아니까 이왕 먹는거 맛있고 좋은 걸로 먹이고 싶은거지. 첫데이튼데 점수도 좀 따고싶고ㅎㅎ

그리고 그게 좀 통했는지 정대만 태섭이가 예약했다는 말에 오 하고 좀 감동할듯. 자기가 여자애도 아니고 서로 이빨까지 부숴먹은 사인데 이렇게 세심하게 신경써줄 줄은 몰라서. 좀 간지럽고 부끄럽고 낯선 기분이긴 하지만 싫진 않을거야. 심지어 그 식당 개비싼 곳에 분위기도 엄청 좋아서 학생 돈으로 가긴 좀 그런 데였거든. 그만큼 자길 아낀다는 거겠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부끄러워서 괜히 한번


- 어, 난 아무거나 먹어도 되는데. 괜히 너 신경쓰게 한거 같네.


이러면 태섭이 부끄러워하는 정대만 보고 자기도 좀 어쩔 줄 몰라져서 큼큼 거리다가 그럼 갈까요? 하고 손내밀 때겠지. 갑자기 저 멀리서


- 어? 섭섭쓰랑 만만군 아니야???


하는 소리가 들리기 전까진 좀 진짜 데이트 같고 좋았음. 태섭이랑 대만이 그 목소리 듣자마자 둘 다 손 확 주머니에 집어넣고 딴청 피울듯ㅋㅋㅋ 송주장 윈터컵 얼마 안 남았으니 농구부 연애금지 명령 때렸다가 본의 아니게 자기가 어기게 된 케이스라 윈터컵 끝날 때까지 비밀연애 하자고 한터라 아무도 이 둘이 사귄다는 걸 모르겠지ㅋㅋ 그리고 하필 지금 이 모습을 발견한 사람이 강백호라는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지. 아무튼 백호 둘 보자마자 달려오더니 묻겠지.


- 뭐야? 섭섭쓰랑 만만군이 여기 왜있어?
- 왜 있긴. 그럼 넌 이 시간에 여기 왜 있냐?
- 나? 호열이가 농구화 봐주겠다고 하길래 왔지.


하는거 듣고 아 그럼 인사만 하고 가겠구나 싶어서 대만이 어, 그래. 그 친구랑은 여전히 사이가 좋구나. 우린 신경쓰지 말고 가. 하는데 백호가 그러겠지.


- 아 근데 호열이 알바 좀 늦게 끝난다고 기다려 달라더라고. 그나저나 섭섭이랑 대만군은 왜 둘이서 이러고 있어? 설마...


이래서 대만이랑 태섭이 설마 자기들 사이 들켰나 싶어 긴장해서 서로 눈치 보는데 백호 왕서운한 얼굴로 입 삐죽 내밀듯.


- 설마 둘이서만 놀기로 한거야? 이 천재님을 빼고? 난 우리 셋이 친하다고 생각했는데. 섭섭이랑 대만군은 아니었어?


이러는거 듣고 태대 안심하긴 하는데 묘하게 양심에 찔릴듯ㅋㅋㅋ 그래도 명색이 바보트리오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얘 입장에선 서운할 수 있겠다 싶은거지. 그리고 유사부모나 다름없게 된 태섭이랑 대만이 둘이 서로 눈치보다가 대만이가 먼저 얘기 꺼낼듯.


- 야. 누가 너 빼고 만났다 그래. 우리도 여기서 우연히 만난거다. 우연히. 그치? 송태섭.
- 어어... 그래 맞다. 백호야. 볼일 있어서 나왔다가 우연히 이 인간 마주친거야.


이러고 둘이 필사적으로 하하하 웃음ㅋㅋㅋ 그리고 백호 단순하니까 가슴 쓸어내리면서


- 아 나는 또 둘이 연애하도 하는줄 알고 섭섭할 뻔 했네!


해서 둘 심장 철렁이게 하더니 움하하 웃다가 꼬르륵거리는 제 배 잡고는 심각하게 묻겠지.


- 근데 섭섭쓰랑 만만군. 배 안고파? 난 고픈데.


이러는거 듣고 태섭이랑 대만이 또 서로 곁눈질함ㅋㅋㅋ 그리고 이번엔 태섭이가 그러겠지.


- 그래. 우리도 점심 안 먹었더니 배고프다. 뭐 먹을래, 백호야?
- 라멘먹자. 나 자주 가는 집엔 챠슈를 네장이나 준다고!


이래서 어느새 백호 뒤를 졸졸 따라가고 있는 송태섭과 정대만...ㅋㅋㅋ 그리고 백호 벌써 두그릇째 라멘 뿌실때 태섭이 진짜 힘들게 예약한 레스토랑 눈물을 머금고 취소하겠지. 애초에 2인석만 예약한 데다가 이런 분위기 좋은 곳에 백호를 끌고갈 수는 없잖어...ㅋㅋㅋ 통화 마치고 오니 이번엔 정대만이 백호 보살피고 있겠지.


- 대만군. 나 한 그릇만 더 먹어도 돼?
- ...네가 사는거 아니었냐. 왜 나한테 묻냐.
- 나 100엔 밖에 없는데.
- 너 그 돈으로 벌써 두그릇째...! 아니다. 그냥 먹어라. 먹어야 쑥쑥 커서 공도 잘 잡지. 대신 리바운드 잡으면 나한테 다 패스해야한다?
- 응. 역시 대만군밖에 없다니까. 잘먹을게. 대만군.


이러고 한그릇 더 추가하는 백호ㅋㅋㅋ 결국 태섭이랑 대만이 한그릇 먹을 동안 네그릇 비우는 백호 보고는 둘 다 데이트는 완전히 망했네 싶어 넋나가 있는데 그래도 강백호 먹는 모습은 좀 귀여워서 안 먹어도 배부른 기분 느끼겠지ㅋㅋ 둘 다 턱괴고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건 모르겠지만ㅋㅋㅋ



그렇게 계획과는 다르긴 했지만 배도 채웠겠다 이제 백호 보내고 자기들은 본격적인 데이트 해야겠다 싶어서 대만이가 그러겠지.


- 그 친구는 언제 온대냐?
- 호열이? 좀 늦어지나 보네. 왜? 대만군 설마 아직도 호열이가 불편해서 그런건 아니겠지? 걱정말라고. 호열이 벌써 다 잊었을걸?


하고 은근히 아픈 상처 찔러서 기껏 밥 먹여놨더니 이 건방진 것...! 하고 있을때쯤 태섭이도 살살 백호 보낼 생각하겠지.


- 백호야. 그러면 이제 뭐할거냐?
- 글쎄. 심심한데 농구나 한판 할까?
- 응? 누구랑?
- 누구긴 누구야. 여기 섭섭이랑 만만군 말고 또 누가 있어?


이러고 매고 있던 운동가방에서 농구공 꺼내는거 보고 태섭이 머리 아파지겠지ㅋㅋㅋ 원래라면 예약한 식당 가서 분위기 좋게 오붓하게 점심먹고 그뒤엔 영화관 가서 요즘 재밌다던 로코 한편 볼 생각있는데 다 망하게 생긴거ㅋㅋ 그리고 무엇보다


- 이런 옷 입고 어떻게 농구를 하냐?
- 그래. 농구야 학교에서도 많이 하고...


하고 대만이가 먼저 말해주겠지ㅋㅋㅋ 대만이야 거의 캐주얼수트 차림이니 그렇다쳐도 사실 태섭이 맨투맨에 반바지 입어서 농구 하라면 할 수는 있는데 농구하면 땀나잖아... 씻어야 하는데 그러면 이 데이트 끝인거잖아... 그건 또 싫어서 필사적으로 머리굴리고 있을때 백호가 그럴거야.


- 둘 다 나랑 농구하기 싫어? 난 섭섭이랑 대만군이랑 농구하는거 좋은데...


이러고 농구공 들고 축 쳐져있는거 보고 태대 백호 봤다가 동시에 서로 얼굴 빤히 쳐다보더니 대만이 자켓 벗고 태섭이 썬글라스 치울듯ㅋㅋㅋ 그리고는


- 누가 싫댔냐? 자 와라. 이 건방진 후배놈 혼쭐을 내주겠어.


하고 대만이가 먼저 원온원하고 태섭이가 심판 봐주고 그 다음엔 태섭이가 원온원하고 대만이가 자세 봐주겠지ㅋㅋㅋ 졸지에 아기끼끼 농구교실 열다가 언제 왔는지 호열이가 아이스크림 들고 찾아와서 다 같이 하나씩 물때쯤엔 늦은 오후쯤 됐겠지.


- 나 이제 가볼게. 호열이랑 농구화 보고 전골 만들어 먹기로 했거등. 오늘 재밌었어. 만만군. 섭섭쓰.


하고 그제서야 손 흔들고 사라지는 백호 보다가 태섭이도 그러겠지.


- 우리도 이제 집에 갈까요? 시간도 그렇고 옷도 그렇고 뭘 더 할 수 있을것 같지는 않은데.


이러면 대만이 뭔가 마음에 안드는지 입 꾹 다물다가 그러겠지.


- 그래도 이렇게 끝내긴 아쉬운데.


그건 태섭이도 마찬가지라 이 형도 자기랑 같이 아쉬워한다는 거에 좀 설렐거 같다. 자기만 좋아하는게 아니라는게 확 느껴져서ㅋㅋ 그래도 뭐 할 건 없고 그렇다고 갑자기 목욕탕 가서 씻자고 할 수도 없으니 어쩌지 싶은데 갑자기 정대만 얼굴 확 밝아지더니 태섭이 돌아보겠지.


- 그럼 우리집 가는건 어떠냐? 마침 부모님도 출장가셔서 집 비었는데.


네????? 지금 그게 무슨 의미인 줄 알고. 아, 아닐거야. 저 형 애초에 깊은 생각을 하고 던진 말도 아니겠지. 하고 태섭이 애써 바른 생각하는데 정대만 속도 모르고 쾌남답게 웃기나 할듯ㅋㅋㅋ


- 우리집 비면 애들 잘 놀러오곤 했어. 철이랑 용이도 왔다갔다. 아 그때 생각나네.


이러고 자각없이 태섭이 버튼 누르는 정대믄... 결국 그날 대만이 방에서 첫데이트라 아예 계획에도 없었던 경험 치루고는 남자친구를 빈집에 초대하는게 무슨 뜻인지 아냐고 추궁하는 태섭이 밑에서 절대 잊지 못할 데이트가 되겠지ㅋㅋㅋ




그리고 그 시간에 백호 호열이가 만들어준 전골 맛있게 냠냠 먹으면서 오늘 짱재밌었다고 하는데 호열이 한마디할듯.


- 근데 백호야. 앞으론 두 사람 데이트 할땐 모른 척 해주자.


이래서 백호 먹던것도 멈추고 놀라서 굳어있다가 그러겠지.


- 뭣이? 섭섭이랑 만만군이 사..사귄...다고? 송꼬추 연애 금지라며! 그런 게 어딨냐??? 그러면서 자기는 대만군이랑 사귄다고?
- 그러게. 좀 불공평하다.


이러고 백호 화내면 호열이 백호 뺨에 묻은 밥풀 떼선 아무렇지 않게 먹을듯ㅋㅋㅋ







태섭대만 약 호열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