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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1 17:40
우명 둘이서 산왕 시절에 너무 순수하고 예쁘게 풋풋한 사랑 키워나가다가 롱디 시절에 망함. 미국에서 모든 게 새로울 애한테 일년에 몇 번 보지도 못할 내가 무슨 의미 있겠냐 싶어 명헌이가 일방적으로 끊어낸 거면 좋겠다 본인도 대학생활이랑 새로운 만남들로 정신없어서 거의 잠수이별로

그러다 우성이 귀국한 뒤에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고 여전히 소년같이 말간 얼굴에 옛날 생각도 나서 우리가 뭐 지저분하게 헤어진 것도 아니고 나름 깔끔했지 않나?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다시 만남 근데 뭔가 좀 이상한 거

알고 보니 우성이 미국에서 마음고생 몸고생 심할 때에 유일하게 의지하던 형한테 버림받아 완전히 허무주의에 빠진 상태였으면. 겉보기에는 예의바르고 평온한데 가까이에서 보니까 누가 오면 오는 거고 가면 가는 거고 노골적으로 돈 노리고 접근한 사람이 자길 이용해 먹어도 감흥 없고 아무한테도 마음 못 열고 혼자 있으면 그냥 멍때리고... 외로우니까 주변에서 잡아끄는 대로 이리저리 끌려다닐 뿐 아무것에도 관심 없고 지금 곁에 있는 명헌이도 잠깐 관심 보였다가 떠나갈 존재로만 생각하고 있는 거

반면 명헌이는 산왕 시절 어설프게 가시 세우고 들어왔다가 약간의 다정한 손길에 금방 강아지처럼 꼬리 흔들고 사랑에 빠진 눈을 하던 우성이를 기억하다 보니 너무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듯한 충격에 빠져 뒤늦게 우성이의 구멍 뚫리고 망가진 마음을 되돌리려 노력했으면 좋겠다

아무리 사랑한다고 다시는 너를 떠나지 않겠다고 진심을 담아 말해도 이 형이 왜 이런 말을 할까 물끄러미 자길 바라보기만 하는 우성이로 인해 뒤늦게 마음 앓는 명헌이 bgs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