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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11 12:55
결국 대만이한테 헤어지자고 통보하는거 보고싶다
자기는 대학리그 끝나고도 계속 미국에 잔류하기로 결정됐고 대만이는 국내에서 안선생님 따라 같은 길 걷기로 결정한거라 롱디가 앞으로 얼마나 계속될지 기약도 없고 미국에서 남들보다 열심히 하는데만 집중하고 싶었음 대만이를 사랑하지 않는건 아니지만 롱디에 너무 지치기도 했고 자주 보지 않으니 마음도 예전같지 않은것 같고 이제 대만이를 위해서도 자기를 위해서도 놓는게 맞다고 판단한 태섭이
대만이는 절대 안된다고 내가 더 자주 연락하고 미국에도 자주 놀러가면 되지않냐고 나 너없음 안된다고 간절히 잡았음에도 태섭이는 슬픈 마음 다잡고 단호하게 끊어냈음 이제 서로 갈길을 가자고 좋은사람 만나고 나중에 다시 만나면 예전처럼 좋은 형동생으로 같이 술이라도 한잔 기울이는 사이로 남자고 함 그렇게 끝났겠지


그리고 몇달 후 비시즌 기간 되어서 가족들과 친구들 보러 입국한 태섭이 대만이 생각이 많이 났지만 지금쯤은 그 형도 괜찮겠지 다른사람 만나고 있을까 생각하니 속이 좀 쓰린것 같아서 일부러 따로 연락 안하고 다른 북산이들과만 만나는데 청천벽력같은 소리 듣겠지
대만이가 몇달전부터 사고로 혼수상태라는거임 태섭이 그 소식 듣고 온몸에 힘이 풀려서 쓰러질뻔함 다급히 영걸이 연락처 알아내서 영걸이한테 물어보는데 얘기 다 들은 태섭이 결국 전화기 붙들고 눈물터져버릴거 같다

영걸이 말에 따르면 대만이 태섭이랑 헤어지고 일주일 넘게 울기만 하고 밥도 잘 안먹고 그랬음 그러더니 일주일 후에 좀 나아졌는지 자긴 태섭이 선택을 존중할거라고 그 녀석이 그렇게 결정한데까지 고민 많이 했을테니 자기도 힘들지만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음 그 대신 자기도 마음정리를 해야 하니까 마지막으로 여행 좀 다녀온다고 하고 간 카나가와 길에서 사고가 난거임
둘이 사귀기 거의 초반부터 계속 롱디였던 터라 그렇게 추억의 장소가 많지 않았던거임 롱디때도 거의 대만이가 미국에 갔으니까
그나마도 가장 많이 시간 보냈고 즐거운 시간들을 보냈던게 생각해보니 학생때 같이 등하교 하던거, 주말에 카나가와 시내 놀러다닌거, 같이 농구부원들 간식 사러 나가면서 동네 농구코트에서 농땡이 치던거, 비맞으면서 상대방 집까지 뛰던거 등이었던거지 그래서 그 추억 되감기 하면서 여기저기 걷다가 교통사고가 심하게 난거임


태섭이 눈물로 범벅된 얼굴로 대만이 병실 들어가서 잠든 듯 눈감고 있는 대만이 손만 두손으로 꼭 붙들고 앉아있음 많은 생각을 하겠지 태섭이 탓 아니지만 태섭이는 다 자기탓 같은거야 뭣보다 헤어지자고 할때 자기가 한 말이 둘이 한 마지막 대화인게 마음이 아팠음
매달리는 대만이한테 자긴 그동안 속썩인 가족을 위해서라도 여기 일에만 집중하고 싶다 하는 말에 대만이는 난 너도 내 가족이나 다름없는데... 했어 그에 대한 대답으로 자기는 그거랑 진짜 가족은 어쨌든 달라요 하고 선을 그었지 그밖에도 끝에 갈수록 모진 말 많이 했어 우리 어차피 이렇게 될거 알았잖아요? 라던가 계속 이렇게 지내도 괜찮을 정도로 좋아하진 않았나봐요 라던가 마음에도 없는 말들...
그런데도 대만인 그런 자기를 이해해보려고 결정을 존중하고 받아들이려고 했음 얼굴도 안보고 전화로 이별통보를 한 자신을 그나마도 길게 얘기하면 울컥할까 두려워 최대한 빨리 자기말만 하고 끊고 싶어하는 티 내던 자신을
얼마 없는 함께한 가장 즐겁고 순수했던 추억을 긁어모아 마음을 추스르려고 온 옛 동네에서 사고나서 죽은 듯 누워있는 대만이를 보면서 태섭이는 간절히 기도하겠지 제발 이 사람을 돌려달라고 다시 돌려만 주면 절대 놓지 않겠다고 거리가 얼마나 걸리든 할일이 얼마나 많든 다시 기회만 주면 소중히 하겠다고 자긴 이사람 아직도 너무 사랑한다고 이렇게 잃을 수 없다고
그렇게 매일매일 꾸미지도 못한 초췌한 몰골로 대만이 병상 옆에서 대만이 손만 꼭 붙들고 있는 나날이 계속되겠지


그리고 몇주 정도 시간이 흐르고 기도가 통했는지 대만이 힘겹게 눈 뜨는데 호흡기 단 채로 태섭이랑 눈 마주치자 눈도 못떼고 태섭이 얼굴만 뚫어져라 쳐다보겠지 그거 보고 눈물흘리는 태섭이 위로하듯 마주잡은 손 없는 힘으로 꾹 쥐어주는 대만이일듯


태섭대만 다시 영원히 사랑을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