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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8 10:10
조선 양반가문 삼대독자 서테웅과 고을에서 유명한 노비 강벡호 이야기 이런거 보고 싶어짐... 빨간머리라 안 좋은 말이란 말은 다 듣는... 둘이 소꿉친구고 서로 좋아하는 것도 아는데 삼대독자라 장가 안 들수가 없어서 태웅이 무관 된 직후 첫날밤 보내는 것도 백호는 먼발치에서 바라봤겠지. 그 이후로 데면데면해지는데 5년뒤 성인이 된 강백호가 장가든다는 말 들은 서태웅 진짜로 돌아버리기 직전 되어버리는거. 나한테 시집오라고 말하던 어린날의 백호가 떠오르고, 죽어도 강백호와 가족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었는데도 걍 딱 죽고 싶은 심정돼서 집안 물건 다 부수고 있는데 덩그라니 방안에 혼자 있는거. 양반댁 주인이 미쳤다는 소문 알름알음 돌고 백호는 그거 모를 수가 없겠지. 태웅이네 집 찾아가는데 원래는 노비 내쫓으려던 종들이 거기서 오래 근무한 태웅이 몸종이 말려서 자기가 다 책임지겠다고 말하고서야 의심스런 눈초리로 받아줌. 하필 마님도 절에 가서 남편 낫게 해달라고 빌고 있는 시점이라... 태웅이가 살고있는 건물에는 아무도 없었음. 태웅이가 숨소리라도 들리면 죽여버리겠다고 말했거든. 숨 들이킨 백호가 태웅이에게 다가갔음.

왜 왔어?

뒤도 돌아보지 않고 태웅이가 말했음.

결혼할거면서, 날 배신할거면서 왜 왔어...

먼저 결혼한 저 자신은 생각지도 않고 말했지. 하지만 약속했잖아. 결혼하지 않겠다던 자신을 설득한건 강백호잖아. 영원히 나만을 사랑하겠다 달빛에 맹세했잖아. 그 약속만 믿고 5년 동안 머리카락도 보이지 않던 강백호를 냅둔거였어. 어차피 강백호는 날 사랑하니까.

태웅아, 나 좀 봐.
싫어...

떨고있는 서태웅을 돌려세우자 본 적도 없이 얼굴이 눈물범벅이었어. 눈물을 닦아주려하자 버둥거리면서 거부했지. 이내 포기한 백호가 말했어.

나 너 사랑해.

그 말을 듣자마자 태웅이 백호에게 달려들어 입을 맞췄어. 그 날 이후 처음이었지. 강백호의 향이 났어. 5년만에 맞댄 강백호의 몸은 제 기억의 어느 순간보다도 아름다워서 태웅은 내내 울었던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