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협이 사무실에 새빨간 머리의 여고생 하나가 살짝 그렁그렁한 눈으로 앉아 있는 거 보고싶다 돈 빌리려고 온 거라 대협이가 당연히 그런 사소한 데까지 내려올 일은 절대 없는데 형님 취향일 것 같다고 부하 하나가 흘린 거지 거기다 임신까지 했대 굳이 형님 취향 아니여도 그런 애가 어떻게 빚을 갚냐고 빌린 돈은 많지 않은데 딱 봐도 여기까지 온 거면 사이즈 나오지 두고 보다가 업소나 av 찍는데 팔아 넘기면 짭짤할 거라고 그래 형님 관심 없으면 그 전에 돌려 먹어도 되냐고 몸매가 끝내준다고 대협이가 그러라고 그냥 별 생각 없이 애 뗄 수술비래? 물어보니까 아뇨 낳아 키우겠다고 병원비로 쓰겠대요 뭐 그래서 여러모로 살짝 호기심 돋은 대협이가 내려가 보는거지 방금 전까지 살벌한 인상의 덩치들에게 어이 아가씨 이자는 어떻게 갚게? 뭐 보증인이나 그런 거 있어? 가슴 죽인다 그냥 내 이거 할래? 오빠가 애 아빠는 못해도 삼촌은 해줄게 뭐야? 성희롱 듣고도 어젯밤에도 울다 온 퉁퉁 부운 눈으로 바락바락 대드는 애는 신기했음 멱살 잡혀서 컥컥거리던 말단 부하 중 하나가 여고생한테도 맞냐 비웃는 소리에 쪽팔려가지고 이게 신사적으로 대해 줬더니 주먹 쥐다가 대협이가 휘적휘적 걸어오는 분위기 하나만으로 얼음되는 거 보고싶다 그만 가봐 대협이 손짓 하나에 다들 급하게 나가고 그렇게 백호랑 마주 앉는 대협이겠지 인상 험악한 돼지들이랑은 다르게 키도 훤칠하고 말끔한 인상에 사르르 웃는 대협이 얼굴에 긴장이 풀린 백호..순진해서 대협이 인상만 보고 이 아저씨는 다른 아저씨들이랑은 다른가 보다 기대 품을 거 같아



아 저기 딱 백만원이면 돼.
으음 백만원이면 된다고?
응 계산해 봤는데 병원비랑 보니까
병원비만 필요한 게 아닐텐데? 사쿠라기 하나미치? 하나짱이라고 불러도 되지? 응? 하나쨩 분유나 기저귀값은 생각 안 하는 거야?



이름, 나이 말고는 훑어볼 것도 없는 서류를 잠깐 내려다 본 대협이 정곡을 찌르겠지 그.. 그건 모유 먹이면 되구 알바하면 돼... 백호 머뭇거리는데 하하 알바 좋지 그럼 모유는 언제 먹여 아기는? 봐줄 데는 있어? 당연히 대협이가 거는 태클에 번번히 걸리고 목소리 작아지는 백호겠지 ...그.. 그럼 어떡해... 애.. 애 낳고 여..여기 아저씨들이 소개 시켜 준 일자리 나갈게..? 돈은 절대 안 떼먹어... 우물쭈물 대는 백호에게 살짝 웃더니 남자친구가 책임 안 진대? 묻자 누.. 누가 그래! 그리고 언제 봤다고 하나쨩이야... 찌르는 대로 발끈하는 게 귀여웠지 그렇게 대협이 사람 꿰뚫어보는데 타고 난데다 그 여유로 금방 애 경계 풀고 짧은 대화 몇 마디로 백호의 모든 걸 알게 되는 위험한 대협이... 귀엽네... 남자친구는 동급생이고 지금은 미국에 있는데 괜히 짐 지워 주고 싶진 않다 제 유일한 가족이라고 지우고 싶지 않다고 꿋꿋한 소녀를 말없이 한참 바라보던 대협인 바로 품에서 지갑 꺼내 현찰로 수표 꺼내고 자기 명함도 주는 거 보고싶다 이.. 이렇게나 많이..? 응 꼭 무슨 일 있으면 연락해 하고 부하 시켜서 집에까지 데려다 주라고 하면서 집 주소까지 다 알아내고 그런 거 보고 싶네.... 뭐 그렇게 대협이 간간히 이자 받으러 왔다고 오는데... 아저씨가 낚시 가서(사람 던지고 옴) 잡아왔는데 잉어 먹을래? 임산부한테 좋대 아 미친 싫어 징그러~~!! 뭐 그런 식으로 장난만 하고 애기 꼬까옷도 사오고 그래서 백호 완전히 대협이한텐 경계 풀겠지 다른 빚쟁이들이랑은 다른 것 같네 하면서 뭐 당연히 그 돈 백호가 어떻게 갚겠어 오히려 몸만 컸지 애는 조산하고 인큐베이터 들어가게 되고... 엉엉 아저씨 나 어떡해... 연락할 곳이라곤 대협이 밖에 없어서 바로 온 대협이 품에서 울고 그러면 대협이 괜찮다고 다독이고... 대충 아기는 무사히 퇴원했는데 원체 그런 곳이니 이자가 얼마나 눈덩이처럼 불어났겠냐.... 그 쯤 되면 대협이가 안 오고 아랫놈들 시켜 살벌하게 빚 독촉하고 그러면 쭈굴해져서 이 천재가 약속 지킨다고... 순진해 빠져 가지고 시키는 대로 뭔지도 모르고 나갔다가 자기 몸 더듬는 손길에 멘탈 다 털려가지고 도망치듯 나와서 멍하니 앉아 있으면 대협이 다가오겠지 백호에게 대협인 마냥 좋은 아저씨로 인식되고 있으면 어떡하지...



아저씨 나 못하겠어..
흐음.. 그럼 어떡할 거야
차라리 힘쓰는 거 할게... 이런 일일지 몰랐단 말야



백호 아직 멘탈 덜 돌아와 뚝뚝 우는데 대협이 이제 됐네^^ 싶어서 그럼 하나쨩 아저씨랑 결혼할래? 에에? 하는데 아저씨랑 결혼하면 빚 다 갚아 줄게 아기도 아저씨 아들로 키워줄게 응? 남자친구는 어차피 미국에서 한동안 못 돌아 온다며? 그리고 아이 존재도 모르잖아 아마 하나쨩 혼자 아이 낳았다고 하면 부담스러워 할 지도 몰라 백호 이미 동공 지진나고 진짜... 막 어쩔 줄 몰라하면 나도 남자니까 잘 알지 그러 식으로 쐐기 박는거 보고싶다..... 백호 그렇게 대협이랑 결혼하고 나서야 실체 알게 되는데 아저씨... 응 하나쨩? 대협이 품에 첫 아이 안겨 있는데 너무 무섭고 그렇게 첫 애 인질로 걸려있고 대협이 학교 보내 준다고 해 놓고 임신 중이라 그냥 고분고분 위험한 아저씨의 애기 마누라 되는 것도 잘 어울려... 아님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캬캬 아조씨 떡볶이 먹으러 가자~~ 야시시한 옷 입고 애기 데리고 대협이 사무실 놀러와서 부하들 난감하게 만드는 철없는 애기사모님도 잘 어울려.... 뭐가 됐던 몇년 뒤 느바에서 몸도 마음도 성장한 태웅이 백호 찾으러 돌아오게 되면 어떡하지...... 하 센하나 느와르 진짜 개맛있네.... 약루하나 태웅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