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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9 03:19
이명헌너붕붕 bgsd



붕붕이는 걍 산왕고 진학반이고(대충 취업반/대학진학반 나눠져있다고 치자) 명헌이는 취업반인데 농구부라서 딱히 반에 붙어있진 않음 1~3반은 진학반이고 4~10반까지는 취업반

너붕은 3반이고 명헌이는 4반임 대충 옆 반이라 너붕은 왔다갔다 하면서 명헌이랑 몇 번 마주친 적 있는데 언제나 감상은 '쟤가 그 농구부 주장이구나... 덩치 대따 크다 빡빡머리라 좀 무섭기도하네...' 이거 이상이하도 아녔으면...

할튼 첨 말 튼 계기가 급식실 앞이었으면 좋겠다 ㅋㅋㅋ
너붕 걍 친구들이랑 떠들면서 급식 다 먹고 급식실 나가는 와중에 웬 벽;이랑 퍽 부딪히는 바람에 나동그라져버림
근데 알고보면 그거 급식 더 받으려고 밖에서 기웃거리던 이명헌임 ㅋㅋ
명헌이가 농구부에서 작다고 쳐도... 180의 건장한 남고딩이다 아님? 글구 근육이 죽여줘 걍 바위임
덕분에 160언저리인 물근육 너붕이 부딪히면 걍 날라감..

너붕 당황해서 벌떡 일어났는데 그 덩치 큰 빡빡이 농구부 주장이 뾰옹...(너붕: 뾰옹?;;)거리면서 너붕 내려다보고 있음

물론 너붕이 갖다 박은 거긴 하지만 대부분 부딪히면 서로 사과하지 않나? 싶어서 대충 얼떨떨한 상태로 아 죄송합니다; 하고 사과하는데 이명헌은 사과하지도 않고 물끄러미 너붕 바라보다가 한마디 툭. 하고 가버림

"거기 붙은건 이따 저녁에 먹을거뿅?"
"뿅??"

얼빠진 상태로 서있는 너붕 지나쳐서 걍 성큼성큼 걸어가는 이명헌... 이새끼 분명 취업반이라 진학반보다 먼저 밥 먹는데 진학반 애들 사이에 껴서 밥 또 받고 있음

존나 뜬금없는 대사와... 암튼 뭔가 상식 선을 벗어난 사람 같다는 느낌을 받은 너붕... 뭐야; 어이없어; 뭐라는거야;; 사람이 사과를 해도 받아주지도 않구;; 괜히 민망한 감정에 투덜투덜거리면서 먼지 묻은 치마 팡팡 털어내는데 너붕 친구가 셔츠도 마저 털어주면서 웃음

"야 너 뭘 이렇게 흘리고 먹었어?? 밥풀 다 묻었네."

그제서야 이명헌이 한 말 이해해서 웃긴 맘 반+어이없는 맘 반 해서 헛웃음 터트리는 너붕...

나중에 이동수업 끝나고 4반 지나서 3반 가는 길목에 이명헌이랑 마주치는데 이명헌이 무표정으로 또 문장하나 툭 던지듯이 말함

"어? 아까 밥풀 테이크아웃 해 간 애다 뿅"

이번엔 단박에 이해해서 웃음 터지는 너붕
걍 존나 어이없고 실없는 말에 걍 계속 웃음남 그리고 존나 무섭게 생겨서 자꾸 헛소리 하는 것도 웃기고...

암튼 zipzip해서 너붕 인식에 이명헌=웃긴애 이 공식이 성립되고 왔다갔다하면서 자주 봐서 친해지는거 농구부원들도 소개 받아서 산삼즈들이랑도 인사할 만큼 친한 사이 됨

그럼 이제 슬슬 너붕 친구들이 막 물어봄 이명헌이랑 무슨 사이냐고 ㅋㅋ 그럼 너붕은 걍 아무 사이도 아니고 친구다~ 이러고 말거임 ㅋㅋㅋ 근데 친구들은 ㅈㄴ 포기도 안하고 이명헌이랑 친한 여자애 너밖에 없는거 아냐고 하고 이명헌 솔직히 다가가기 힘든데 너만 그렇게 편하게 대한다고 하고 최동오 소개시켜달라 하고 걍 사귀라고 하고 암튼 달달 볶아댐(중간에 ㅈㄴ 사심 껴있음)

너붕은 남녀 사에에도 친구는 있다.. 이 파라서 걍 자꾸 귀찮게 구는 친구들 다 밀어내고 오늘 쓰레기 버리는 날이라고 본인이 당번이라 갔다와야한다고 만땅으로 찬 쓰봉 낑차낑차 들고 쓰레기장으로 걸어감
분명 들어있는건 플라스틱이랑 휴지쪼가리랑 뭐 비닐봉지들 이런걸텐데 개무거움... 좀만 넘칠듯 싶으면 실내화 신은 발로 꽉꽉 눌러댔더니 압축량이 존나 어마무시했나봄...

결국 들고다니기도 손 아파서 거의 끌어안듯이 들고 계단 내려가는데 갑자기 쓰레기 들고있던 팔이 확 가벼워짐... 백퍼 뒤에서 누가 들어줬다 싶어서 뒤를 돌아보려는데 순간 발이 미끄러짐 계단 헛디뎌서 이대로 넘어지나 눈 질끈 감는데 존나 단단한 팔이 너붕 등허리를 턱. 하고 받침

"설렜뿅?ㅋㅋ"
"아, 으아, 아뭐래!!!!"

이명헌 평소에 잘 웃지도 않는 놈이 희미하게 웃으면서 한 손에는 아까 너붕이 그렇게 무거워하던 쓰레기봉투 가볍게 들고있고 한 손으로는 너붕 단단히 받혀주고있는데 어케 안 설렘?ㅠ 근데 멘트때메 다망함

얼굴 새빨개져서 소리 버럭버럭 지르고 계단 후다닥 내려가는데
이명헌도 걍 두세칸 씩 성큼성큼 따라 내려감

결국 같이 쓰레기장에서 분리수거하는데 걍 둘 다 별 말 없이 재활용 쓰레기 일반쓰레기 분류나 하고있음ㅋㅋ ㅠ 부스럭거리는 소리... 이명헌이 자유투 포즈로 캔 던져서 넣는 소리, 바람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운동장에서 야구부 연습하는 소리...
아까 상황도 그렇고 괜히 머쓱하고 간질거리는 기분에 침묵 못견뎌서 아무말대잔치나 하는 너붕...
아까 학교 고양이 봤다 오늘 급식 별로더라 등등...
그러다가 문득 아까 친구들이랑 한 얘기 꺼내는 너붕

"아니 ㅋㅋ 아까 붕팔이가 우리 둘이 사귀는거 아니냐고 ㅋㅋ 막 그러길래 내가 그런 징그러운 소리 하지 말라고 우리 둘 그냥 친구라고 했거든? 근데-,"
"왜?"
"응?"
"왜 우리가 친구야?"

뿅도 안 쓰고 아까처럼 개구진 표정도 안하고... 오랜만에 보는 진지한 이명헌의 모습에 당황하는 너붕...

"그,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 친구 아냐?"
"너는 친구 보려고 주장이 방과후 연습 일정 내팽겨 치고 오는거 봤냐뿅?"
"어??"

존나 어버버거리면서 물어봤는데 더 예상치 못한 대답에 아무런 반응도 못하는 너붕... 심지어 계단에서 너붕 등허리께 감싸던 단단한 팔뚝은 자꾸 생각나고 난리임 아까부터 들려오던 일상 소음은 하나도 안 들리고 귓가에 너붕 심장 쿵쾅거리는 소리만 너무 크게 들려서 이명헌한테도 두근거리는 소리 들리는거 아닌가 싶을 정도임 결국 얼굴은 토마토처럼 새빨개져서 무슨 대답을 해야할지 열심히 말 고르는 너붕한테 이명헌 그냥 피식 웃으면서 말함

"당연히 우리는 지구를 침략할 우주전사 동지니까 그런거 아니겠냐뿅ㅋㅋ 나도 니가 일반 지구인 친구였으면 안 그런다 뿅... 그리고 오늘은 연습 쉬는날뿅. 낙수랑 동오랑 이따 읍내 나가서 놀기로했는데 낄래뿅?"

이러고 다시 손에 들고있던 구겨진 콜라캔 분리수거 통으로 던져서 골인시킴

너붕은 또 이명헌한테 당했다 싶어서 아 뭐야!! 짜증나!! 이러고 씩씩거리면서 텅 빈 쓰레기봉투 들고 쿵쾅쿵쾅 걸어감
이명헌은 그거 보면서 작게 웃다가 잽싸게 뒤따라 걸어가겠지...
아까 너붕이 친구사이라고 정한 본인과 너붕의 관계가 조금 맘에 안 들었단 사실은 덮어두고....







명헌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