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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5 00:41



뭐 명헌이 일있어서 아침 일찍 기차타고 가야하는일 있는데 그래서 점심 도시락 싸야할 일이 생겼다고 치자. 명댐 집안일 및 요리담당 당연히 명헌인데 이번엔 대만이가 내가 그날 도시락 싸줄까? 왠일로 의욕보이는거지. 전에 명헌이가 대만이한테 3단도시락 기깔나게 싸준거 생각나서 이번엔 자기가 해주고 싶은거. 명헌이도 좋다고해서 대만이가 하게됐는데 며칠전부터 엄청 고민하고 계속 한숨쉬고. 그거보고 명헌이가 너 힘들거 같으면 그냥 내가 할까? 아님 그냥 도착해서 거기 파는거 있음 사먹어도 되고 하는데 대만이 아니야! 내가 해줄거야 우기니까 알았어 나 진짜 아무거나 괜찮으니까 아무거나 싸줘했겠지. 뭐 준비하는지 물어도 아 넌 신경쓰지 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 한다니까 하는 통에 네 알겠습니다 맡길게요 셰프 하니까 대만이 신나함. 대만이 어려운건 엄두도 못낼거 같고 전에 명헌이가 유부초밥에 이것저것 토핑 올려준거 맛있게 먹은 기억 있어서 이거다! 하고 일단 메인은 유부초밥으로 결정했겠지. 너튭에서 유부초밥 만드는 동영상 보면서 아 이정도야 뭐 개쉽네 그동안 한숨 쉰 건 다 까먹고 뭐때문인지 자신만만해지고. 그전날 마트가서 필요한 재료 사는데 일단 유부부터 사려는데 동영상이랑 명헌이가 만들어준것처럼 큰 유부가 없음. 뭐 작은거 위에 어케 잘쌓으면 되지 않을까 고민 3초만에 끝내고 토핑으로 할 크래미랑 참치랑 오이랑 사고. 다른건 더 해줄 요리재능도 창의력도 없어서ㅋㅋㅋㅋㅋㅋ 비엔나 소세지 하나 더 덜렁사서 돌아왔겠지. 명헌이 뭐샀는지 구경하려는데 필사적으로 내일보라고 내일, 막고. 명헌이 출발하기 세시간전에 일어나서 명헌이가 어제밤에 해놓은 밥 꺼내서 바로 촛물넣고 비닐장갑끼고 섞으려다가 뜨거워서 끄아아아악 했다가 명헌이 깰까봐 얼른 입막았는데 다행히 깊이 잠들었는지 조용해서 휴 하고 숟가락으로 대충 뒤적뒤적하면서 섞었겠지. 그러다 아 맞다 토핑부터 만들어놔야지. 크래미는 잘 찢었는데 참치 기름 쫙 빼야하는데 요리고자 그런거 모름 대충 기름 쪼로록 따라내고 마요네즈랑 비비고. 왜 이렇게 질퍽하지? 당연한 물음하면서 의아해하고. 크래미랑은 오이채랑 같이 하려고 오이 써는데 잘될리가. 길이 들쭉날쭉하고 완전 두껍고 아 이걸 어떡해, 자기가 봐도 너무 심해서 한참 고민하다 오이 그냥 다 조사버렸을듯. 냅다 다지기는 또 어찌저찌해서 크래미랑 오이에 마요네즈 뿌리고 섞고. 참치보단 이게 낫네 혼자 평가하면서 뿌듯해함. 이제 유부초밥 만들어서 올리기만 하면되는데 유부 벌리면서 세개는 다 찢어먹고. 몇개 안남았는데 어떡해ㅠㅠ 하면서 조심조심 유부 벌려서 밥은 넣었는데 그 위에 토핑 올리기가 또 죽어라 안됨. 밥을 조금만 넣고 하자니 너무 짤거 같고 적당히 넣어서 적당히 쌓는 섬세한 작업을 대만이가 할수 있을리가. 결국 이도 저도 안되서 아 미친 어떡해 발동동하다가 에라 모르겠다 그냥 그대로 다 숟가락으로 뿌셔뿌셔해서 섞어버렸을듯. 어차피 배안에서 섞이면 마찬가지다 하는 마음으로 섞긴 했는데 도시락통에 크래미 섞은거 한통, 참치 섞은거 한통 보니까 꼬라지에 한숨이 나옴. 명헌이는 진짜 깔끔하고 예쁘게 만들어줬는데 이건 뭐 개밥도 아니고. 갑자기 아! 하더니 케찹 들고나와서 밥위에 하트 뿅뿅 그려봤는데 그래봐야 조금 더 나은 그지꼴임. 절망하다가 아 맞다 소세지도 구워야지ㅠㅠㅠ 비엔나 소세지 또 기름 왕창 두르고 굽는데 칼집 안내서 뻥뻥 터지는 소리 나고. 아니 이거까지 왜 이래. 중간중간 흉하게 터진게 너무 못난이라 아 진짜 괜히 한다고 나서가지고 후회해봐야 이미 늦었음. 명헌이 일어났는지 씻는 소리에 후다닥 소세지 반찬통에 담고 쓰레기도 다 쓰레기통에 넣고. 명헌이 나오니까 아무일도 없는척 일어났어? 하는데 뭐 좋은냄새 나네 기대감에 들떠있는 목소리에 잔뜩 찔리는 대만이. 아니 근데...나 이거 괜히 한다고 했나봐. 왜? 나 진짜 아무거나 괜찮다니까. 뭐하다 묻은건지 대만이 뺨에 밥알 2개 묻어있는거 떼주고 그김에 아침인사로 뽀뽀도 쪽쪽하고. 결국 대만이 그걸 먹으라고 주려니 너무한거 같아서 너 그냥 가는길에 편의점에서 사든지 해라, 아님 24시간 연 식당같은데 있지 않을까? 그런데서 포장해가 하는데 명헌이가 우겨서 대만이가 만든 우당탕탕 도시락 명헌이 가방에 고이 들어갔겠지. 야 맛없으면 먹지말고 그냥 남겨 알았지? 알았어, 그럼 갔다올게. 그냥 빠빠이하기 아쉬워서 또 현관문앞에서 쪽쪽거리다 기차시간 늦을라, 빨리가 겨우 대만이가 엉덩이 두들겨서 보냈을듯. 진짜 조금만 더 쪽쪽거렸다가 기차 놓칠뻔한 명헌이 겨우 출발하기 직전에 기차타서 그와중에 사온 음료수 한입 마시고. 새벽같이 일어나서 나온거라 기차에서 모자란 잠 잤겠지. 한참 자다가 눈뜨니까 목적지 반쯤 밖에 안왔을듯. 점심 먹기엔 조금 이른긴 한데 새벽부터 음료수 한입 마신거 말고는 먹은게 없어서 가방열어서 집에서 챙겨온 바나나랑 푸딩이랑 도시락 보다가 도시락이랑 푸딩 꺼냈겠지. 도시락 통부터 열어보는데 까꿍하고 보이는 유부비빔밥이랑 다 터진 소세지보고 웃음부터 나왔을듯. 유부초밥을 만들어보려다 잘안되서 비벼버린 과정이 너무 잘보여서 진짜 너무 귀엽잖아 입술 꽉 깨물었을듯. 밥은 또 어찌나 많이 먹으라고 많이 싸준건지 두통 꽉꽉 채워져있을듯. 그거 찰칵찰칵 사진 찍고 한입 먹어보는데 밥이 많아서 약간 싱겁긴 한데 먹을만은 하겠지. 다른 통에는 참치인가? 그것도 한입 먹어보는데 대만이가 기름 제대로 다 안버려서 좀 질척하긴한데 명헌이 군소리없이 싹싹 다 먹었을듯, 소세지도 냠냠 먹고. 사실 뭐 대만이가 먹으라고 주면 흙이라도 맛있게 먹을 명헌이라 생각보다 되게 잘만들었네 감탄까지 했겠지. 다 먹은 도시락통 사진도 찍어서 아까 사진이랑 같이 합쳐서 대만이한테 '대만아, 너무 맛있어서 나 기차에서 눈물 날 뻔했어. 도시락 만들어줘서 너무 고마워💛사랑해💛' 염병천병 메세지 보내고. 대만이 일찍부터 일어나서 요리한다고 설쳐서 다시 잠이라도 자는건지 메세지 확인은 안하는거 같지만 하 우리 대만이 때문에 내가 산다 명헌이 행복함. 명헌이 나중에도 한번씩 그때 대만이가 만들어준 도시락 진짜 맛있었는데 또 만들어줘 이래서 대만이 정말? 내가 요리에 좀 재능이 있는건가? 으쓱해하고. 명댐 유부초밥은 앞으로도 무조건 대만이식으로 대만이가 만들어서 둘이 알콩달콩 먹겠지. 







명헌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