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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24 21:18
제일 늦게까지 공 던지던 백호가 락커룸 문 벌컥 열면서 섭섭...아니 주장 나 테이핑 해줘 하며 들어 오면 좋겠다

근데 이미 늦은시간이라 락커룸은 전등도 하나만 켜져있고 서태웅만 옷을 막 갈아입은 참이겠지 백호가 움찔 놀라서 ..섭섭군은? 하면 태웅이 주장은 먼저 갔다고 대답해 줌

아 어쩌지.. 지금 해야하는데

부상당한 부위 특성상 스스로 손이 닿지 않아 난감했음 백호가 끙끙 고민을 하다가 결국 눈 딱 감고 태웅이한테 너 테이핑 좀 해줘라 해라 이 천재를 보필할 찬스를 주는거라며 거만을 취하지만 속으로는 깨나 자존심 상했음 근데 태웅이 대답이 없겠지


뭐야.. 하기 싫으면 싫다고해 기대도 안했으니까
...라
엉?
...할줄 모른다


간단한 응급처치나 팔목이나 다리정도면 몰라 부상방지를 위한 본격적인 테이핑 같은거 고등학생이 알리가 없었음 백호를 위해 공부해둔 태섭이나 한나가 대단한거였지

백호는 아 그러냐 여우자식 그런것도 못하냐? 하고 가볍게 웃으며 넘어가는데 태웅이는 가슴아래가 기분나쁘게 꾹 눌려 답답해졌으면 좋겠다 미리 공부 해둘걸... 백호는 할 수 없지 하며 설렁설렁 옷을 갈아 입기 시작함 등에는 벗겨진 테이프 자국들이 크게 남아있는데 팔을 들자 같이 움직이는 그 등이 자극적으로 보였음 태웅이 가는길에 서점이 아직 열려있을지 생각하다가 가방까지 꺼낸 백호를 흘끔 쳐다봄

너,그럼 오늘 테이핑 어쩔거야

같이 서점에 가서 스포츠테이핑 책을 사고 공원 같은 곳에서 급하게 붙여줄 수 있지 않을까 했음 그런데 백호는 별 생각 없어보이겠지

호열이한테 가서 붙여 달라고 해야지
....
병원에 있을때도 걔가 해줬으니까
..나도 병원 갔는데

왜 자기한텐 한번도 그런걸 부탁하지 않았냐는거였음 오늘처럼 마지막의 마지막에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게 아니라 백호는 태웅의 마지막 말의 타이밍에 캐비넷 문을 닫느라 듣지 못했겠지

며칠뒤부터 북산 농구부에선 태섭이나 호열이에게 테이핑 새로 해달라고 백호가 쪼르르 가면 어느샌가 나타난 태웅이 이리 내놔 하고 테이프를 뺏는걸 볼 수 있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