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싶다

우성이 미국 안가고 국내 대학리그에서 산왕멤들이랑 다같이 뛰고 있는 설정으로
전날 대학 리그 우승 기념으로 회식한 우성.... 눈 뜨고나니 죽을듯한 숙취에 시달렸겠지 깨질듯한 머리 부여잡고 간신히 정신 차려서 핸드폰 확인하니까 카톡이 몇백개씩 쌓여있어서 식겁했으면 좋겠다 산왕대 농구팀 카톡방은 이미 +300 넘긴 지 오래고 그 아래 현철 선배며, 동오, 성구 선배 등등 개인 메시지 와있는데 갑자기 식은땀이 쫙 남
우성 원래 자기관리 끝판왕이라 술 마셔도 딱 취하기 전까지만 절제하면서 마시는 편인데 어제는 다들 기분좋아서 그런지 술을 죽을 듯이 퍼마시는 바람에 우성 이미 회식 중간부터 필름 끊겨버림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 봐도 다같이 소주잔 부딪히면서 떠들던 거 말고는 떠오르는 게 없는데 메시지 와 있는 거 봐선 나 뭐 실수했나? 싶지 머리 긁적이면서 조심스럽게 단체 대화방부터 확인함 처음에는 별 내용 없이 ㅇㅇ 이새끼 왜 안오냐? 야 다들 어디감? 동료들 찾는 메시지부터 다들 술 취해서 오타 작렬난 시답잖은 대화들이 다였겠지 그렇게 스크롤 쭉쭉 내리고 있는데 몇 시간 정적이던 대화방에 사진 한장 덜렁 올라와 있음 뭐야 이거? 생각없이 썸네일 클릭하던 우성... 사진 속 인물들을 알아보자마자 꽤액!!!!!!!!!! 하고 소리 지름 조명이 좀 어둡긴 했으나 스쳐지나가면서 봐도 사진 속 얼굴이 저였음 그리고 반대편 남자는 명헌이 형...
테이블을 마주하고 앉은 둘 좋다고 웃고 있는 동료들 사이에 몸을 밀착하고 앉아서 시발... 좋다고.... 입술 내밀고 키스를...하고있는데...시발... 잠시만요 이거 꿈이지???? 내가 왜 명헌이 형이랑 키스를 하고 있지??????????

오늘의 최고 수확이다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ㅁㅊ
ㅋㅋㅋㅋㅋ이새기들 ㅊㅣ해ㅆ내
아 씨발 내 눈 ㅡㅡ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또라이들 아니냐

밑에 사진을 본 동료들 일제히 ㅋㅋㅋㅋㅋㅋ 남발하는 걸 보면서 황급하게 뒤로가기 눌러서 현철이한테 온 카톡 확인함

(사진)
정우성
너 이새끼
언젠간 사고 칠 줄 알았다 임마

말도 안돼!!!!! 정우성 아무리 되짚어도 기억 나는 게 없음 대체 내가 왜 명헌이랑 저러고 있는 건데요...!!!!! 확인사살 당한 탓에 폰을 들고 있는 우성의 손이 달달달 떨림 메시지 다 확인해봐도 상황 설명은 커녕 달랑 사진 보내서 이거 너 맞냐는 질문만 해대는데도 할 말이 없음 그래서 우성 급하게 현철에게 전화하는데 받자마자 한다는 소리가 쌍욕임 ㅠㅠㅠ 현철의 고함소리에 형 나 지금 일어나서 확인한 거라구요...!! 그보다 이거 어떻게 된 거예요? 물어봄 그러자 오히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이다! 호통치는 현철... 잠시 자리 비웠는데 이지랄들 하고 있는 거에 놀래서 뛰쳐나왔단다

근데 저 진짜 아무 기억이 없어요...... 
자랑이다 이 새끼야! 술 쳐먹고 기어이 사고를 치네 어휴... 이것들을 그냥, 그것보다 너... 솔직하게 말해봐 언제부터 명헌이를 그렇게...
아 그런 거 아니라고요!!! 취해있었으니 당연히 실수죠! 그런 거 아니예요!

미쳤다고 명헌이 형을 내가... 우웩! 상상만으로도 치가 떨려 핸드폰 너머로 토하는 시늉을 하는데 불현듯 머릿 속으로 장면 하나가 스치고 지나감 전봇대 밑에서 누군가를 붙잡고 토를 했던 기억... 괜찮냐뿅? 아니요 안 갠차나요.... 우욱! 엇.... 시발 모지?! 그걸 기점으로 파바바밧 빠르게 몇몇 장면들이 떠오르기 시작하겠지

형, 흐흐... 명허니 형...
...
형 입술 완죤...부어따... 만져바도 대여?
...표홍.

한계치까지 쏟아부은 알콜에 퉁퉁 부어버린 얼굴을 한 명헌의 꼴이 웃겨서 손가락질 하면서 킬킬 웃었던 기억... 그냥 무심코 바라본 입술이 너무 붕어 같아서... 그리고 너무 새빨개서... 신기함에 콕콕 찔러봤던 게 화근일까, 폭신거리던 손가락의 감촉이 기분 좋아서, 가까이 보고 싶다는 느낌이 들어서, 점차 얼굴이 가까워지고, 눈이 마주치고, 그런데도 기분이 좋아서 그냥 마주보고 한번 웃었을 뿐인데, 그래서 살짝 입술을 대봤던 거 뿐인데......... 

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폰을 여전히 귀에 대고 있는 우성이 소리를 질렀음 그 탓에 고막이 터질 뻔한 현철이 죽고 싶냐며 화를 냈지만 이미 현철의 목소리는 귀에 들어오지도 않았음 분명 아까까진 백지 같았던 우성의 머릿 속이 점점 어제의 기억들로 선명해져감 그게 어찌나 생생하던 지 대사 하나하나까지 기억이 날 정도여서 또렷해질 수록 우성은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겠지

우성... 
네? 애여? (왜요?)
이거 내 첫 키스뿅...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