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2507653
view 2018
2023.05.13 01:54
f267422c4367a3d887eab31a8b74e63b.jpg

다시 도전했는데 또 실패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 이거..

방황하던 시절의 대만이가 단순히 좌절을 겪어서 인생을 모두 놓은 것처럼 살았다기보다는 마음속엔 계속 무언가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들끓는데 혹여나 실패할까봐 하는 두려움 때문에 내내 억눌려있었을 거라는 게 캐릭터 이해가 더 잘됐음

영화에 나온 묘사대로 장발 시절 대만이는 표정이 아예 없거나 센척하듯이 턱 올려서 비웃는 그 두 가지 밖에 없었는데 사실은 그런 외양 속에 두려움이 지배적인 감정이었을 거라는 게 와닿았음 그런 불안이랑 두려움을 느낄 때 오히려 소위 센 척을 해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목발 뗀지 오래인 다리는 계속 절고 있고 농구 경기 지켜볼 정도로 미련은 있는데 돌아서 나오게 만드는 그 복잡한 감정을 헤타쿠소 한 마디로 일축해버리고 자신의 욕구를 직면하게 만드는 농구화는 아예 걷어 차버리는 행동이 본인 안의 두려움을 알고 싶지 않아서 회피하는 걸로도 보였음 자신의 약한 면을 타인 앞에서 보이고 싶지 않고 스스로도 자신의 약한 면모를 용납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런 모습이 중2시절이나 산왕전 경기장면에서 대만이랑 너무 큰 차이가 있는 걸로 보이는 건 작가가 리소스북에서 말한 대로 자기 자신으로 살던 시절이 아니었다는 점 때문인 것 같음
애초에 눈 차이도 ㅋㅋㅋㅠㅠ 어떻게 보면 화면상으로 마음의 상태를 가장 잘 나타내주는 게 눈인데 산왕전에서 슛을 넣을 때 대만이 눈은 계속 반짝이지만 장발 시절은 눈에 빛이 없는 것처럼 어둡게 묘사했으니까

그만큼 그 시절 대만이는 자기 자신이 아닌 채로 계속 방황했고 그 기저에 깔려있는 감정이 두려움이었다는 게 이해가 잘 됐음.. 대만이가 무릎에 부상이 생기자마자 바로 좌절한 게 아니라 스스로 연습하는 장면도 나오고 퇴원해서 꼭 재기에 성공할 거야! 말하면서 마음 다잡기도 했는데 2차 부상으로 좌절한 거였으니까

농구하고 싶은데 또 다쳐서 아예 못하게 되면 어떡하지? 다시 도전해도 또 실패로 돌아가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 성우가 생각한 포인트였다는 거 너무 좋음

다리도 절고 무언가 하고 싶다는 욕구도 외면하고 자기 안의 두려움을 외면하고 살았는데 농구가 하고 싶다는 욕구를 직면한 이후로는 오프닝에서 그랬던 것처럼 바른 걸음으로 걷기 시작하고 슛이 들어가는 소리가 날 되살아나게 한다고 스스로 깨달은 장면에서 눈은 반짝이고 이 일련의 변화가 좋음

성장도 성장인데 스스로 치유한 것 같더라.. 실패할까봐 걱정하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본인의 욕구대로 다시 농구를 시작하고 나자 그 모습이 태섭이 시점에서 다시 그 중2 시절의 즐거운 얼굴이 떠오를 만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는 거니까 과몰입 버튼임
자기 자신을 믿고 본래의 모습으로 살기 시작한 정대만 어떤데.. 행복농구해라 대만아 (ᵕ̣̣̣̣̣̣﹏ᵕ̣̣̣̣̣̣)


슬램덩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