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42445043
view 2820
2023.05.12 21:46

정대만.jpg


예산상의 문제로 그닥 좋은 숙소는 아닌지라 커다란 다다미방에 다같이 일렬로 주루룩 이부자리만 깔고 잠든 북산고교 농구부
문가 가까운 쪽에서부터 1->2->3학년 순으로 누워 자는데, 새벽녘에 3학년 쪽에서 계속 끙끙대는 소리가 들려서 하나 둘 잠에서 깨어남

아씨 누구야.. 어떤 새끼야 싶어서 결국 형광등까지 키고ㅋㅋ큐ㅠㅠㅠ 갑자기 방이 환해지니 안깼던 애들까지도 다 깨어남.
그 잠 많은 태웅이까지 느닷없이 강제 기상해서 졸린 눈 껌뻑껌뻑 하고 있는데 정대만 혼자만 아직도 옆으로 누워서는 이불 돌돌 싸매고 웅크려 있음


그리고 끙끙대는 소리는 바로 거기서부터 들려오는거였지.




"어이, 정대만. 정신 차려라. 어디 불편한가?"


치수가 이불 들춰내고 애 몸 돌려보는데 정대만 온 몸이 따끈따끈하고 열에 달뜬 숨만 색색 내뱉는 중임


헐 얘 진짜 아픈가? 싶어서 깨워보려고 툭툭 건드는데 눈은 못 뜨고 계속 움찔거리기만 해.


정대만!/대만선배/대만이 형 정신좀 차려봐요 하고 다같이 달려들어 이불 치우고 열 낮추려고 잠옷 들춰보는데 애 상태가 단순히 몸이 아프다.. 라기에는 뭔가 기묘하고 이질적임.



분명 오늘 저녁까지도 같이 몸 부대끼고 훈련했던 사이라서 정대만의 몸이 어떤 상태였는지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대강 다 알고 있단 말이야..? 근데 애 목덜미며 가슴, 배까지 붉은 울혈이랑 잇자국이 콱콱 박혀있는거야. 


이게 뭐지??? 우리 분명 오늘 하루 종일 다같이 있었는데?? 왜 애 몸에 갑자기 이런 자국이 생겨??? 하고 다들 띠용때용한 상태인데ㅋㅋㅋ큐ㅠㅠㅠㅠ 심지어 듣다 보니 애 입에서 나오는 소리가 갈수록 아파서 앓는 소리라기보다는 뭔가... 뭔가 신음 내지 교성에 가까운 소리처럼 들림


아 시발 이거 미친 거 아냐?? 싶어서 결국 물 한바가지 떠온 송태섭ㅋㅋㅋㅋㅋ 단나, 물 튀니까 옆으로 비키세요. 하고 냅다 정대만 얼굴에 끼얹는데 그제서야 어푸푸푸ㅜ 하면서 깨어난 정대만


"선배, 진짜 미쳤어요? 몽정을 이런 식으로 해?"


하고 다들 세상 싸늘한 눈으로 정대만 쳐다보는데 강제로 기상한 대만이 아직 상황 파악이 안ㄷ...되다가

푹 젖어버린 자기 몸 내려다보더니 아. 하고 이해했다는 듯 고개 주억거림



"선배 진짜 가지가지 손 많이 간다... 당신 신음소리때문에 다들 자다 깬거에요 지금."

"아 미안하다. 근데 나도 불가항력이었어...! 원래 요새는 안이랬는데 애가 갑자기 삐질 줄 어떻게 알았겠냐."

"삐져요..? 누가?"

"아, 나한테 들러붙은 귀신 한 명 있어. 그래도 보통은 얌전한데..."



??????????????????



지금 자기 귀에 들어온 게 대체 무슨 소린가 싶어서 다들 어안이 벙벙한데 정대만 혼자서만 아 그래도 애 방금 한 발 뺀 것 같으니까 이제 더 귀찮게 할 일 없을거라고, 마저 자라고 손 휘적거림. 자기는 몸이 젖어서 샤워좀 하고 자겠다며.




"잠깐잠깐. 스톱. 거기 서요."


이게 무슨 소리야 제대로 설명해...!



이미 잠 다 달아난 북산즈들ㅋㅋㅋ큐ㅠㅠㅠㅠ샤워실 가려는 정대만 붙들고 대체 무슨 일인건지 A부터 Z까지 소상히 말하라고 심문회 시작함.
별 거 아니란 듯이 줄줄 설명해주는 정대만..들어보니 존나 별거임 ㅠㅠ

한창 양아치 생활 하던 시기에 날라리팸 애들끼리 담력 시험 한다고 동네 유명한 폐가 다녀오는데 거기 꼽사리껴서 한 번 가봤다가 웬 변태 모브 영혼만 덜렁덜렁 달고 돌아온 정대만.......자기도 첨엔 떼어내고 싶어서 용하다는 무당집도 가보고 절도 가보고 했었는데 가는 곳마다 하나같이 영이 너무 강하다곸ㅋㅋ큐ㅠㅠㅠㅠ 자기들 선에서는 퇴마가 어렵겠다고 퇴짜 놓길래 어쩔 수가 없었다며.
그래도 평상시엔 별 해 끼치는 것도 없고 이렇게 어쩌다 한 번씩 몸 부딪혀 오는 게 다라서 그냥 대주고 같이 지내는 중이라는 폭탄 발언을 함 


와 찢었다. 나 요약 되게 잘한다ㅡ
하고 뿌듯해 하고 있는 정대만 앞에 오랜 시간 정대만을 짝사랑해왔던 탑만 속 박박 갈겨져서 황망해하는 중
그러니까 저녀석/저 형/저 선배가 지금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웬 귀신한테 그동안 따먹히고 살아왔다는거 아니냐고....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강한 귀신에 의해 현실에선 연애 한 번 해본 적 없지만 이미 몸은 다 개발되어버린 고딩 정대만이 보고 싶었을 뿐인데




슬램덩크
모브대만
대만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