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업할때까지 프로리그가 안 생겨서 고민 끝에 실업리그나 유학 대신 취업 선택하는 이명헌... 주변에서 다들 말리겠지 다른 사람도 아니고 그 이명헌인데ㅠ 코치 감독 주변 동료들 선배들 부모님까지 다 말리는데도 이명헌은 현실을 선택할수밖에 없었을듯. 남들보다 늦게 시작한 취업준비라서 정말 독하게 전부 다 끊어낸 이명헌... 초중고대학교까지 평생 해왔던 모든것들이 그저 운동 열심히 하셨네요 한줄로 끝나버리는... 그치만 꽤나 번듯한 회사에 들어가고 그해에 우성은 이미 느바 2년차면 좋겠다.


우성이랑은 취업 고민할때부터 이미 삐걱거리기 시작했을듯. 우성이가 명헌이 미국 오라고 계속 꼬셨을거같음. 형 프로 출범할때까지 여기서 실업리그 뛰는건 어때요? 아니면 같이 운동이라도 하면 좋을텐데. 형 미국 올래요? 저 이제 형 먹여살릴수 있어요. 형 보고싶은데 형이랑 같이 농구하고싶어요. 하고... 이명헌 농구 그만둔 이후에도 계속 그랬을거같음ㅠ 우성이는 명헌이가 농구 그만둔거 여전히 아쉽고ㅠ 이제 연봉도 나름 많이 받아서 진짜 형 먹여살릴수도 있고ㅠ 형 회사생활 너무 힘들어보이니까ㅠㅠ 근데 이명헌은 그런 말 들을때마다 걍................. 그래서 통화도 점점 줄어들고ㅠ 의도적으로 전화 피하고ㅠㅠㅠ 가끔 통화하면 자기 이야기는 하나도 안하고 우성이 이야기 들어주기만하다가 끊고 그러면 어떡하지ㅜ


그래도 꾸역꾸역 버텼는데 입사한지 1년?쯤 지났을때 갑자기 프로리그 출범한다는 소리에 무너지는 이명헌... 이명헌 그날 여기저기서 오는 연락 다 씹고 존나 울었음. 인생이 너무 좆같아서... 이명헌 살면서 자기 선택에 후회한적 없었는데 그날은 너무 후회될듯. 드래프트 아는 얼굴 엄청 많겠지. 산왕 출신 당연히 존나 많음. 전국대회에서 다 한번씩 붙었던 얼굴들이고 전부 이겼던 상대들인데... 쟤들은 프로선수고 나는 그저 이 사원... 명헌씨... 친구들한테 축하한다는 문자 남겨놓고 그뒤로 연락 전부 끊는 이명헌... 그렇게 농구쪽은 쳐다도 안 보고 살고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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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된거임... 우성은 금의환향이라는 말이 딱 어울리게 기자들 엄청 많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에이전시가 골라준 깔끔하고 비싼 옷 입고 왔는데 이명헌은 신입주제에 휴가 쓴다고 욕은 존나 먹고 일주일동안 집에도 못 가고ㅠ 눈치 존나 받으면서 2년만에 돌아온 애인 보겠다고 퇴근하자마자 달려온건데ㅠ 우성이가 장난처럼 던진 말에 자기 자신이 너무 초라해보였을듯. 명헌이는 이미 멘탈 너덜너덜해졌고 기댈곳은 자기 손으로 다 쳐냈고 우성이가 사랑하는건 이명헌이 아니라 농구하는 이명헌 같다는... 그런 생각때문에... 몇년 전에는 그게 뭐 어때서 싶었을 그 문장이 지금은 너무... 결국 우성이마저 밀어낸 이명헌... 하루하루 죽은 사람처럼 살다가... 어느날 예전 대학팀 코치가 찾아와서 6개월 뒤에 드래프트 있다고 알려주면 좋겠다.


이명헌 그말에 이미 공 놓은지 너무 오래됐다고 거절하는데 엄청 끈질기게 꼬실거같음. 다른 선수들 따라잡는게 조금 힘들긴하겠지만 그래도 영영 그만두는것보다는 덜 힘들거라고... 그말에 며칠 고민하다가 결국 고개 끄덕이는 이명헌... 처음에는 회사 다니면서 훈련 병행하다가 이러면 둘 다 망한다싶어서... 회사에 사표도 냄. 옛날 이명헌이었으면 존나 후련하다고 했을텐데 지금 이명헌은 여전히 멘탈 나가리된 상태라 더 불안하기만할듯. 훈련은 초반에 코치가 잠깐씩 봐주다가 나중에는 프로팀에서 뛰고있는 친구들이 도와주면 좋겠다. 동오한테 처음으로 한대 맞았을거같음... 현철이랑은 껴안고 울었음... 아무튼 덕분에 드래프트 가까워질수록 예전 컨디션 되찾아서 나름 괜찮은 기록 나오긴했는데 공백도 있고 조금 늦기도 해서 좀 나중 순위로 이름 불릴거같음. 연봉도 거의 기본 수준이고ㅠ 그래도 이명헌 되게 행복하겠지. 다시 농구할수있으니까...


입단계약서에 도장 찍은 날 동기들한테 지갑 다 털리고 미안하다고 사과도 하고 술 좀 들어가고나서는 덕분에 이명헌한테 선배소리 들을수있다고 농담도 나오고ㅋㅋㅋ... 그렇게 우성이랑 관계 빼고는 다 잘 풀렸을듯. 좀 취한 상태로 집에 돌아와서 망설이다가 우성이한테 먼저 전화거는 이명헌... 우성이한테 전화하면서 이렇게 긴장하는거 처음이겠지. 다시 시작할수있을까, 우성이는 다시 시작하고 싶은걸까, 뭐라고 말해야되지, 사과를 해야되나, 다시 농구할거라고 말해주면 좋아하겠지? 우성이는 내가 농구하는걸 좋아하니까... 같은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지는데... 한참만에 전화 받은 우성이 목소리가 너무 차가워서... 방금까지 하려던 말 다 까먹고 그 비싼 국제전화 시간은 계속 가는데 서로 침묵만 지키다가... 우성아 나 다시 농구해. 라는 말에 그럼 이제 나 다시 봐줄거예요? 하고 대답하는 정우성... 우성이는 명헌이가 농구 버리면서 자기도 같이 버렸다고 생각하면 좋겠네...ㅠ 한번 버림 받았으니까 언제든 또 버림받을거라고 생각하는거... 보고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