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망연자실할거 같음. 호열이 일반 회사원이라 직장인들 월급 고만고만하게 받다가 백호랑 결혼준비 하면서부터 통장 내역 확인하게 될거 같음.

그전엔 물어보지도 않았고 지금같이 인터넷이 발달된 시대도 아니었으니 대략 자기랑은 비교도 안 되게 많이 받겠구나 싶긴 했지만 자세한 건 몰랐겠지.

그럴만 한게 백호 돈을 엄청 벌어도 딱히 띵품을 산다거나 플렉스하면서 돈자랑 하는 스타일은 아니라 국내 들어와서도 협찬 받은 물건 그대로 사용하고 백호군단 만나면 미국음식 느끼하다면서 라면으로 해장하고 잠도 호열이네서 자고 가거나 예전 집에서 자서 실감이 잘 안 났을듯.

언젠가 대남이가 연봉 얼마냐 물어봐도 진짜 잘 모른다는 얼굴로 몰라. 구단이 알아서 맞춰주던데. 해서 애들뿐 아니라 백호 본인도 정확한 건 잘 모르겠지.

그러다가 어찌어찌 호열이랑 잘 돼서 결혼까지 가는데 그때 처음으로 백호 개인자산 보고 뒤집어지는 호열이... 자산관리라면 나름 직장인으로 오래 산 호열이도 가계부 꼼꼼히 써가며 탄탄히 재테크도 해온터라 아예 모르진 않았는데 이건 뭐... 앞에 놓인 계산기의 존재가 민망해지겠지.

백호 얼빠진 호열이 보고 왜 그래? 호열아? 그런 머리 아픈거 그만 보고 나랑 놀자. 하면서 치대오는데 얘는 자기 자산이 얼만지 알고 있는걸까...? 이 정도면 대저택이 뭐야 과연 이 돈을 다 쓰고 죽을 수 있을까? 싶어서 아예 질려버리는 호열이... 그래도 백호도 자기 재산 정도는 알고 있겠지 싶어 벌렁거리는 심장 잡고 차분하게


- 백호야. 저기 이 돈 말이야.
- 엉? 왜그러냐 호열아? 우리 신혼집 사기엔 부족하냐? 걱정마라. 나 미국에 집도 있거든. 2층집인데 농구코트도 있다구. 모자라면 내가 더 경기 많이 뛸 수 있어!


하고 호열이밖에 없는데 호열이만 알고 있으라는 듯이 귓속말 하는 백호. 호열이 그 말 듣자 머리가 띵해지고... 다행히 백호 인복있어서 구단에서 괜찮은 자산관리사 소개해줘서 지금까지 사기 안 당하고 백호 딴엔 차곡차곡...ㅋㅋ 모으고 있었겠지. 아니 애초에 누가 사기치려고 해도 팔랑팔랑거리다가 3달러 내밀곤 이걸로 퉁쳐. 이래서 오히려 사기꾼이 삥 뜯김ㅋㅋ

아무튼 호열이 몇날에 걸쳐 숨만 쉬어도 제 연봉은 가볍게 뛰어넘는 이자에 각종 부동산들에 투자처들 볼때마다 잠깐 영혼 탈출했다가 결국 계산기 치울듯. 이미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을 벗어났구나 하고 그냥 얌전히 백호 자산관리사에게 도로 전부 맡길거 같음ㅋㅋㅋ

그리고 농구코트 딸린 3층집 아예 새로 지어서 신혼생활 하는데 백호 약지엔 호열이가 통장 탈탈 털어 산 반지가 끼워져있을듯. 다른건 몰라도 이것만큼은 절대 포기하지 않고싶었던 호열이라서.

그리고 결혼하고 나서도 백호 딱히 돈 많이 쓰진 않을거 같음. 그냥 평소대로 호열이가 차려준 밥 먹고 호열이랑 같이 쇼핑나갔다가 자기 맘에 드는거랑 호열이가 골려준거 입곤 좋아서 헤헤 거리겠지. 학교다닐때부터 뭐든 호열이랑 같이하면 행복한 아기감자고로케ㅠㅠ

근데 어느날 모ㄱㅇ 일화처럼 호열이가 아주 오래전부터 읽고 싶었던 책이 있었는데 너무 생소한 언어라 국내엔 번역이 안돼서 매번 읽고 싶다고 꿈만 꾸던 차에 그 얘기 들은 백호가 그게 소원이었어? 진작 말하지! 하곤 그 자리에서 바로 국내에서 제일 그 언어 번역 잘한다는 전문가 불러와서 호열이 버킷리스트 이뤄줄듯.

그전까진 호열이 백호 재산 우주급 어나더레벨인건 알아도 너무 큰 금액이기도 하고 딱히 돈 쓸일이 크게 없어서 체감 못했는데 국내에 딱 한권뿐인 완전판 번역본 들고 와... 이건 좀 미쳤다 할듯ㅋㅋㅋ

그리고 아기 생기면 그때부터 백호 제대로 돈 쓴다는게 뭔지 보여줄거 같음. 최고급 분유랑 아기용품은 물론이고 키즈카페 처음간 아기가 너무 좋아하니까 아예 사려고 한거 호열이가 겨우 말려서 아예 집 한구석을 온갖 장난감과 운동장으로 만드는 걸로 타협보겠지.

호열이 그럴때마다 백호 말리고 싶어도 어릴 때부터 봐왔으니까 어떤 마음으로 저러는지 알기도 하고 저 역시도 제 아이는 하고싶은거 다 하게 해주고 싶어서 가끔 너무한 것만 빼면 아기뿐 아니라 아이보다 더 신나서 돈 쓰게 해달라고 투정부리는 백호 말 잘 들어줄거 같음ㅋㅋㅋ




많이 벌고 많이 써라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