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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06 15:03
고3고2시절
인터하이 끝나고
우성의 미국행이 얼마 남지 않은
늦여름

그날 아침부터 훈련끝나고까지는 날씨가 좋았음
근데 그날 주장은 따로 남아서 할 일이 있었던거지
우성이는 기숙사에서 쉬고있었음

근데 한 두시간 지났나?
비가 오는거야
그것도 갑자기 엄청많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하늘..
천둥도 치네

헉 형 이때쯤에 일 끝난다고 들었는데!
우산 있으려나?

우성이 커다란 자기 우산 하나 챙기고
우산 하나 더 들려다가
그냥 자기 우산 하나만 챙겨서 나옴 (ㅋㅋㅋ)

학교 건물까지 슬리퍼신고 
우성이 위험하게스리 뛰어가다가
넘어짐 ㅠㅜ
아야야야야 무릎 한쪽이 까짐 ㅠㅜ 
그래도 심한건 아니고 약간 쓰린정도
그래도 빨리 우산 갖다주고싶어
우성이 금방 일어나서 학교 건물 앞으로 감

나이쓰 타이밍~!
명헌이 막 가려고 하는 참이었음
하늘 보고 하.. 망했어요 뿅발 현철이라도 부를까용 하고 있었는데
저멀리서 달려오는 반바지차림의 186 우성이
댕댕이 귀 나온거같아보여요
명헌이형~!~! 하면서 손 휘휘 흔들며 오고있음

형형형 하 우성이가 우산 갖고 왔지요~!
하면서 우성이 한쪽 어깨 챡 붙여옴
우성 고마워용 근데 내 우산은 없나용
하하 형 깜빡하고 한 개만 갖고왔네요?!
귀여운 수작질.. 명헌이가 보기에도 귀여움 ㅋㅋㅋ
그래서 우성이 허리에 손 딱 얹고 몸 끌어당김
좀더 붙어봐용 비 다 맞겠어용
우성이 어버버
갑자기 말 없어짐

우산 한 개에 186 180 장정이 몸 꾸기고 가기
쉽지않지..
천천히 걷는 두 사람의 어깨
이게 우산 쓴거에요 아닌거에요 수준으로 젖어감
이와중에 우성이 점점 명헌이쪽으로 우산 기울여주죠
우성이 한쪽어깨 거의 뭐 물놀이 나온사람마냥 젖어가는데
그런거 모르겠고 기분 너무 간질간질 좋음

우성이.. 뭔가 명헌이한테 우산씌워주고있는거 자체가 기분좋음
살짝 명헌이형 내려다보니
춥고 비 덜맞으려고 자기한테 챡 붙어있는 명헌이형의
머리가마.. 입술.. 허리에 얹은 손..
너무귀여움 흑흑 지켜주고싶음
광철 광철도 엄마한테 이런적있나요 명헌이형이랑 결혼하고싶어요 (?)
우성 우산한번 씌워주며 형과 결혼까지 생각함
그러면서 이렇게 귀여운 형 두고
어떻게 미국 가지..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듬
형 내가 계속 우산 챙겨줘야하는데

근데 둘다 수작 잘부리고 이런타입은 아니라ㅋㅋㅋ
뭐 특별한 대화도 무슨 사건도 없이
그냥 정직하게 3학년 기숙사 앞에 도착함 (1,2학년 / 3학년 나눠져있다 치자)
형 갈게요 하는데
명헌이 그제야 우성이 무릎이 눈에 들어옴

"우성 무릎 뭐에용 언제 다쳤어용"
"무릎이요? 아아 형 데리러 올때 살짝 넘어졌어요 별거 아니에요 좀있음 나을거.."
"로비에서 기다려용. 밴드 붙여줄게뿅"

명헌이 대답도 듣지 않고 바로 자기 방으로 직진함
우성이 어버버하다 그냥 로비 의자에 앉아 기다림
가만이 기다리고 있으려니까 젖은 옷 때문에 으슬으슬 춥고 무릎도 쓰린거같음

명헌이 금방 나타남
자기 방에서 연고랑 밴드도 들고옴
큰 상처는 아니었기때문에 명헌이가 간단하게 소독하고(우성이 깨갱거림) 연고바르고 밴드 붙여줌
마지막에 밴드 붙여주면서 명헌이 

"우성 오늘 고마웠어용."
"아 뭘요."
"다음엔 넘어지진 말고용."
"앜ㅋㅋ 형 저 잘 안넘어져요!"
"다른 사람 만날 땐 우산 두 개 들고 오고."
".."
"다음엔 내가 우산 들고 우성 데리러 갈게용."
".."
"이제 빨리 들어가라 뿅 춥겠다."
"..네"

명헌이 뒤도 안돌아보고 떠남
우성이 로비에 잠깐 앉아서 괜히 밴드 살살 쓸어봄
다음엔 형이 우산 들고온다고..


그 해 여름엔 더 이상 비가 오지 않았음
그리고 우성이는 떠남
우성 비행기에서 잠깐 형이 우산들고 데리러오는 일은 없었네요, 생각함


그리고 시간흘러
미국
또 어느 비가 오는 여름날
우성이 계속 농구와 사람에 깨지고 지쳐서
마음이 쓰린 어느날

"우성 나 로비다 삐뇽"
하고 우산 하나 든 명헌이 전화 받아라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