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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15 06:03
대만이 확신의 난임난산형인데 무리하게 임신해서 애낳다가 잘못되는거지
출산 중 뇌로 산소전달이 되질않아서 출산 후에 뇌손상으로 점점 멘탈쳐지는거 같아 의료진 비상인데 하필 산후 출혈도 멈추질않아서 결국 심정지까지 오고 중환자실에서 몇개월 집중치료 받다가 결국 사망한거임
태섭인 애나오고 나서 아기 탯줄 자르고 안내따라서 신생아실로 이동해서 산후 상태 전혀모르고있었음 신생아실앞에서 아이 손발갯수,아들인거 확인하고 발도장 손도장찍고 아이 넘겨주고 돌아오는데
아이 넘겨받았던 손 내려다보면서 감격해서 우리 아이…하고 중얼거리고 세삼 아빠가 된게 실감되서 얼떨떨함 기쁨 행복 벅차오름 건강하게 태어나준 고마움 안도감 다 느끼고있다가 갑작이 요란하게 코드블루를 외치는 방송이 터지고 자기를 찾는 병원안내방송이 들려옴 병원복도에있는 태섭일발견하고 다급하게 달려온 간호사에게 산후 심정지 소식을 전해듣고 순식간에 지옥으로 처박혀버리는거지
한차례 위기가 지나가고 심장박동이 당장은 돌아오긴했는데 의사가 뇌 생명중추에 너무 큰 충격을 입어서 앞으로 기계가 없인 숨쉴수 없고 심정지상황이 계속 반복될거고 살가능성 거의 없다고…기적으로 살더라도 평생 장애를 가지게 될거라고 안타깝게 말하는거임 그래도 제발 어떻게든 살려만 달라고 애원하고 또 애원함
태섭인 몇달이나 중환자실 앞에서 거의 떠나질 못하고 하루 두번인 면회시간마다 나날이 근육이 빠지고 수척해져가고 입에 무서운 호스가 끼어져있고 옆에 무서운 기계돌아가고있고 의식이 없어서 불러도 반응없는 그 괴로운 관경을 지켜봐야했음 그래도 항상 애닳게 손잡아주고 이마에뽀뽀하고 귀속말로 사랑한다 돌아와달라 간절하게 속삭였는데 아무리 애원하고 빌어도 어쩔수 없는일은 결국 어쩔수 없는거라서 영영 돌아오지 못한거지
그런상황에서 애가 눈에 들어올리가 없음 심지어 아이를 볼때마다 대만이 심장이 처음 멎어갈때 그것도 모르고 바보같이 혼자 행복해했던 자기가 떠올라, 아이때문에 신생아실가느라 옆에 같이 있어주지도 못했음 의식이 있는 마지막 순간이었는데…안그래보여도 겁 많고 외로움 많이타난 사람인데…혼자서 많이 무서웠을텐데…아무리 막아보려해도 그런생각들이 물밀듯이 밀려와 태섭일 계속 미치게 하는거지

아이가 아주 어릴때는 양가 어른들이 안타까운마음에 전적으로 돌봐주시는데 좀 자란 후엔 아이가 엄마도 없은데 아빠랑 더이상 멀어지게 두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태섭이에게 이제 아이에게 남은건 아빠뿐이라고 너가 정신 바짝차려야한다고 하면서 강제로 아이랑 태섭이랑 둘이 살게 만듬

태섭인 아무리 자기가 힘들어도 할 도리는 다 하는사람이라 아이를 돌보긴 돌보는데 딱 최소한의 것만 하는거야 어른들이 가르친데로 이유식만들어 먹이고 기저귀 갈아주고 씻겨주고 다하긴하는데 아이를 달래주거나 이유없이 안아주거나 사랑한다 말해주진 않겠지
나름 아이에게 정붙여볼려고 자는 아이를 빤히 들여다 보기도 했는데 무의식적으로 대만이랑 닮은구석을 찾고 하필 자기랑 너무 꼭 닮아버린 아들에게 실망하고 또 그런자기자신이 혐오스러워서 견딜수가 없는거야
아이랑 함께하면 할수록 자기가 최악의 남편 , 최악의 아빠 , 최악의 인간인거 같아 도저히 아이를 똑바로 마주볼수 없어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이는 유독 울지않는 아이었어 울러도 달래줄 사람이 없다는걸 알기라도 하는듯 말이야
아이는 외롭게 자랐음 할머니랑 고모가 시도때도 없이 집에 오면서 열심히 돌봐주었지만 부모의 빈자린 채워질수가 없었음 태어났더니 자긴 엄마가 없고 아빠는 같이 살긴 하지만 자길 봐주지않았음

그렇게 살다가 어느날 미국에서 활동하던 백호가 은퇴를 하고 다시 한국에 돌아오게 된거야 대만이 부고 소식에 잠깐 한국에 들어오기도 했었지만 워낙 슈퍼스타였으니까 너무 바빠서 장례식에 참석한것만 해도 대단한 의리였었겠지 백호는 그래도 가장힘든 시간에 대만이와 태섭이의 옆에 있어주지 못했다는 부채감이 있었음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자마자 태섭일 찾아가고 대만이에게 인사하기위해 태섭이 가족과 함께 대만이가 잠들어있는 납골당으로 가게 됨
근데 뭔가 이상해 아이가 많이 컸지만 아직 초등학교도 안들어간 어린아인데 이상할정도로 얌전한거야 납골당 가려고 차타는데 애가 어른손도 안타고 문열어주면 스스로 카시트에 꼬물꼬물올라가서 벨트 채우려그러고 차에 흔한 애 장남감같은것도 하나도 없고 애가 심심하고 지루할텐데 달리는 차안에서 그냥 창밖만 보고 말도 없고
대만이 유골함 앞에서 백호랑 태섭이 둘다 눈물주룩주룩 흘리면서 서로 기대고 토닥여주는데 아이는 한 발짝 뒤에서서 그냥 멍하니 어른들 바라보고있음 백호가 이리와서 엄마 자세히 보라고 안아드는데 아이가 너무 눈에 띄게 당황하고 편하게 안겨있지못하고 안절부절하는게 보임
아무리 애 키워본적없는 백호라지만 이건 너무 이상하다 생각했겠지
그날 납골당에서 돌아오고 나서 백호가 태섭이네 집에서 하루 묶게되는데 집에 어린아이 용품도 별로 없고 너무 깔끔한거야 애는 잠투정도 안하고 혼자 방에 들어가서 이불깔고 잘준비하고 눕는데 어린애가 그렇게 처량해보일수가 앖는거야 백호는 그게 너무 거슬리겠지
꼭 어릴때 자기를 보는거 같았거든

둘이 식탁에 마주 앉아서 술마시면서 오랜만에 만난 회포 푸는데 술이 어느정도 들어가고 송태섭 고개가 식탁에 박혀서 일어나지 않은 상태가 되면 백호도 그때까지 망설이다 결국 약간 화난 상태로 술김에 얘기하겠지

야 송태섭! 이젠 정신 차려야지 임마! 너가 그래도 아빠잖아 애를 돌보긴 해야할거아니야 아직 유치원생인애가 어른한테 말도 없이 다 스스로 하려하잖아 넌 이게 이상하다고 진짜 못느꼈냐?

송태섭 고개 처박은 상태로 피식웃는 소리 들리고 술잔든 손을 흔드면서

쟤가 몇살이지…? 아직 유치원생인가…?
아…이제 내년이면 초등학교들어가던가…?
그러면 이제 7년 정도 된건가? 아직도…?
얼마나 더 남았지…?
아….
언제 다 키우지….

아~~~~인생 너무 길어….
인생이 너어어무~ 길다 백호야….

하면서 훌쩍훌쩍 우는거임 거기다 대고 더 할수있는 말도 없어서 백호 난감하게 고개돌리는데 문틈 사이로 몰래 보고있던 아이랑 눈이 마주치겠지

문이 쾅 닫히고 송태섭은 울고있고
하 돌겠다 진짜….백호도 천장만 올려다 보겠지

그리고 결국 며칠 후에 송태섭 옆집으로 이사들어오는 백호 보고싶다
은퇴해서 시간도 많겠다 옆집살면서 애 돌보는거 도와주겠다고 나서는데 은퇴하고 농구프로리그 운영팀장같은거로 일하는 송태섭이 하루이틀 맡겨보더니 갈수록 대놓고 백호가 애키우게 내비둬버림 전엔 그래도 애 등원시키고 아침챙기는 시늉은 했었는데(하원이랑 저녁은 아라나 태섭이 엄마가 도와줬음) 이젠 애 잘때 나가서 애 잘때 들어오고 하는거임
애가 더 의기소침해 지는게 보여서 백호가 태섭이 한테 화도 내보는데 태섭이가 백호한테 애보게 해서 미안하다곤 해도 애한테 미안하다고는 안함 물론 수고비는 백호가 필요없다해도 두둑히 따로 챙겨줌
몇번 뭐라해도 안들으니까 백호 투덜거리면서도 그냥 하던데로 애봐주는데 그런날이 많아지니까 애도 이젠 백호가 익숙하고 편해지겠지 말도 없고 곁도 잘 안주던 애가 다가오고 말도 먼저 거는날도 생길거임

삼촌 삼촌은 왜 일안해요…?

앙? 나 이 천재 강백호는 니네 아빠랑 다르게 NBA 슈-퍼스타니깐! 일같은거 안해도 될정도로 벌어 뒀다고!
(송태섭고 nba스타였음 대만이랑 결혼하려고 보다 일찍 국내복귀한거뿐)

삼촌도 농구해요?

물론이지! 그냥 농구 선수가 아니라 농구 천재 강백호라고

그럼 삼촌도 엄마랑 같이 농구했었어요?

백호 그대로 굳어서 아무말도 못하는데 애가 우물쭈물거리면서 말함

우리 고모가 그러는데 우리 엄마랑 아빠랑 농구하다 만났데요…엄마도 엄청 대단한 농구선수였다 그랬는데 아빤 물어봐도 말 안해줘요 나도 엄마 자랑하고싶은데... 삼촌도 우리 엄마 알아요? 우리엄마 어땠어요?? 농구 잘했어요?

그래 임마 너네 엄마는 이 천재 강백호가 인정하는 엄청엄청 대단한 농구선수였어 볼래?

백호는 창고에서 옛날 비디오 하나를 꺼내와서 북산연습경기 녹화본하나를 보여줌

자 이게 너네 엄마고 이 쪼꼬만게 너네 아빠야! 그리고 저기 누가봐도 빛나는 저 슈퍼스타가 이 천재 강백호 님이시다 이거야

아이는 움직이는 엄마를 처음봤음 그리고 엄마목소리를 처음 들어봤음 맨날 유골함 앞에있는 사진으로만 보다가 생동감있게 살아움직이고 말하는 모습을 보니 너무 신기함
엄마가 화면에 비칠때마다 화면을 만지려고 손을뻗고 테레비로 얼굴 더 가까이함 백호가 tv 가까이서 보면 눈나빠져!하면서 뒤로 끌어내는데

우와! 엄마가 살아있는거 같아요!

라고 말해서 뭔가 움찔하게됨
애는 보기 드물게 흥분해서 막 외침

우리 엄마 예쁘다! 우리엄마 멋지다!

영상 속 대만이가 삼점슛울 넣는데 아이가 눈을 반짝이며 백호 돌아봄

삼촌 나도 농구할래요 저거 알려줘요!


뒤는 생각해놓은거 없는데 백호는 애기 농구가르쳐주다가 애 재능발견해서 키워줄려하고 태섭인 애 농구하는거 말리진않는데 사실 엄청 싫어해서 계속 내비 두다가 나중에 애 커서 진로문제가 진지해질때 백호랑 애 진로 문제로 싸우다가 백호가 애가 아빠한테 쓴 편지라고 엄청 구겨진 종이 펼쳐서 보여주는데 거기에
[살아있는게 저라서 죄송합니다. 제가 농구 하는거 싫어하셨죠 엄마를 생각하게 하니까요 그래도 계속 하게해주셔서 감사해요.]
라고 적힌거 보고 오열하는 태섭이가 보고싶었음

굳이 백호인 이유는 내가 바보트리오 관계를 너무 사랑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