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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3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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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식별번호: 71-918300-437139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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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리 칩의 프로세서 충돌로 인한 인지부조 발생확인. 충돌을 일으키는 모든 유기체 적의 기억을 삭제함. 메모리 칩 내 공백이 자연적으로 메꿔지기 전까지(최소 300사이클~최대 650사이클 추정) 지구를 떠올리게 하는 모든 것을 배제할 것.

















[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식별번호: 1833082-26-6249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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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제됐던 유기체 적 기억이 메모리 칩을 잠식하는 것을 확인. 재수술을 통해 잠식된 부분을 절제해내고 임의적으로 기억의 공백을 메꿈. 재활치료 동안 잦은 건망 등의 후유증이 존재할 수 있으니 주의를 요할 것. 공백을 메꾸긴 했으나 극심한 위화감을 느낄 경우 회로 과부하로 발작을 일으킬 가능성 있음.
















[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식별번호: 1833082-26-6249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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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체의 기억과 사이버트로니안의 기억이 융합되고 있는 것을 발견. 즉시 분리시술을 시행했으나 이에 반응하듯 급작스럽게 잠식 진행. 메모리 칩의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사이버트로니안의 기억을 모두 절제해 잠식을 늦춘 후 메모리 칩을 제거함. 새 메모리 칩을 용접한 후 백업돼있던 사망 전 사이버트로니안의 기억을 덮어씌움.

















[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라쳇
식별번호: 5880982-66718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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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메모리 칩이 완전히 잠식되어 제 기능을 하지 못함. 이하 전과 같은 조치를 취함. 또한 삭제됐던 유기체 적의 기억이 메모리 칩에 침식하는 이유를 알아낼 필요가 있음.

유기체의 신체를 사이버트로니안의 스파크로 추출·정제·융합해내는 과정에서 스파크 내에 기억이 사라지지 않고 각인된 것으로 추정됨. 반복적으로 기억을 삭제하는 것보다 다시 의식 아래로 묻어두는 방법을 강구해볼 것을 제안함.

















[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식별번호: 7173652940-2789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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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중 유기체 적의 기억 전체가 복구된 것을 확인. 메딕 라쳇의 어시스트로 헬름 내 회로 전체를 세척함. 기억 삭제 대신 잔존 글리치 검사 후 백업 메모리를 덮어씌움. 한동안 경과를 지켜봐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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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웨이브 니모서전 수술 경과서]
작성자: 트레판
식별번호: 192-62847-272811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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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긴급적인 수술이 여섯 번 이루어짐. 그 과정에서 동체 하류 에너존 역류 및 온도 과상승 증세 보임. 메딕 라쳇의 빠른 처치로 생명에 문제는 없지만 이 이상의 수술은 본인 및 태중 스파클링의 동체형성에 영향을 끼칠 수 있음. 최소 1300사이클 간의 휴식기간을 지닐 것을 권고함.





















"아, 세상에."

재즈는 데이터 패드를 내려놓고 침음했다. 이럴 줄 알았다. 안 그래도 최근 유기체 적의 기억이 주도권을 잡는 일이 잦아지더라니. 예전엔 아흐레 중 여드레는 메모리 칩에 아무 이상없이 평범한 사이버트로니안처럼, 전처럼 단란한 가정으로 지냈다. 그 하루도 잠시 멍해지거나 사물의 이름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사소한 문제가 약간 생길뿐이었다. 그런데 점점 메모리 칩에 이상이 생기고 수술빈도가 짧아지더니 요즘 사운드웨이브는 아흐레 중 여드레를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보내고 있었다. 아직 예전으로 돌아온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이게 다 유기체 시절의 기억 때문이었다. 분명 삭제한 기억이 도대체 왜 자꾸만 나타나는 것인가.

자신의 콘적스가 자기 몸은 이게 아니라며 외장갑을 뜯어내 자해하는 모습을 보는 건 몹시 괴로운 일이었다. 재즈는 병상에서 리차징 중인 사운드웨이브의 페이스 플레이트를 마치 유리공예품이라도 되는 양 떨리는 디짓으로 조심히 쓸어내렸다. 스파크의 고동을 느끼지 못했더라면 살아있다고 믿을 수 없을 만큼 수척했다. 그는 아직도 옵틱을 감는 매순간 사운드웨이브의 마지막을 떠올렸다. 원형을 찾아볼 수 없는, 프로토폼까지 모두 갈기갈기 찢긴 그 흔적을······.

재즈는 마른 세수를 하며 의자에 무너지듯 등을 기댔다.

"하아······."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모두 분해됐던 동체를 원상태로 조립하는 건 쉽지 않았다. 외장갑 재고가 희귀한 붐박스라서 더욱 그러했다. 긴 전쟁으로 설계도가 사라져 복원되지 못한 부품 몇 개는 블래스터의 것을 그대로 따라 만들어 끼워야 했다. 특히 그 아래에 깔려 에너존 범벅이 된 스파클링이 코마에서 깨어나자마자 캐리어를 찾았을 때가 가장 버티기 힘들었다.

"괜찮아, 사운더스. 괜찮아."

이젠 괜찮다. 아니, 괜찮아야 된다. 메딕과 과학자들이 무언가 방법을 찾을 때까지만이라도 죽지 않도록 붙들어둬야 했다. 그러기 위해 그는 제 콘적스의 동체를 자꾸만 부수려하는 유기체와 이야기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다시 죽어버린다고 해도 찾아내고 말 것이다. 다시 죄없는 유기체 수십수백 명을 네 동체에 넣고, 더러워진 네 동체를 다시 수십수백 번 닦을 것이다. 다시 매일매일 세척액을 흘리며 널 그리워하고, 다시 매일매일 네 행방을 묻는 스파클링에게 네가 입원 중이라고 말할 것이다.






트포 재즈사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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