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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4.16 02:01
어느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여러 사람들이 자리에 낮아 식사하고 있다. 연인끼리 혹은 가족끼리 모여 앉아 식사를 하기도, 혹은 웨이터에게 주문하기도 하며 또 어떤 이들은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며 대화를 나눈다.
 그 중 창문 쪽에 앉아있는 한 남녀 한 쌍이 눈에 띈다. 언뜻 보면 연인처럼 보이는 이들은 다른 연인과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 보였다. 친구처럼 편해보이면서도 한편으론 어색한 모습이다. 한참을 말없이 식사를 했는지 어느덧 탑의 접시는 비어져 있었고, 조용히 포크와 나이프를 테이블에 올려 두었다. 탑의 행동에 텀은 움찔거리며 조금 빠르게 음식을 먹으려 했으나 천천히 먹으라며 자신의 손을 잡는 탑의 행동에 꼭꼭 씹어먹는 텀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졌는지 텀은 잠시 포크와 나이프를 내려두고 물을 한 모금 마셨다. 탑은 텀의 모습을 웃으며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 나, 결혼해"
"어?!"
"나 결혼한다고"
탑의 뜬금없는 결혼소식에 텀은 당혹스러움을 숨기지 못했다. 얼빵한 표정으로 되묻는 텀의 모습에도 탑은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태평하게 아까와 같은 대답을 했다. 다시 들려오는 탑의 대답에 텀은 멍청한 소리를 내며 고개를 숙였다.
'아... 결혼할 사람이 있었구나.. 바보같다... 혼자 착각하고... 울지말자... 응.. 울지말고.. 웃으며 축하해주자..'
텀은 눈을 질끈 감았다 뜨고 고개를 들어 환하게 웃어 보였다. 마침 탑도 가방에서 뭔가 찾았는지 방금 텀의 모습은 보지 못한 듯 했다. 오히려 텀이 환하게 웃는 모습에 탑도 아까보다 더 환하게 웃어 보이며 텀의 대답을 기다렸다.
"와! 정말 축하해!! 탑, 너랑 결혼할 사람은 정말 복 받았는걸?!"
"텀, 누군지 안 궁금해?"
"어? 아! 내가 아는 사람이야? 누구지? 허니인가? 너랑 친하잖아."
"하하. 아, 미안. 자, 이거 봐!"
 가만히 텀의 대답을 기다리던 탑은 그의 대답에 웃음을 터뜨렸다. 탑은 자신의 웃음에 당황한 텀에게 사과하며 봉투를 건넸다. 딱 봐도 청접장 크기의 봉투를 전달받은 텀은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잠깐 망설이던 텀은 어서 열어보라는 탑의 재촉에 봉투를 열어 카드를 꺼내 보았다. 카드는 텀의 예상대로 청접장이었고,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이름을 확인한 텀은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탑은 텀의 눈물을 닦아주며 말했다.
"결혼하자. 텀 나랑 결혼할 사람... 바로 너야."
"어...?"
"나랑 결혼하자고. 내가 너 많이 사랑한다고"
"아니... 그게.. 나..난" 
 우느라 말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텀의 모습에 탑은 자리에서 일어나 텀의 옆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텀을 품에 안으며 조용히 말을 이어 나갔다.
"텀, 너 또 네가 많이 부족해서 나한테 안 어울린다고 생각했지? 근데 말이야. 그거 알아? 나 너한테 첫눈에 반한 거? 남들은 신경도 안 쓰고 넘어갈 작은 일에도 함께 웃고, 슬퍼하고, 누군가 도움이 필요해 보이면 누구보다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어 주고.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함께 앉아 고민해 주는 따스하고 상냥한 네가 난 너무 좋아. 그런데 그 수많은 너의 장점들 중에서 내 마음을 사로 잡은 것은 햇살처럼 따뜻하고 환하게 웃는 너의 모습이야. 다른 이들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다고."
"하지만 나같은 애가..."
"하하. 아직도 그 생각 중이야? 나 정말 절절하게 고백한 거 같은데.. 다시 한 번 더 말할게."
 탑은 아직도 망설이고 있는 텀에게 웃어 보였다. 곧 탑은 텀을 잠시 품에서 떼어낸 다음, 그의 앞에 한쪽 무릎을 꿇고 앉았다. 탑의 행동에 놀란 텀은 우는 것도 멈추고 일어나려 하자 탑은 그를 다시 앉히며 주머니에서 작은 상자를  꺼냈다. 텀에게 상자를 열어 보여주며 입을 열었다.
"텀, 당신을 사랑합니다. 저와 결혼해주세요."
"아... 흑... 흐.."
"나 거절할거야?"
 하염없이 울던 텀은 탑의 마지막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탑,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당신과 결혼하고 싶어요."
 텀의 대답을 들은 탑은 다시 환하게 웃으며 상자 속 반지를 텀의 속에 끼워 주었다. 그리고 다른 사이즈의 반지를 텀의 손에 건네주며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텀은 탑의 모습에 웃으며 자신도 그의 손에 반지를 끼워 주었다. 텀이 끼워준 반지를 본 탑은 아까보다 더 환하게 웃으며 일어나 텀을 품에 껴안았다.
"내가 너 진짜 행복하게 해 줄게! 사랑해. 텀"
"응. 나도 사랑해. 탑"
 탑과 텀은 서로를 향한 고백에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서로의 눈이 마주치자 부드러운 입맞춤을 나눴다. 주위의 시선은 신경쓰지 않고, 오랫동안 절절하게 간직해 온 사랑을 서로에게 보여준 이 순간에. 야경을 배경삼아 나눈 입맞춤은 아마 평생 잊히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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