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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23 19:46
근데 딱히 쓰가 원했던 건 아닌....ㅋㅋㅋㅋㅋㅋㅋㅋ
설정붕괴주의 캐붕주의
시작은 제트파이어의 전향이었을 것 같다.
메가트론은 디셉티콘 과학부에서 요직에 있었던 제트파이어의 탈영 직후 디제이디를 본부로 불러들였음. 메가트론의 소환으로 본부로 온 디제이디는 제트파이어와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관계가 있었던 모든 이들을 거꾸로 매달아도 에너존 한 방울 안 토해낼 정도로 아주 탈탈 털고 다니고 있었음 이 참에 아예 방역 작업이라도 하겠다는 심산인지 약간의 빌미만 있어도 취조를 해대는 탓에 그들의 도착 이후로 본부의 분위기는 살얼음판 같았음
그리고 메가트론은 다음 지시가 있을 때까지 쓰의 출전을 금지했고 한동안 본부에만 머무르게 될 쓰의 '보좌' 자격으로 디제이디의 리더를 지명했음. 말도 안된다며, 오히려 자기 역시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배신을 당한거나 마찬가지이니 자신 역시 억울하다고 외쳤음 애초에 자긴 트라인이 있으니 보좌라면 차라리 걔네를 쓰면 된다고 항변한 쓰였지만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았음. 두뇌 모듈의 9할을 위대하신 로드 메가트론에게 할애하는 저스티스 디비전의 리더에게 기대를 하기엔 무리라는 건 알았지만, 쓰는 뒤에서 정물 마냥 서있는 탄에게 한 부대의 리더에게 이런 일을 시키는게 가당키나 하냐 너도 무슨 말이라도 해봐라, 라는 뜻을 담아 돌아보았지만 탄에게서는 아무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음
권좌에서 내려와 쓰 바로 앞까지 밀어닥치듯 다가온 메가트론이 한쪽 팔의 캐논을 들이댔음 본능적으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던 쓰는 무언가에 부딪혀 뒤를 훽 돌아보았음 여태까지 말없이 뒤에 서있었던 탄이 자기 동체에 물러날 길이 막힌 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겠지. 퇴로를 막듯이 서있는 탄과 그 앞의 메가트론의 캐논 사이에 갇혀 쓰는 일그러진 얼굴로 메가트론을 돌아보았고 메가트론은 당분간 아주 얌전히 지내야할거라며 으르렁거렸음
그런 일이 있었던게 몇 달 전이었음 예상은 했지만 탄은 거의 자신의 쿼터 앞을 상주하며 지키고 서있었고 기지 밖을 나가는 일은 금지됐음. 디제이디의 리더가 이렇게 한직이었던가? 하는 순수한 비꼬기부터 시작해서 잠깐만 날고 돌아오고 싶다며 땅바닥만 돌아다니는 그라운더는 모르겠지만 비행체들은 정기적으로 날개를 펴줘야 한다며 나름 점잖게 말한 부탁까지 그 어떤 것도 들어주지 않았음. 탄의 대답은 단조로웠지, 로드 메가트론께서 허가하시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쓰의 정신상태는 점점 더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었음.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믿었던 제트파이어가 변절해 오토봇으로 가버린 일만으로도 멘탈 상태가 개 최악을 달리던 쓰인데, 원래도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 더 극대화돼서 버튼 눌리면 폭발해버리는 날도 생겼겠지. 쓰의 쿼터에서 무언가 물건이 집어던져져서 박살나는 소리에 주변 복도를 걷던 봇들은 놀라서 그쪽을 쳐다봤지만 방문 옆에 서있는 디제이디의 리더를 보곤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다시 제 갈 길을 갔을 것 같다
제트파이어가 오토봇의 과학개발부에 배속된 것 같다는 첩보가 들어오자 메가트론은 넌더리를 치며 그놈이 갖고 있었던 자료, 디셉티콘에서 했었던 연구내용, 데이터패드들을 싹 다 정리해서 스타스크림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명령했겠지. 어디까지 알고 들고날랐는지 알아야겠다며ㅇㅇ 참모의 직함을 달고 있는 쓰가 할만한 일은 아니었음. 하지만 이것도 매우 너그러운 처사였겠지 다른 일반 디셉티콘이었으면 진작에 '참고인' (이라고 쓰고 내부 자료에는 주변인 탈영으로 인한 요주의인물로 적히는) 자격으로 저스티스 디비전에서 정신적으로 혹시 필요하다면, 물리적으로도 속내가 탈탈 털리고 왔을테니까..ㅋㅋㅋㅋㅋ사실 쓰는 차라리 제발로 저스티스 디비전으로 날아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음 그의 탈영 이후 지금까지 몇 달 간,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도 바로 뒤에 서서 대놓고 그를 감시하고 미친 놈을 달고 다니느니 자기 두뇌 모듈을 따서 읽어보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
하여튼 이미 대부분의 자료가 자가 삭제된 제트파이어의 연구실에 비척비척 걸어가서 죽은 눈으로 자료들을 확인하는 쓰일 것 같다 예상대로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겠지 제트파이어와 쓰와 처음으로 같이 작성했던 연구 보고서, 탐험 계획서, 밤새 같이 작업했었던 기계장치 시제품들... 그 어느 것도 남아 있지 않았음 메인 데이터패드에는 연구실 전체 파일이 모두 삭제되었다는 메세지만이 남아있었음.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데이터패드에 제트파이어와 쓰 둘의 디셉티콘 입단 전 아카데미 시절 사진이 유일하게 남아있던걸 보곤 그 자리에서 폭발해버리는 쓰였으면 좋겠다
나쁜 새끼, 책임감도 없는 새끼. 이렇게 내 뒷통수를 쳐? 쓰는 손에서 내동댕이 쳐진 데이터패드를 발로 밟아 부쉈음 그 다음에는 손에 들어오는 것들을 잡히는 족족 잡아던지기 시작했겠지. 감히 나한테 아무 언질도 없이 이렇게 일을 벌여?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 제트파이어가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자길 온전히 무고한 주변인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였다는걸.
각종 집기들이 박살나는 방 한가운데에 서있던 쓰는 방문이 조용히 열리는 소리에 그쪽을 휙 돌아보았음. 탄이 방문을 닫고 들어오고 있었음.
광신도. 미친 새끼. 소름끼치는 놈. 탄은 스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히스테릭한 행동을 할 때마다 항상 방 안으로 들어와 자신을 쳐다보곤 했음. 정말 쳐다보고만 있었지 딱히 뭐라 말을 건다던가 가까이 다가와서 말린다던가 하는 행동은 일절 없었음 그래서 쓰는 저게 자기가 분을 못 이겨 기지에 널레이라도 쏴댈까봐 지켜보는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음 쓰의 폭발은 항상 탄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루어졌고 쓰가 씩씩거리며 방을 뛰쳐나가면 탄이 근처에 있던 하급 전투원봇들을 불러서 방을 치우게 하곤 했었음
난장판이 된 연구실 한복판에서 둘은 마주보고 서있었음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쓰가 탄을 보며 입술을 비틀어 말아올렸음 사실 흥분 상태로 인한 교감 회로의 과도한 활성화와 근래에 에너존 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동력 저하로 스스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음
"메가트론이 항공참모의 추태를, 낱낱이 지켜보라고 하시던가? 당장 꺼져."
"메가트론 님께서는 항공참모님이 기지 내에서 큰 소란 없이 머무실 수 있도록 보좌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무 문제 없으니까 꺼져! 여기저기에 그 기분 나쁜 낯짝 들이밀고 들어오는 것도 그만하고. 하, 이러다 아주 리차징베드까지 기어들어오겠어?"
숨을 몰아쉬며 탁상을 쾅 내리치는 쓰의 손 아래에서 탁상면에 희미하게 금이 갔음 저 끔찍한 낯짝까지 보니 스스의 불쾌감은 점점 치솟아 올라갔고 이성 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자리를 격정적인 감정이 잠식해갔음 질 낮은 매도가 날아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탄은 팔짱을 끼고 가만히 서있었지 차라리 뭐라고 반응이라도 하면 하급 병사 메크들처럼 드잡이질이라도 해 줄 수 있을텐데 이럴 때 탄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반응이 없었음 가면 때문에 표정조차 보이지 않았고 벽에다 대고 화를 내는 것 같은 상황은 스스를 늘 더 히스테릭하게 만들었음. 당연함.. 안 그래도 감정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인데 감정 발산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는 감정적으로 정말 아슬아슬하게 몰려있었음
그 때 탁상 위에 놓여있던 기계 장치를 다룰 때 쓰는 날카로운 날붙이가 쓰의 눈에 들어왔을 것 같다. 이성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쓰는 그걸 집어들었음 그 행동에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는 탄에게 쓰는 말했음 "상관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보좌'는 필요가 없어지는 법이지."
스타스크림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음 드디어 저 소름끼치는 광신도에게 한 방을 먹여줄 수 있을 것 같았음 스타스크림은 탁상에 있던 날붙이를 들어 넥케이블 사이 에너존의 주 공급 케이블로 날을 겨누었고 그대로 힘을...
"스타스크림-"
탄이 입을 여는 순간 움직임이 정지했고 그와 동시에 몸에 아주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음 그 감각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것이었음. 자신의 동체는 이미 쓸모를 다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껍데기가 되어버렸고 자신의 정신만이 그 안에 갇혀있는 것 같은 아주....괴상하고도 이상한 감각이었음
"-참모님."
탄이 단조롭게 말하자 다시 몸에 힘이 빠졌고 쓰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음. 그런 쓰에게 탄이 천천히 다가와 그 앞에 무릎을 구부려 앉았음 고개가 돌아가지 않아 옵틱만을 굴려 자신의 손을 바라보니 손에는 아직 날붙이가 쥐여져 있었고 탄은 공격 범위 안에 들어와 있었음 하지만 당연히, 손은 움직이지 않았음. 스스의 손에서 탄이 날붙이를 빼내어 갔음
스타스크림은 감히 이 아웃라이어가 자길 향해서 능력을 썼다는걸 깨달았고 분노에 차서 그를 노려보았음 할 수만 있다면 알고 있는 모든 욕을 퍼부어주었겠지만 립 플레이트가 부들부들 떨릴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음 스스가 터져나갈 길이 없는 격렬한 감정이 가득 담긴 새빨간 옵틱으로 잡아 죽일듯이 노려보는 시선을 탄은 가만히 마주보았음 쓰는 생각했음 이제 메가트론의 명령대로 충실한 역할 놀이를 하는건 관둘 생각인가? 이대로 헬름을 따고 속을 들여다볼건가? 뭐든 상관없었음 이 지긋지긋한 시간을 끝내고 싶었음 자신의 스파크가 빠르게 뛰는게 느껴졌음. 가쁜 숨을 몰아쉬는 스타스크림에게 탄은 더 가까이 다가왔고 그의 청각 센서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었음 흡사 마주안는 것과 비슷한 자세에 스스는 치밀어 오르던 분노를 잊을 정도로 순간 당황했음
탄은 무언가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음. 왠지 익숙한 무언가의 음을 흥얼거리고 있었고 낮고 단조로운 음색의 그것은 작은 목소리였지만 청각센서 바로 옆에서 나는 그 소리를 스타스크림은 아주 잘 들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몸에서는 점점 힘이 빠져나갔음 긴장감에 팽팽해져 있던 신경이 느슨해졌고 불꽃이 터지는 것 같이 지끈거렸던 머릿속은 점차 고요해졌음 거칠었던 호흡이 본래 상태로 돌아왔음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스파크의 박동이었음. 정말 기묘하게도 쿵쿵거리면서 거칠게 뛰고 있던 자신의 스파크는 탄의 흥얼거림을 듣자마자 브레이크가 걸린 것 마냥 곧바로 제 박동을 찾아가기 시작했음. 누군가가 펄떡거리는 스파크를 자기 손으로 감싸 내리누르는 것만 같은 묘한 감각이었음
둘은 한동안 그렇게 마주 끌어안고-정확하게는 탄이 스타스크림을-있었고 난장판이 된 조용한 방 안에서는 탄의 나직한 목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음 스타스크림의 몸이 진정을 찾아감에 따라 탄의 흥얼거림도 끝나가고 있었고 스타스크림은 그 멜로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가 허밍하던 노래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음
"...상관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도 메가트론이 시키던가?"
스파크는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부드럽게 누르고 있는 감각이 느껴졌고 그것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자신의 스파크는 속절없이 저 아래 밑바닥까지 떨어져 완전히 꺼져 버릴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스타스크림은 솔직하게 이죽거렸음
"참모님의 안전 역시 명하셨습니다. 로드께서는 참모님의....예측할 수 없는 행동 역시 염두에 두셨기에."
메가트론의 표현 방식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탄이 단어를 고르는 데에 약간의 시간이 걸린 것을 보아하니 뻔했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놈이니 제대로 감시해라...이지 않았을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 만큼 기분은 훨씬 나아져 있었다. 다 큰 메크가 품에 안겨서 잠투정하는 스파클링 마냥 달래지다니. 어이없다는 듯이 허, 하고 웃는 스타스크림의 웃음소리와 동시에 몸을 짓누르고 있던 기묘한 감각은 사라졌음. 대신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급격하게 수직 하강해 강제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온 동체는 점점 피로감에 감싸이기 시작했음 하지만...
"넌 정말로 웃긴 놈이야. 이상한 놈이라고..."
하지만 정말 웃기게도 스스는 아주 조금은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음
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경 회로 오버로드를 겪은 동체는 긴장이 풀리자 곧바로 휴면에 빠졌음 탄은 자신의 동체에 푹, 하고 무게가 실리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를 내려다 보았음 꾹 감겨 있는 옵틱의 아래로 흘러내린 눈물자국이 보였음. 탄은 날카로운 손끝으로 그 자국을 한 번 쓸어보고는 비행체의 가벼운 몸을 들어 쓰의 쿼터로 향했을 것 같다
대충 멘붕한 쓰를 그래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달래주는 탄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길어졋지 아무튼 저 이후로 점점 쓰의 일방적 혐관 탈출하면서 그럭저럭 잘 지내게 되는 탄스스여도 좋고 그냥 도로 다시 엇나가도 좋고ㅋㅋㅋ...쓰가 쓰하면서 난리난리쳐도 정신은 몰라도 몸은 강제로라도 진정시킬 수 있는 이능력봇? 너무 맛있다
탄스스 트포
설정붕괴주의 캐붕주의
시작은 제트파이어의 전향이었을 것 같다.
메가트론은 디셉티콘 과학부에서 요직에 있었던 제트파이어의 탈영 직후 디제이디를 본부로 불러들였음. 메가트론의 소환으로 본부로 온 디제이디는 제트파이어와 업무적으로든 사적으로든 관계가 있었던 모든 이들을 거꾸로 매달아도 에너존 한 방울 안 토해낼 정도로 아주 탈탈 털고 다니고 있었음 이 참에 아예 방역 작업이라도 하겠다는 심산인지 약간의 빌미만 있어도 취조를 해대는 탓에 그들의 도착 이후로 본부의 분위기는 살얼음판 같았음
그리고 메가트론은 다음 지시가 있을 때까지 쓰의 출전을 금지했고 한동안 본부에만 머무르게 될 쓰의 '보좌' 자격으로 디제이디의 리더를 지명했음. 말도 안된다며, 오히려 자기 역시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배신을 당한거나 마찬가지이니 자신 역시 억울하다고 외쳤음 애초에 자긴 트라인이 있으니 보좌라면 차라리 걔네를 쓰면 된다고 항변한 쓰였지만 당연히 씨알도 먹히지 않았음. 두뇌 모듈의 9할을 위대하신 로드 메가트론에게 할애하는 저스티스 디비전의 리더에게 기대를 하기엔 무리라는 건 알았지만, 쓰는 뒤에서 정물 마냥 서있는 탄에게 한 부대의 리더에게 이런 일을 시키는게 가당키나 하냐 너도 무슨 말이라도 해봐라, 라는 뜻을 담아 돌아보았지만 탄에게서는 아무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음
권좌에서 내려와 쓰 바로 앞까지 밀어닥치듯 다가온 메가트론이 한쪽 팔의 캐논을 들이댔음 본능적으로 주춤거리며 뒤로 물러나던 쓰는 무언가에 부딪혀 뒤를 훽 돌아보았음 여태까지 말없이 뒤에 서있었던 탄이 자기 동체에 물러날 길이 막힌 쓰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었겠지. 퇴로를 막듯이 서있는 탄과 그 앞의 메가트론의 캐논 사이에 갇혀 쓰는 일그러진 얼굴로 메가트론을 돌아보았고 메가트론은 당분간 아주 얌전히 지내야할거라며 으르렁거렸음
그런 일이 있었던게 몇 달 전이었음 예상은 했지만 탄은 거의 자신의 쿼터 앞을 상주하며 지키고 서있었고 기지 밖을 나가는 일은 금지됐음. 디제이디의 리더가 이렇게 한직이었던가? 하는 순수한 비꼬기부터 시작해서 잠깐만 날고 돌아오고 싶다며 땅바닥만 돌아다니는 그라운더는 모르겠지만 비행체들은 정기적으로 날개를 펴줘야 한다며 나름 점잖게 말한 부탁까지 그 어떤 것도 들어주지 않았음. 탄의 대답은 단조로웠지, 로드 메가트론께서 허가하시지 않았습니다.
덕분에 쓰의 정신상태는 점점 더 극도로 예민해지고 있었음. 유일하게 마음을 터놓고 믿었던 제트파이어가 변절해 오토봇으로 가버린 일만으로도 멘탈 상태가 개 최악을 달리던 쓰인데, 원래도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성격이 더 극대화돼서 버튼 눌리면 폭발해버리는 날도 생겼겠지. 쓰의 쿼터에서 무언가 물건이 집어던져져서 박살나는 소리에 주변 복도를 걷던 봇들은 놀라서 그쪽을 쳐다봤지만 방문 옆에 서있는 디제이디의 리더를 보곤 황급히 시선을 돌리고 다시 제 갈 길을 갔을 것 같다
제트파이어가 오토봇의 과학개발부에 배속된 것 같다는 첩보가 들어오자 메가트론은 넌더리를 치며 그놈이 갖고 있었던 자료, 디셉티콘에서 했었던 연구내용, 데이터패드들을 싹 다 정리해서 스타스크림에게 직접 보고하라고 명령했겠지. 어디까지 알고 들고날랐는지 알아야겠다며ㅇㅇ 참모의 직함을 달고 있는 쓰가 할만한 일은 아니었음. 하지만 이것도 매우 너그러운 처사였겠지 다른 일반 디셉티콘이었으면 진작에 '참고인' (이라고 쓰고 내부 자료에는 주변인 탈영으로 인한 요주의인물로 적히는) 자격으로 저스티스 디비전에서 정신적으로 혹시 필요하다면, 물리적으로도 속내가 탈탈 털리고 왔을테니까..ㅋㅋㅋㅋㅋ사실 쓰는 차라리 제발로 저스티스 디비전으로 날아 들어가고 싶을 정도였음 그의 탈영 이후 지금까지 몇 달 간, 그리고 지금 이순간에도 바로 뒤에 서서 대놓고 그를 감시하고 미친 놈을 달고 다니느니 자기 두뇌 모듈을 따서 읽어보라고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지
하여튼 이미 대부분의 자료가 자가 삭제된 제트파이어의 연구실에 비척비척 걸어가서 죽은 눈으로 자료들을 확인하는 쓰일 것 같다 예상대로 거의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았겠지 제트파이어와 쓰와 처음으로 같이 작성했던 연구 보고서, 탐험 계획서, 밤새 같이 작업했었던 기계장치 시제품들... 그 어느 것도 남아 있지 않았음 메인 데이터패드에는 연구실 전체 파일이 모두 삭제되었다는 메세지만이 남아있었음. 하지만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데이터패드에 제트파이어와 쓰 둘의 디셉티콘 입단 전 아카데미 시절 사진이 유일하게 남아있던걸 보곤 그 자리에서 폭발해버리는 쓰였으면 좋겠다
나쁜 새끼, 책임감도 없는 새끼. 이렇게 내 뒷통수를 쳐? 쓰는 손에서 내동댕이 쳐진 데이터패드를 발로 밟아 부쉈음 그 다음에는 손에 들어오는 것들을 잡히는 족족 잡아던지기 시작했겠지. 감히 나한테 아무 언질도 없이 이렇게 일을 벌여?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실은 알고 있었겠지 제트파이어가 자신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던 건 자길 온전히 무고한 주변인으로 만들어주기 위해서 였다는걸.
각종 집기들이 박살나는 방 한가운데에 서있던 쓰는 방문이 조용히 열리는 소리에 그쪽을 휙 돌아보았음. 탄이 방문을 닫고 들어오고 있었음.
광신도. 미친 새끼. 소름끼치는 놈. 탄은 스스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히스테릭한 행동을 할 때마다 항상 방 안으로 들어와 자신을 쳐다보곤 했음. 정말 쳐다보고만 있었지 딱히 뭐라 말을 건다던가 가까이 다가와서 말린다던가 하는 행동은 일절 없었음 그래서 쓰는 저게 자기가 분을 못 이겨 기지에 널레이라도 쏴댈까봐 지켜보는 것이라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음 쓰의 폭발은 항상 탄이 지켜보는 앞에서 이루어졌고 쓰가 씩씩거리며 방을 뛰쳐나가면 탄이 근처에 있던 하급 전투원봇들을 불러서 방을 치우게 하곤 했었음
난장판이 된 연구실 한복판에서 둘은 마주보고 서있었음 숨을 거칠게 몰아쉬던 쓰가 탄을 보며 입술을 비틀어 말아올렸음 사실 흥분 상태로 인한 교감 회로의 과도한 활성화와 근래에 에너존 공급을 제대로 하지 않아 생긴 동력 저하로 스스는 반쯤 제정신이 아닌 상태였음
"메가트론이 항공참모의 추태를, 낱낱이 지켜보라고 하시던가? 당장 꺼져."
"메가트론 님께서는 항공참모님이 기지 내에서 큰 소란 없이 머무실 수 있도록 보좌하라고 하셨습니다."
"아무 문제 없으니까 꺼져! 여기저기에 그 기분 나쁜 낯짝 들이밀고 들어오는 것도 그만하고. 하, 이러다 아주 리차징베드까지 기어들어오겠어?"
숨을 몰아쉬며 탁상을 쾅 내리치는 쓰의 손 아래에서 탁상면에 희미하게 금이 갔음 저 끔찍한 낯짝까지 보니 스스의 불쾌감은 점점 치솟아 올라갔고 이성 회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자리를 격정적인 감정이 잠식해갔음 질 낮은 매도가 날아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탄은 팔짱을 끼고 가만히 서있었지 차라리 뭐라고 반응이라도 하면 하급 병사 메크들처럼 드잡이질이라도 해 줄 수 있을텐데 이럴 때 탄은 정말 지독할 정도로 반응이 없었음 가면 때문에 표정조차 보이지 않았고 벽에다 대고 화를 내는 것 같은 상황은 스스를 늘 더 히스테릭하게 만들었음. 당연함.. 안 그래도 감정적으로 몰려 있는 상황인데 감정 발산에 대한 아무런 피드백이 없는 상황에서 스스는 감정적으로 정말 아슬아슬하게 몰려있었음
그 때 탁상 위에 놓여있던 기계 장치를 다룰 때 쓰는 날카로운 날붙이가 쓰의 눈에 들어왔을 것 같다. 이성 회로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던 쓰는 그걸 집어들었음 그 행동에 고개를 옆으로 살짝 기울이는 탄에게 쓰는 말했음 "상관을 제대로 모시지 못하는 '보좌'는 필요가 없어지는 법이지."
스타스크림은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웃었음 드디어 저 소름끼치는 광신도에게 한 방을 먹여줄 수 있을 것 같았음 스타스크림은 탁상에 있던 날붙이를 들어 넥케이블 사이 에너존의 주 공급 케이블로 날을 겨누었고 그대로 힘을...
"스타스크림-"
탄이 입을 여는 순간 움직임이 정지했고 그와 동시에 몸에 아주 기묘한 감각이 느껴졌음 그 감각은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종류의 것이었음. 자신의 동체는 이미 쓸모를 다해 더 이상 기능할 수 없는 껍데기가 되어버렸고 자신의 정신만이 그 안에 갇혀있는 것 같은 아주....괴상하고도 이상한 감각이었음
"-참모님."
탄이 단조롭게 말하자 다시 몸에 힘이 빠졌고 쓰는 그 자리에 주저 앉았음. 그런 쓰에게 탄이 천천히 다가와 그 앞에 무릎을 구부려 앉았음 고개가 돌아가지 않아 옵틱만을 굴려 자신의 손을 바라보니 손에는 아직 날붙이가 쥐여져 있었고 탄은 공격 범위 안에 들어와 있었음 하지만 당연히, 손은 움직이지 않았음. 스스의 손에서 탄이 날붙이를 빼내어 갔음
스타스크림은 감히 이 아웃라이어가 자길 향해서 능력을 썼다는걸 깨달았고 분노에 차서 그를 노려보았음 할 수만 있다면 알고 있는 모든 욕을 퍼부어주었겠지만 립 플레이트가 부들부들 떨릴 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음 스스가 터져나갈 길이 없는 격렬한 감정이 가득 담긴 새빨간 옵틱으로 잡아 죽일듯이 노려보는 시선을 탄은 가만히 마주보았음 쓰는 생각했음 이제 메가트론의 명령대로 충실한 역할 놀이를 하는건 관둘 생각인가? 이대로 헬름을 따고 속을 들여다볼건가? 뭐든 상관없었음 이 지긋지긋한 시간을 끝내고 싶었음 자신의 스파크가 빠르게 뛰는게 느껴졌음. 가쁜 숨을 몰아쉬는 스타스크림에게 탄은 더 가까이 다가왔고 그의 청각 센서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대었음 흡사 마주안는 것과 비슷한 자세에 스스는 치밀어 오르던 분노를 잊을 정도로 순간 당황했음
탄은 무언가를 흥얼거리기 시작했음. 왠지 익숙한 무언가의 음을 흥얼거리고 있었고 낮고 단조로운 음색의 그것은 작은 목소리였지만 청각센서 바로 옆에서 나는 그 소리를 스타스크림은 아주 잘 들을 수 있었을 것 같다. 그리고 몸에서는 점점 힘이 빠져나갔음 긴장감에 팽팽해져 있던 신경이 느슨해졌고 불꽃이 터지는 것 같이 지끈거렸던 머릿속은 점차 고요해졌음 거칠었던 호흡이 본래 상태로 돌아왔음 하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확실하게 느껴지는 건 스파크의 박동이었음. 정말 기묘하게도 쿵쿵거리면서 거칠게 뛰고 있던 자신의 스파크는 탄의 흥얼거림을 듣자마자 브레이크가 걸린 것 마냥 곧바로 제 박동을 찾아가기 시작했음. 누군가가 펄떡거리는 스파크를 자기 손으로 감싸 내리누르는 것만 같은 묘한 감각이었음
둘은 한동안 그렇게 마주 끌어안고-정확하게는 탄이 스타스크림을-있었고 난장판이 된 조용한 방 안에서는 탄의 나직한 목소리 밖에 들리지 않았음 스타스크림의 몸이 진정을 찾아감에 따라 탄의 흥얼거림도 끝나가고 있었고 스타스크림은 그 멜로디의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그가 허밍하던 노래가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었음
"...상관에게 자장가를 불러주는 것도 메가트론이 시키던가?"
스파크는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부드럽게 누르고 있는 감각이 느껴졌고 그것이 조금만 더 힘을 주면 자신의 스파크는 속절없이 저 아래 밑바닥까지 떨어져 완전히 꺼져 버릴 것이라는 직감이 들었지만 스타스크림은 솔직하게 이죽거렸음
"참모님의 안전 역시 명하셨습니다. 로드께서는 참모님의....예측할 수 없는 행동 역시 염두에 두셨기에."
메가트론의 표현 방식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탄이 단어를 고르는 데에 약간의 시간이 걸린 것을 보아하니 뻔했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놈이니 제대로 감시해라...이지 않았을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까지 들 만큼 기분은 훨씬 나아져 있었다. 다 큰 메크가 품에 안겨서 잠투정하는 스파클링 마냥 달래지다니. 어이없다는 듯이 허, 하고 웃는 스타스크림의 웃음소리와 동시에 몸을 짓누르고 있던 기묘한 감각은 사라졌음. 대신 극도의 흥분 상태에서 급격하게 수직 하강해 강제로 안정적인 상태로 돌아온 동체는 점점 피로감에 감싸이기 시작했음 하지만...
"넌 정말로 웃긴 놈이야. 이상한 놈이라고..."
하지만 정말 웃기게도 스스는 아주 조금은 위로를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음
동력이 부족한 상태에서 신경 회로 오버로드를 겪은 동체는 긴장이 풀리자 곧바로 휴면에 빠졌음 탄은 자신의 동체에 푹, 하고 무게가 실리는 것을 알아채고는 그를 내려다 보았음 꾹 감겨 있는 옵틱의 아래로 흘러내린 눈물자국이 보였음. 탄은 날카로운 손끝으로 그 자국을 한 번 쓸어보고는 비행체의 가벼운 몸을 들어 쓰의 쿼터로 향했을 것 같다
대충 멘붕한 쓰를 그래도 자기 나름의 방식으로 달래주는 탄 보고 싶었는데 어쩌다가 이렇게 길어졋지 아무튼 저 이후로 점점 쓰의 일방적 혐관 탈출하면서 그럭저럭 잘 지내게 되는 탄스스여도 좋고 그냥 도로 다시 엇나가도 좋고ㅋㅋㅋ...쓰가 쓰하면서 난리난리쳐도 정신은 몰라도 몸은 강제로라도 진정시킬 수 있는 이능력봇? 너무 맛있다
탄스스 트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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