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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3 23:49
수인화 하는거 ㅂㄱㅅㄷ



루스터 구하다가 다리 부상 입고 전역하는 행맨임. 원래도 어느정도까지 현역시절 보내다가 전역하고 정계로 나가기로 파파 세러신이랑 합의가 된 상태였어가지고  뭐 크게 이상할건 없는데, 날고 싶은만큼 충분히 못 날았던게 아쉬운거지. 그래서 루스터를 구한데에는 일말의 후회도 없는거. 그거랑 별개로 하늘을 잃어버린건 뼈아픈 슬픔이었지만 행맨은 언제나 앞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재활도 열심히 하고 이참에 좀 쉬면서 바빠서 못 읽었던 책, 영화, 드라마 같은거 몰아보고 그러겠지. 아주 오랜만에 장기휴가 쉬는 느낌으로다가.

겉으로 보면 세상에 그 행맨이 비행과 하늘을 잃어버렸다고 해서 다 죽어갈것 같았는데 의외로 괜찮아보여서 루스터도 긴가민가 하겠지. 괜찮은 척을 하는건가? 아니면 내가 행맨캐해를 잘 못 했던건가? 긴가민가 루스터임. 하지만 쭉 지켜봐도 딱히 악몽을 꾸거나 하지 않아서 루스터도 슬슬 안심을 하던차에...일이 터지는거 보고싶다.



사실 루스터가 본 행맨은 전부 가짜의 모습이었던거면 좋겠다. 그런데 행맨도 딱히 진짜로 연기를 한건 아니고, 본인이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했었음. 그래서 루스터 앞에서 일부러 연기를 하고 숨기고 한건 아니고, 정말로 괜찮다고 생각해서 평소처럼 행동한거. 하지만 비행과 하늘을 잃어버린 행맨이어떻게 괜찮을 수가 있겠음? 자기도 모른새에 조금씩 곪아가던게 터진거지.

분명 병원에서는 무리하게 뛰거나 할 순 없지만 일상생활을 하는데에는 지장이 없을만큼 완벽하게 재활훈련을 마쳤다고 평가했음. 행맨 스스로도 그랬지. 그렇기에 루스터의 도움 없이도 영화관을 가거나, 서점에 가서 책을 읽고 카페에 가는 등 대부분의 일을 할 수 있었음. 그러니 다리가 아직 다 안나았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 했던거지. 하지만 행맨은 어느순간부터 부상을 입은 자리에 통증이 일어 새벽에 종종 깨는 경우가 생겼음. 깨진 않더라도 통증에 끙끙 거리며 앓거나. 그래서 루스터가 알게 됐던거지. 아직 다 낫지 않았던건가 싶어서 둘이 함께 병원에 가봐도 아무 이상이 없었음. 온갖 검사를 하고 재활 테스트 같은걸 해봐도 근육이나 뼈에 이상이 있는 부분은 없었음. 그런데 왜 아픈걸까? 이유도 모른채 그렇게 몇 번을 병원을 왔다갔다 하며 검사를 마친 끝에, 결국 소득이 없다 생각한 행맨은 진통제만 타오고 더 이상 병원을 가지 않았음. 달라질게 없었거든.


그리고 여우수인이었던 행맨은 자기도 모르게 아플때면 수인화로 해서 온몸을 잔뜩 웅크린채 잠드는게 버릇이 되는거지. 통증 때문에 수인으로써의 본능이 깨어나서 주변상황이 위험하다고 판단을 하고 자기도 모르게 수인화가 되버림. 하지만 그건 행맨의 의지랑 상관없이 거의 척수반사급으로 변화하는거라 행맨은 자기가 지금 수인상태인지 사람 상태인지 알지도 못 함. 예전에 박살난 무릎을 붙잡고 끙끙 앓을 뿐이지. 여우라서 말도 못 하고, 차라리 깨어나 잇으면 캥캥 짖어서 루스터를 부를텐데 그저 통증에 잠식된채로 앓기만 함. 바람빠진 소리를 내며 헐떡이는 소리를 듣고 나서 루스터는 벌떡 일어나 행맨을 살피지. 

그떄즈음에는 루스터도, 행맨도 알 것 같다. 통증의 원인은 아직 치료되지 않은 부상 때문이 아니라 아직 낫지 않은 마음의 부상 때문이라는걸. 정신적인 문제인데, 이건 루스터로서도 쉽게 해결해줄 수 없겠지. 어떻게보면 자기가 원인이기도 하니까. 하늘과 비행을 잃어버린 슬픔에 대한 감정은 일단 눈 앞에 재활을 앞두고 있어서 미루어 두었고, 이제 재활이 완벽하게 마무리 되고 나니까 미루어두었던 감정이 넘실넘실 잔물결마냥 행맨에게 다가왔던거였음. 조금씩 행맨을 침식해가고 있어서 행맨 본인도 몰랐을 뿐더러 당연히 루스터도 몰랐었던거지.




끙끙 앓는 작은 여우에게 담요를 덮어주고, 보온물주머니를 가져와서 다쳤던 다리 위에 얹어둔채 저에 비하면 한참은 작고 가는 다리를 조물조물 주무르는 루스터일거임. 너무 얇고 작아서 세게 쥐면 바스라질것 같은 얇은 여우의 다리를 조심스럽게 어루만지겠지. 물론 사람형태와 수인형태의 크기에 괴리감이 있단걸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작고 여린 다리가 저 때문에 박살이 났었다고 생각하면 루스터의 마음 역시 갈가리 찢기는 기분이었음.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 루스터는 행맨의 신음이 가라앉을 때까지, 통증이 가실 때까지 계속해서 주물렀겠지. 세게 쥐면 바스라질것만 같은 작고 얇은 다리를. 아직도 흉이 진하게 진 부분에는 털이 듬성듬성 나있겠지. 그걸 볼 때마다 루스터 입 안 써졌으면..

정작 행매은 자기가 여우로 변한줄도 모르면 좋겠다. 통증이 어느정도 가시면 다시 자연스럽게 스르륵 인간으로 변해버리니까 자고 일어나면 어쩐지 개운한것 같고, 자기가 밤새 여우 상태로 끙끙 앓았다는건 전혀 모름. 수인으로 변한다는건 이 아픈 현실로부터 벗어나고 싶다는 무의식의 발로 같은거라서 자기 스스로 제어가 되는게 아님. 루스터도 어렴풋이 그걸 알기 때문에 더욱 더 행맨 본인에게 말 못 하는거고. 루스터는 수인이 아니라 평범한 인간이라 행맨의 심리 상태를 완벽하게 알지 못 하고, 연애 초기엔 비수인과 수인의 만남이라 안 그래도 그것 때문에 많이 싸웠어서 더욱 더 말하지 못 하겠지. 뭔가 의도치않게 행맨에게 상처를 주고 자존심을 건드릴까봐.


본인은 본이이 괜찮은줄 알고 촤하하하 하는데 사실 하나도 괜찮지 않고, 그걸 옆에서 말 없이 지켜봐야 하는 루스터 맴찢이면서 존맛이다ㅠㅠㅠ



루스터행맨 루행